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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0. 12. 10:49

Too many Kims Life in campus2006. 10. 12. 10:49

유학 준비 중인 후배가 추천서를 써 주신 다섯 분의 교수들을 언급하면서 lee, kiem, byeon, kim, choe라서 모두 성이 다르다고 썼다.

저 가운데 희한한 성인 Kiem은 대수기하를 전공한 Kiem Y.-H. 교수인데, 남다른 선견지명으로 Kim 대신 Kiem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성이 김씨고, 김씨들이 대부분 자기 성을 Kim으로 쓰니 수학과처럼 외국과의 교류가 많은 과에서는 구별되지 않는 Kim들 때문에 불편한 일이 엄청 많다. 이니셜만으로 To D.-H. Kim이라 적힌 우편물이 온다고 생각해 보라. 이게 "김동현"에게 온 건지 "김두현"에게 온 건지 무슨 수로 알겠나? 그러니 다른 Kim들과 구별되는 표기가 필요해서 일부러 변형된 표기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석사 때, 선배 한 분이 자기 성을 Kimn으로 써서 "형, 그 마지막에 붙은 n은 도대체 뭐유?"하고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선배의 아버지인 아주대 김** 선생님부터 그렇게 써 오셨다고 한다. Kimn의 아들 성이 Kimn인 거야 당연한 일...인가?

김** 선생님께서 저런 성을 쓰신 남다른 이유가 하나 있었는데, 미국수학회 같은 데서 가끔 회원 명부 같은 게 오면, Kimn은 항상 수십 명의 Kim 제일 마지막에 나와서 찾기가 쉽기 때문이라나.

Kim을 다르게 쓰면 좋은 이유가 하나 더 있긴 한데, Kiem 교수가 이런 것까지 생각하고 저런 성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수학은 다른 분야와 달리 논문의 저자가 여러 명일 때 거의 예외 없이 알파벳 순서로 쓴다. 우스개 소리로 실험 관련 논문의 마지막 저자는 실험실 청소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지만, 수학에서는 공헌도를 정량화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무의미하기에 "닥치고 알파벳 순서"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같은 김씨들과 논문을 써도 Kiem은 항상 앞에 온다. 천하무적급인 Ahn이나 Bae에야 비할 수 없겠지만, 수없이 많은 Kim들과 논문을 쓴다면 그 논문은 자연스럽게 Kiem et al.의 논문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뛰는 넘 위에 나는 넘이 있는 법.

역시 대수기하를 전공하신 김** 선생님의 성은 Kim은 물론 Kiem도 압도한다. 바로 Keem으로 쓰시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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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