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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09:06

2016 병신년 복면산 Puzzle2016.01.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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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5 23:40

Happy Newton-Mas! Puzzle2015.12.25 23:40

12월 25일 뉴턴의 생일을 기념하여 복면산 문제 하나.


APPLE + APPLE + APPLE = NEWTON


뉴턴 시대에는 영국에서 그레고리력이 아닌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었으므로, 그레고리력으로는 1642년 12월 25일이 아니라 1643년 1월 4일이 뉴턴의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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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6 16:08

신기한 종이 퍼즐 1단계 Puzzle2015.12.16 16:08


        



블로그 퍼즐 박물관(Puzzler Gang's Puzzle Museum)을 운영 중이신 퍼즐러갱 님께서 종이로 할 수 있는 퍼즐들을 모아 책을 내셨다. 알라딘 온라인 서점 주소는 여기.


뒤쪽에 스티커 형식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자료(DIY 실물 퍼즐)까지 있어서 아주 좋다. 하루에 하나씩 해도 한 달 동안 아이들과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성질 급한 우리집 애들은 하루만에 다 뜯어서 만들어버릴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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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8 20:34

대학수학 맛보기 - 부정적분 Math2015.12.08 20:34

모처에 "대학수학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실었던 글.


꼬꼬마 시절, 미분과 적분은 마술과 같은 환상적인 세계였다. 특히, 주어진 함수의 부정적분을 온갖 예술적인 기교로 구하는 것은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치환적분, 부분적분, 부분분수 등등 적분 기교 하나하나가 다 멋있었고, 이런 기교들로 만들어낸 결과는 아름다운 조각품이었다.


적당한 함수를 하나 만들고, 요리조리 궁리하여 그 부정적분을 구해내는 것은 흥미로운 놀이였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부정적분을 구하지 못해 애태운 함수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y=e^{-x^2}\)과 같은 함수. 정규분포의 확률밀도 함수를 구성하는 이 함수는 무슨 짓을 해도 부정적분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연속함수이니 부정적분이 존재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도무지 그 모양을 알 수가 없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으로 뒤져 보면 1초만에 알 수 있겠지만, 저 시대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수학 관련 책도 많지 않았다.


부정적분을 구하기 어려웠던 또 하나의 함수는 \(y=x^x\)이었다. 이 함수는 도함수를 구할 때 로그 미분을 이용해서 흥미로웠는데, 이런 기교도 부정적분을 구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안 되었다. 사실 \(e^{-x^2}\)의 부정적분이 하나의 식으로 표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게 가능했다면, 정규분포표 같은 걸 만들 필요가 없었을 테니. 정규분포를 이용하여 확률을 계산한 결과를 표로 만들었고, 그 표에 적분 기호 없이 부정적분이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은 부정적분이 간단히 표현될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835년에 리우빌(J. Liouville)이 이 사실을 증명하였다. 그렇다면 \(x^x\)은?


짧은 지식으로는 도저히 \(\int x^x dx\)를 구할 수 없었다. 아마 수학과를 가야 이런 부정적분을 구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런 부정적분에 대해 이해하려면 수학을 전공해야 했다는 점에서 반이 맞았지만, 이런 부정적분을 다항식, 분수식, 지수함수, 로그함수, 삼각함수, 역삼각함수 등등을 조합하여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반이 틀린 셈이었다.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모든 함수는 복소수에서 정의되는 복소함수로 생각하자. 이렇게 하면

\[\cos x = \frac{e^{ix}+e^{-ix}}{2}, \qquad \sin x = \frac{e^{ix}-e^{-ix}}{2}\] 이 되어, 삼각함수와 역삼각함수를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이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 사칙계산과 거듭제곱근을 적용하여 표현되는 함수를 “초등함수”라 부르자. 그러면 문제는 \(e^{-x^2}\)이나 \(x^x\)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된다.

아무리 복잡한 초등함수라도 미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함수들의 집합 \(S\)에 속하는 원소 \(f(x)\)가 \(S\)의 원소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서 표현된다면 그 도함수 \(f'(x)\)도 \(S\)의 원소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유리식 전체의 집합을 생각하면, 이 집합은 사칙계산에 대해 닫혀 있고, 각 원소의 도함수들도 원소로 가지고 있다. 사칙계산에 대해 닫혀 있는 집합을 체(field)라 부른다. 유리식 전체의 집합은 미분에 대해 닫혀 있는 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일반화하여 “미분체(differential field)”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정의. (미분체) 체 \(F\)가 단항연산 \(':F \to F, (a+b)' = a'+b', (ab)' = a'b + ab'\)을 가지고 있을 때, 체 \(F\)를 미분체(differential field)라 부른다.


물론 단항연산 \('\)은 우리가 잘 아는 미분을 뜻하지만, 극한을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미분을 정의하는 대신 미분이 가지는 성질인 선형성(linearity)과 라이프니츠 규칙(Leibniz' rule)만을 가정하면 미분체들의 대수적 구조를 파악하기에 편리하다.


미분체의 예로는 유리식의 집합 \(\mathbb{C}(x)\)를 들 수 있다. 유리식은 사칙계산에 대해 닫혀 있고, 유리식을 미분한 결과 역시 유리식이기 때문이다. 유리식의 집합만이 미분체인 것은 아니다. 무리함수 \(y=\sqrt{x}\)는 유리식이 아니므로, 유리식과 \(y=\sqrt{x}\)에 사칙계산을 적용하여 만들 수 있는 모든 함수들의 집합은 유리식의 집합보다 더 큰 미분체가 된다. 여기서, 유리식의 집합에 문자 \(t\)를 추가하여 보통의 문자처럼 다루되, \(t^2\)이 나타나면 \(x\)로 바꾼다고 규칙을 정하면 \(y=\sqrt{x}\)를 직접 다루지 않고 대수적인 표현으로 미분체를 확대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할 때, \(i\)를 문자처럼 다루되 \(i^2\)이 나타나면 \(-1\)로 바꾼다는 것과 비슷하다.


유리식에 \(y=\sqrt{x}\)과 같은 무리함수를 추가하여 확대된 미분체는 대수적 확대체(algebraic extension field)로 불린다. 추가되는 요소가 다항방정식의 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수적 확대체를 이런 식으로 확대한 확대체 또한 대수적 확대체이다.


유리식이나 무리함수로 표현되지 않는 초등함수로 \(y=\ln x\)를 생각할 수 있다. 이런 함수를 추가하여 미분체 \(F\)를 확대하려면, \(F\)에 문자 \(t\)를 추가하고, 적당한 \(s \in F\)에 대해 \(t' = \frac{s'}{s}\)이 성립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확대한 체를 로그 확대체(logarithmic extension field)라 부른다. 또, 지수함수 \(y=e^x\)를 추가하여 미분체를 확대하려면, 적당한 \(s \in F\)에 대해 \(t' = ts\)가 되는 \(t\)를 추가하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확대한 체는 지수함수 확대체(exponential extension field)라 부른다.


이런 식으로 확대체를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함수 \(f(x)\)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낸다는 것은, 복소수체 \(\mathbb{C}\)에서 출발하여 유리식체를 만들고, 적당한 로그함수와 지수함수를 추가하여 확대체를 만드는 과정을 \(f(x)\)가 원소로 나타낼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 가지는 성질을 규명하기 위하여 그 대상을 원소로 가지는 확대체를 구성하는 착상은 갈루아(Évariste Galois)가 다항방정식의 근을 대수적으로 구할 수 있는지 판정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시초였다. 함수의 부정적분이 초등함수로 표현되는지 판정하기 위해 확대체를 구성하는 착상은 갈루아 이론을 미분방정식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분야를 미분 갈루아 이론(differential Galois theory)이라 부른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은 \(x^{16}=1\)의 해를 찾는 과정에 해당하고, 오른쪽은 \(y=e^{\sqrt{x^2-2}}\)의 도함수를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초등함수로 표현되는 부정적분을 추가하여 만들어지는 확대체를 특별히 초등 미분 확대체(elementary differential extension field)라 하자.



이제 어떤 함수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다음 정리에서처럼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것은 로젠릭트(M. Rosenlicht)의 논문 Liouville's Theorem on Functions with Elementary integral. Pacific Journal of Mathematics 24 (1): 153-161. 1968.에 실린 결과이다.


정리. 미분체 \(F\)와 \(G\)에 대하여, \(y \in G\)의 도함수 \(\alpha = y'\)이 \(F\)의 원소이며, \(G\)가 초등 미분 확대체라면, 적당한 상수 \(c_1, c_2, \dots, c_n \in \mathbb{C}\)와 함수 \(u_1, u_2, \dots, u_n, v \in F\)에 대하여

\[\alpha =c_1 \frac{u_1'}{u_1} + c_2 \frac{u_2'}{u_2} + \dots + c_n \frac{u_n'}{u_n} + v'\]

이 성립한다.


증명. 이 코너에 할당된 공간이 부족하여 생략.


이 정리로부터 다음과 같이 사용하기 쉬운 판정법을 얻을 수 있다. 만약 \(f(x)\)와 \(g(x)\)가 미분체 \(F\)의 원소이고 함수 \(f(x)e^{g(x)}\)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적당한 \(w(x) \in F\)가 있어서

\[f(x) = w(x) + w'(x)g'(x)\]

가 성립해야 한다.


정규분포에 나타나는 함수 \(e^{-x^2}\)의 경우, \(f(x)=1\)이고 \(g(x)=-x^2\)이므로

\[1 = w'(x)-2xw(x)\]

를 만족하는 유리식 \(w(x)\)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위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w(x)\)는 다시 \(e^{-x^2}\)의 부정적분이 된다. 명백히 \(w(x)\)는 유리식이 아니므로, \(\int e^{-x^2} dx\)는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없다.


함수 \(x^x\)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x^x = 1 \times e^{x \ln x}\)이므로 \(f(x)=1\)이고 \(g(x)=x\ln x\)이다. 따라서

\[1 = w'(x) + w(x)(\ln x+1)\]을 만족하는 \(w(x)\)가 \(\mathbb{C}(x,\ln x)\)에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x\)와 \(\ln x\)에 대한 두 다항식 \(P = P(x,\ln x)\)와 \(Q=Q(x,\ln x)\)에 대하여 \(w(x) = P/Q\)라 하면, 위의 미분방정식은

\[\begin{align*}1&=\frac{P'Q-PQ'}{Q^2} + \frac{P}{Q}(\ln x+1) \\ Q^2 &= P'Q - PQ' + PQ(\ln x+1)\end{align*}\]

이 되므로 \(Q\)가 \(Q'\)을 나누려면 \(Q\)는 상수일 수밖에 없다. \(Q(x)=1\)로 두어도 되므로, 결국\[1 = P' + P(\ln x+1)\]

을 만족하는 다항식 \(P\)가 존재하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P = \sum_{i=0}^n P_i(x)(\ln x)^i\)이고 \(P_i(x) \in \mathbb{C}[x]\)라 하면, 위 미분방정식에서 \(P_n(x)(\ln x)^{n+1}\)이 소거되지 않고 남으므로 미분방정식을 만족하는 \(P\)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int x^x dx\)는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없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수학자들의 놀라운 착상에 감탄하는 일이 많은데, 미분 갈루아 이론도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항방정식과 미분방정식은 전혀 다른 연구 대상인데도 공통된 특성을 파악하여 비슷한 도구를 만들어내다니, 역시 수학자들의 통찰력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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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13:49

수학자 Max Zorn Math2015.11.11 13:49

며칠 전 이임학 교수에 대한 기사가 소개되면서 수학자 Max Zorn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었다. 

수학 전공자라면 Zorn's lemma로 잊을 수 없는 이름인데, 어떤 분인지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소개하는 글. 원문은 Chicago Tribune 1993년 3월 11일자 칼럼이다.

Max Zorn의 생애를 보면, 요즘 사회 분위기가 마치 1930년대 나치 정권 치하의 독일 같은 느낌이 든다. 
--------
A Math Wizard, Hero To His Family

가족에게 영웅이었던 수학의 마법사

March 11, 1993 | By Eric Zorn.

1993년 3월 11일 에릭 존

I don't pretend to understand Zorn's Lemma-it is a statement of principle in higher mathematical set theory, and I never got smart enough to take a class where it came in handy.

초른의 보조정리(Zorn’s Lemma)를 아는 척하지 않겠다. 그것은 더 수준 높은 수학적 집합론에서 어떤 원리를 표현한 것이고, 나는 결코 그 보조정리가 쓸모있는 수업을 들을 만큼 똑똑하지도 않았다.

And although it's not as common or useful as, say, the Pythagorean Theorem, it does appear in many standard dictionaries as well as in the title of the 1969 popular reference book "Whose What? Aaron's Beard to Zorn's Lemma." Math types always please me when they ask, "Are you related to the Zorn?"

이 보조정리는, 예컨대 피타고라스 정리만큼 흔하거나 유용하지는 않지만, 1969년의 참고 서적 제목인 “누구의 무엇? 아론(Aaron)의 수염(옮긴이: 식물의 한 종류)부터 초른(Zorn)의 보조정리까지”에서와 같이 많은 표준적인 사전에 등장하였다. 수학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이런 질문으로 나를 기쁘게 했다. “초른이랑 관련 있으세요?”

I am. My grandfather, Max, published the lemma in 1935. I had occasion to think a lot about the man and his lemma Monday afternoon when, in response to an urgent call from my father, I drove to Bloomington, Ind., hoping to get to his bedside before he died.

그렇다. 나의 할아버지인 맥스 존(막스 초른 Max Zorn)이 저 보조정리를 1935년에 출판하였다. 월요일 오후, 아버지에게서 온 긴급 전화 때문에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나는 할아버지와 그 보조정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가졌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임종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He was 86 and had suffered unexpected and severe congestive heart failure. His lungs were filling with fluid, Dad said, his heart was nearly dead and nothing could or would be done to save him. His doctor had given him between three hours and two days to live.

할아버지는 86세였고 예상치 못한 심각한 울혈성 심부전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폐는 물이 찼고, 아버지 말씀으로는 할아버지의 심장이 거의 죽었고 할아버지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었다. 의사는 할아버지에게 세 시간에서 이틀 정도 살 수 있다고 했다.

It takes roughly five hours to drive from here to Bloomington, and on the way I thought back on what he had accomplished. I was always proud to be his only grandson, but what I was proudest of was not that he had written the lemma, but that he had fought against the emerging Nazi party in his native Germany before World War II.

여기서 블루밍턴까지는 대충 다섯 시간 정도 걸렸고, 가는 길에 나는 할아버지가 이루었던 것에 대해 회상하였다. 나는 언제나 할아버지의 손자인 게 자랑스러웠지만, 내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것은 할아버지가 그 보조정리를 썼다는 게 아니라 제이 차 세계대전 전에 할아버지의 고국인 독일에서 부상하던 나치당에 맞서 싸웠다는 것이었다.

He spoke with a raspy, airy voice most of his life. Few people knew why, because he only told the story after significant prodding, but he talked that way because pro-Hitler thugs who objected to his politics had battered his throat in a 1933 street fight.

할아버지는 거의 평생 동안 바람 새는 듯한 쉰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할아버지는 심각한 부상 이후 이야기만 하셨기 때문에 이유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할아버지 목소리가 그랬던 이유는 할아버지의 정치적 견해에 반대하는, 히틀러를 지지하는 폭력배들이 1933년에 길거리에서 할아버지의 목을 가격했기 때문이었다.

He and his wife, Alice, and their young son, my father, fled to the United States in 1934.

할아버지와 할머니 앨리스는 어린 아들, 그러니까 내 아버지를 데리고 1934년에 미국으로 오셨다.

He was not yet 30 when he made his first and, as it turned out, only lasting mark on his profession. Zorn's Lemma gave him international recognition, but ended up haunting him, as early glory so often does.

할아버지가 자신의 첫번째 업적이며 할아버지의 경력에서 영원히 남게 될 유일한 업적을 이루었을 때 서른이 되지 않았다. 초른의 보조정리는 할아버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지만, 이른 영광이 늘 그러하듯, 그 보조정리는 할아버지를 끝까지 옭아매었다.

Even after his retirement from the Indiana University mathematics department in 1972, he continued to write in his notebooks and go to his office every day hoping, it seemed, to come up with something equally lasting or more profound.

심지어 할아버지는 1972년에 인디애나 대학 수학과에서 퇴직한 이후로도, 계속해서 연구 노트를 쓰며 매일 연구실로 출근하셨다. 그 보조정리에 버금 가게 영원하거나 그만큼 심오한 결과를 얻기를 바라면서.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I won the race to Bloomington. Max (I always called him Opa) was conscious when I arrived shortly after 9 p.m., and greeted me with a surprisingly strong handshake. He asked, in a voice muffled by the oxygen mask through which he was drawing horrible, wet breaths, if my 3-year-old son was able to dress himself yet.

블루밍턴까지의 경주는 내가 이겼다. 저녁 9시 직후 내가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는 아직 의식이 있었고 놀랍게도 힘센 악수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는 끔찍하고 축축한 호흡을 의지하고 있는 산소 마스크 때문에 작아진 소리로, 세 살인 내 아들이 이제 혼자서 옷을 입을 수 있냐고 물었다.

Small talk. Earlier that day he'd spoken to his doctor and to the family about the gravity of his condition and the impossibility of recovery. There was no hope for a miracle here, no doubt of the outcome. So he and my grandmother had taken time to embrace and reminisce about the old days when they had been university students together in Germany.

대화는 길지 않았다. 이미 이전에 할아버지는 의사와 가족들에게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며 회복이 불가능함을 이야기하였다. 기적이 일어날 희망은 없으며, 결과를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포옹하며 두 분이 독일에서 함께 대학을 다녔던 옛날을 회상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After I had been there a while and the room turned quiet, he said to all of us, "Thank you," then took a breath, "for coming to see me off," he took another breath, "in a certain way." He shook my hand again and gave the stiff, half-wave salute that was his trademark.

내가 병원에 도착하고 잠시 후 병실이 조용해지자 할아버지가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배웅하러" 그러고 숨을 쉬고서, “와 줘서” 다시 한 번 숨을 쉬었다. “ 고맙구나.” 할아버지는 다시 나와 악수를 했고, 트레이드마크였던 뻣뻣하게 반쯤 흔드는 인사를 하였다.

It was a bravura performance, one that he was unable to sustain as his condition worsened. By 11 p.m., he could only gasp out one word at a time, usually a request for water. Sometimes a simple cry for help.

할아버지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로서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고도의 예술적 기교였다. 밤 11시, 할아버지는 한 번에 한 단어만 겨우 내뱉을 수 있었다. 대개 물을 달라는 요청이었다. 때로는 도움을 요청하는 신음 소리일 뿐이었다.

Shortly before midnight, the nurse told us now was the time to summon anyone who wanted to see him for the last time. My dad left quickly to fetch my aunt and my grandmother from home nearby, and left me alone with Opa.

자정 직전, 간호사가 이제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볼 사람들을 불러오라고 말하였다. 아버지는 병원 근처 집에 계시던 고모와 할머니를 데리러 급히 나갔고, 나 혼자 할아버지 옆에 남았다.

He could not respond with pressure when I squeezed his hand, so I stroked his arm lightly, soothingly, I hoped. I wet down a rag and daubed at his forehead, and I adjusted the breathing mask over the thick, careless white beard he'd grown in retirement.
I held him and spoke loudly and directly into his right ear. I promised him I would tell his great-grandson all about him one day, I told him he was a good man, something I'm not sure he ever truly believed.

할아버지는 내가 손을 힘껏 쥐어도 반응하지 않아서, 할아버지의 팔을 가볍게, 어루만지듯 두드렸다. 나는 수건을 적셔 할아버지의 이마에 올려 드렸다. 할아버지가 은퇴하신 이후 아무렇게나 기른 굵고 흰 수염 위로 호흡기를 조정했다. 할아버지를 붙잡고 오른쪽 귀에 대고 크게 말했다. 할아버지에게 약속한다고. 언젠가 할아버지의 증손자에게 할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얘기해 주겠다고. 할아버지는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했고, 할아버지가 진실로 믿었는지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There are sad things and there are tragedies, and this was just a sad thing. Tragedies are when people are cut down in or even before their prime with hosts of promises unfulfilled. But Opa had lived in nine decades, achieved a measure of professional success, raised a family, lived to be able to walk down a street with four generations of his own family and never lost the edge from his sharp and unusual mind.

세상에는 슬픈 일도 있고 비극도 있다. 이번 일은 슬픈 일이었다. 비극이란 전성기에 또는 전성기 이전에 수많은 가능성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90년 가까이 살았고, 학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가족을 부양하였고, 네 세대가 함께 거리를 걸어갈 정도로 살았으며, 그 날카롭게 비범한 정신을 결코 잃지도 않았다.

He was dying sooner than any of us wanted or expected, but he'd avoided the interminable decline that afflicts so many of his age, and most of the prolonged suffering that often attends death. We should all last so long, we should all go so quickly, we should all be able to hear and understand the parting sentiments of those we love.

할아버지는 우리 바람보다도 우리 예상보다도 먼저 돌아가시게 되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당신 연령대를 괴롭히는 끝없는 쇠약을 면하셨고, 종종 죽음을 수반하는 연장된 고통 대부분도 겪지 않으셨다. 우리 모두는 오래 동안 살아남아야 하고, 우리 모두는 빨리 가야 하며, 우리 모두는 우리가 사랑했던 이들과 헤어지며 겪는 상심을 듣고 이해해야 한다.

I was lucky. I got to him in time to say to him words that, next time, with the next person, I swear I will not wait so long to say:
"We're proud of you," I said into his ear as I bent over him. "Your family loves you."
He struggled to echo me, one faint word at a time. "My / family / loves / me."
It was the last sentence he ever said-not as far reaching or famous a proposition as Zorn's Lemma, but equally lasting and, I think, more profound. It, too, will be his legacy.

나는 운이 좋았다. 다음 번에 다음 사람에게는 이 말을 하느라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겠다고 맹세한 말을 할아버지에게 할 수 있었으니까.
“우리는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나는 허리를 숙이고 할아버지 귀에 대고 말하였다.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를 사랑해요.”
할아버지는 나에게 힘겹게 대답하였다. 한 번에 겨우 한 단어씩. “내 / 가족은 / 나를 / 사랑해.”
할아버지의 마지막 문장이었다. 초른의 보조정리만큼 원대하지도 않고 유명하지도 않지만, 그만큼 영원할 것이며, 내 생각에는 더 심오한 말이었다. 이 또한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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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Zorn, 초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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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5 14:05

2016년 수학 달력 Math2015.11.05 14:05

한 부에 8000원입니다. 배송비 별도. 10부 사면 한 부 더 드리는 10+1 행사 중.


구입하고 싶은 분은 대한수학회( kms@kms.or.kr )로 메일 보내면 안내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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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3 15:13

맥 OS 업데이트하다 먹통될 때 Other interests2015.08.03 15:13

iMac OS를 업데이트 하다 문제가 생겼다.


컴퓨터가 열심히 업데이트 다 하고 재시동하더니, 회색 바탕 화면에 마우스 커서만 움직이고 아무 것도 되지 않았다. 원래 여기서 로그인 버튼이 떠야 하는데.


그래서 애플 고객 센터에 전화 걸어 물어보니, cmd-R 누르고 재시동하란다. 그러고 OS 재설치를 선택. 다시 다운로드하고 재시동되더니 재설치 시작.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 "약 3분 남음" 상태에서 꼼짝을 않았다.


고객 센터에 다시 물어보니, 하드 점검을 해 보란다. 당연히 아무 이상 없었다. 이번엔 OS 재설치를 위해 USB 메모리 스틱으로 부팅 디스크를 만들자고 한다. 다운로드 완료하고 재시동 후 재설치할 때 문제가 생긴 건데, 따로 부팅 디스크를 만드는 게 무슨 차이가 있다고? 어이가 없어서 얘기를 하니, 고객 센터에서는 하드웨어 문제 같으니 수리점에 들고 가 보란다.


이런 현상으로 문의하는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은 처음이라고 한다. 애플 수리점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다고.


이 상황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페친들이 해결책을 알려주었다. 역시 고객 센터보다는 경험자들이 낫다.


먼저, "약 3분 남음" 상태에서 cmd-L을 누르면 현재 진행 상황이 나타난다. 내 경우, TeX 파일들을 옮기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었다. 12시간까지 걸린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5시간 정도 지나니 설치가 완료되었다.


문제는, 설치 완료 후 재시동했더니, 다시 회색 바탕에 마우스 커서만 나온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안전 모드로 부팅해 보라고 한다. 맥을 껐다 켜면서 shift 키를 누르고 있으니 느릿느릿 작동하면서 로그인. 다시 OS 설치 중 화면이 뜨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설치됨"이 떴다. 재시동하니 이번에는 로그인 화면이 뜨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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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5 23:24

셰릴의 생일과 수학 공부 Math2015.07.05 23:24

얼마 전 싱가포르의 초등학생 대상 수학 경시대회 문제 하나가 SNS를 통해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앨버트와 버나드는 이제 막 친구가 된 셰릴의 생일을 알고 싶어합니다. 셰릴은 앨버트와 버나드에게 10개의 날짜를 줬습니다.

5월15일, 5월16일, 5월19일
6월17일, 6월18일
7월14일, 7월16일
8월14일, 8월15일, 8월17일

그런 다음 셰릴은 앨버트한테는 달(월)만을 알려주고, 버나드한테는 날(일)만 알려줬습니다.

앨버트: 셰릴의 생일이 언제인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버나드도 셰릴의 생일을 알 리가 없다는 건 확실히 알아.

버나드: 처음엔 셰릴의 생일이 언제인지 몰랐어. 그런데 이제는 알아.

앨버트: 아, 나도 이제 셰릴의 생일이 언제인지 알겠어.

셰릴의 생일은 언제일까요?

날짜말고는 숫자 하나 등장하지 않는데 수학 문제라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바로 이런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논리적인 사고야말로 수학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수학을 잘한다라고 하면 복잡한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계산은 도구일 뿐이며 계산을 잘한다고 해서 수학적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마치 타자를 잘 친다고 해서 문학적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닌 것처럼.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대학을 가기 위해서”이고, 고등학교 교과의 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대입 시험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수학이 논리적 사고를 위한 학문이라는 인식은 찾아보기 어렵고, 공식 하나라도 더 알아서 한 문제라도 더 빨리 푸는 게 수학을 공부하는 목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셰릴의 생일”과 같은 문제는 수학 공부하는 데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겠다.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흔히 듣는 질문이 있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이 사회에서 무슨 쓸모가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수많은 공식들을 실생활에서 직접 써 먹을 일은 많지 않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학교에서 배운 수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되물어 보고 싶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 두 자리 수의 곱셈을 배우면서 17×23=391을 계산했다고 하자. 과연 실생활에서 17과 23을 곱할 일이 있을까? 12를 곱하는 것이라면 열두 달 동안 일어나는 일에 대한 계산이 될 수 있겠지만, 아마도 17과 23을 곱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 그러면 17×23을 계산한 것은 아무 쓸모 없는 공부를 한 것일까?

사람들이 “수학은 실생활에서 쓸 일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실생활에서 17과 23을 곱할 일이 없으니 17×23을 계산하는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17×23을 계산하면 391이 된다는 사실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두 자리 곱셈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방법이 잘 작동한다는 사실을 교사의 권위가 아니라 스스로 체험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체득하는 것이 수학을 공부하는 진정한 목적이다.


셰릴의 생일 문제의 가치도 생일을 알아내는 논리적인 사고 과정에 있다. 누군지도 모르는 여성의 생일이 며칠인지가 아니라. 그러니 혹시 이 문제의 답을 찍어서 맞힌다면, 그건 기뻐할 일이 아니라 부끄러워할 일이다. 이제 셰릴의 생일을 논리적으로 알아내는 사고 과정을 즐겨 보시길.


PS. 혹시 자신의 결과가 올바른지 궁금한 분은 커피 한 잔 들고 연구실로 방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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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16:56

누가 수학을 싫어하게 하는가 Math2015.06.26 16:56

이 글은 일본 세키 다카카즈 연구소 소장인 우에노 겐지 교수가 자신의 책 「누가 수학을 싫어하게 하는가」에서 당시 일본 수학교육과정 개편에 대해 비판하며 쓴 글이다. 번역하신 부산대 수학교육과 김부윤 교수의 허락을 얻어 전문을 올린다.



이차방정식

우에노 겐지(上野健爾)
김부윤(부산대 수학교육과 교수) 번역

교육과정심의회(이후 ‘교과심’으로 적는다) 의장인 미우라 슈몬(三浦朱門) 씨가 잡지 「週間敎育Pro」 1997년 4월 1일호의 인터뷰 기사 「교육, 이후의 방향」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고 있다. 교과 이기주의를 없애기 위해서, 예를 들어 수학에서는 「소노 아야코(曾野綾子)처럼 “나는 이차방정식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65세가 되는 오늘까지 전혀 부자유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수학 혐오 위원을 반수 이상 포함해서 수학 교과내용을 엄선할 필요가 있다고. 이 발언으로부터 1년 2개월 정도 지난 금년(1998년) 6월에 교과심(敎課審)의 심의의 정리가 나왔고, 이차방정식의 해의 공식은 중학교 수학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 발언이 이차방정식이 아니고, 예를 들어 「나는 이과를 대단히 싫어하며, 지동설은 일상생활에 필요로 하지 않았으므로 가르칠 필요는 없다.」라는 발언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 三浦朱門 씨의 발언에 매스컴은 물론이고 수학교육 관계자까지 어느 한 사람도 공적으로 반론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수학이 놓여 있는 입장을 말하고도 남음이 있는 사실이다.
이차방정식은 옛날부터 수학에 등장하여, 그 해법을 둘러싸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십진법의 기수법을 일찍부터 이용하여 음의 수도 자유자재로 구사한 고대 중국을 별도로 하면, 계수의 양음의 차이에 따라 이차방정식을 다루는 방법의 차이에 많은 수학자들이 고생했다.
인도의 수학과 그리스의 수학을 이어받아서 9세기 전반에 활약한 아라비아의 수학자 알콰리즈미(al-Khwarizmi)는 이차방정식을 모든 계수가 양이 되는 표준형으로 분류하고, 기하학적으로 해를 구했다. 그의 저서 “Al-jabr wa’l muqabala”의 「이항」을 의미하는 아라비아어 Al-jabr이 Algebra(대수)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 12세기에 알콰리즈미의 저서가 라틴어로 번역되었을 때, 그의 이름은 라틴 식으로 Algorismi로 기술되었다. 그것으로부터 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아라비아 수학은 중국의 수학과 마찬가지로 문제 해법의 알고리즘에 중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 명명(命名)은 그 나름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제곱근이나 세제곱근을 구하는 알고리즘을 확립하고, 고차방정식의 수치해법으로서 호너법(Horner's method)과 같은 방법이 이미 11세기에서부터 13세기에 걸쳐서 확립되었다. 이 점에서 중국 수학은 훨씬 시대를 뛰어넘고 있었다.
실용을 중시한 중국 수학에서는 방정식의 해를 근사적으로 구하는 것으로 시종했다. 그러나 이것이 화(禍)가 되어 방정식을 푸는 것의 의미나 이차방정식의, 더욱이 고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구하는 방향으로 수학은 진전해 가지 못했다, 방정식을 문자식으로 나타내는 것은 중국에서 고차방정식의 수치해법과 동시에 확립되었는데, 계수까지가 문자로 된 일반방정식을 나타내는 문자식은 끝끝내 중국 수학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 서양 수학이 수입되어 그것에 대항하는 형태로 전개된 후기 중국 수학에서도 일반적인 문자식은 등장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원하는 정도(精度)로 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있었던 중국 수학에서 실용적인 관점에서 일반 방정식을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문제로 하게 된 것은 근세 유럽이다. 이차방정식의 근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은 다항식의 인수분해와 밀접하게 관계되며, 복소수가 탄생하는 계기도 되었다. 그를 위해서는 문자식의 등장이 필요했다.
문자식의 등장에 따라 수학이 얼마만큼 풍부하게 되었을까? 근세 유럽 수학의 역사를 보면, 일목요연하며, 또 일본의 세키 타카카즈(關孝和;Seki Takakazu,1642~1708년) 이후의 와산(和算)의 흥망 역사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세키 타카카즈는 방서법(榜書法)의 이름과 함께, 중국 수학에서의 방정식의 기법을 일반화해서 문자식에 도달했던 것이었다.
문자식은 오늘날 우리들은 당연한 것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일보일석에 탄생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실용상의 필요에서 가장 수학이 진보한 중국에서 오히려 탄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중학교 수학에서 가르쳐온 이차방정식의 배후에는 실로 많은 수학자들의 노고의 역사가 있으며, 배우는 것은 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차방정식을 중학교 수학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는 전문가 사이에서 큰 논의가 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알지 못하면 곤란할까 곤란하지 않을까로 중학교에서 가르칠까 가르치지 않을까를 논의해야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수학에 한정하지 않고, 과학기술을 지탱해온 많은 학문은 문명의 이기로서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문화 속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 있다. 지구는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 이것을 모르더라도 일상생활에는 아무 지장도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인식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뀐 것은 대사건이었다. 우리들이 관찰하고 있는 것은 반드시 세계는 움직인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관측결과에 바탕을 둔 추론을 반복해갈 필요가 있다는 것, 그 결과는 때로는 우리들의 직관과는 크게 어긋난다는 것,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은 우리들의 인식에 관한 대사건이었다.
마찬가지의 것은, 수학에서는 이미 고대 그리스 이후 알려져 있었다. 당연하다고 여겨는 단순한 사실로부터, 추론의 반복으로 당연하다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사실을 보일 수 있다. 복잡한 수학적 사실을 소수의 공리로부터 유도한 유클리드의 「원론」은 수학의 추론의 힘을 여실히 보이고 있다. 또 예를 들어, 평면기하학에서 잘 알려진 사실 「두 점을 잇는 직선 가운데 최단인 것은 직선이다.」는 사실로부터 어느 정도 깊은 수학적 사실이 나올까? 극대극소문제에서 변분 문제로 시야를 넓혀 가면, 다시금 현대 기하학이나 물리학까지 관련되도록 논의를 깊게 할 수 있다.
이처럼 생각하는 것의 불가사의함, 중요함을 수학은 가르쳐준다. 유클리드의 「원론」으로 대표되는 학문으로서의 수학의 탄생은, 고대 그리스인의 위대한 업적이며, 오늘날 과학문명의 기초가 되어 있지만, 또 한편으로 우리들의 문화 속에 사고방법의 기초를 주는 것으로서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것을 우리들은 평소 거의 의식한 적은 없지만.
이렇게 수학은 단순히 계산방법, 문제 풀이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 그것을 문제로 하는 학문이다.
이차방정식의 해의 공식을 생각하면, 제곱해서 음이 되는 수를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어 등장해온다. 그것은 또 많은 수학자들이 「허(虛)의 수」로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망설였던 「수」였다. 그러나 오늘날 복소수는 수학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전기공학이나 물리의 양자역학에서도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차방정식과 밀접하게 관련된 복소수는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문명을 떠받치는 중요한 도구로서 대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53세가 되는 오늘까지 소노 아야코의 문장도, 미우라 슈몬의 문장도 한 줄도 읽은 적이 없고, 그것으로 인해 생활에서 어떤 불편도 느낀 적이 없다. 그렇다고 그 이유만으로 그들의 문장을 초등중등교육의 교과서에서 다룰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 폭언의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초등중등교육에 적합한 문장일까 아닐까는 교과서를 작성할 때에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또 나는 지금까지 하이쿠(俳句)를 한 구절도 외운 적이 없고, 그것으로 인해 부자유함을 느낀 적은 없다. 많은 사람들에 있어서도 그렇다. 그렇다고 하이쿠를 초등중등교육의 국어 시간에서 없애버린다면, 우리들은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바쇼(芭蕉)[각주:1]는 자신의 하이카이(俳諧)[각주:2]를 「하로동선(夏炉冬扇)」[각주:3]이라 일컫는다. 일상생활에는 불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바쇼는 자신의 하이카이가 사이쿄(西行)[각주:4]나 소우기(宗祇)[각주:5]의 전통을 물려받은 예술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하로동선」의 하이카이는 언어의 사용방법을 엄하게 음미하고, 언어가 가지는 의미를 깊게 해준다. 그것에 의해 언어가 가지는 힘을 우리들에게 재인식시킴과 함께, 우리들의 정감을 풍부하게 해준다. 그것이 문화가 가지는 중요한 활동이다.
현재의 일본에서는 교육에서조차 바로 도움이 되는, 목전의 것만 쫓아감으로써, 문화라는 중요한 것을 망각하려고 하지는 않는 것일까?

언어라는 관점에서 수학은 또 현대의 많은 학문을 기술하는 언어로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수학교육에 대한 많은 비판은 「하로동선」 비슷한 것만 가르치고, 도움이 되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국어교육으로 말하면, 하이쿠나 단카(短歌)[각주:6] 등을 가르치기보다는, 바로 도움이 되는 편지 쓰는 방법을 가르쳐요 라고 한 논의와 비슷하다. 그러나 하이쿠의 세계를 앎으로써, 언어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하면, 설득력 있는 의뢰장을 쓰는 것도 할 수 있다면, 기지가 풍부한 편지를 쓰는 것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학교육에 대한 비판에는 물론 일리가 있으며, 수학자도 수학교육자도 크게 반성해야 할 점이 있음은 확실하지만, 도움이 되는 것만 가르치고 그것으로 충분할까 라는 기본적인 의문이 남는다. 「하로동선」의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도구로서의 수학의 더욱 뛰어남을 기대할 수 있으며, 또 뜻밖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도움이 되는 세계를 떠나서 「하로동선」의 세계에서 배우는 것은, 긴 안목에서 보면 이상할 정도로 도움이 되는 세계를 손에 넣는 것으로 되지 않을까? 수학의 진짜 유용성이라는 것은 「하로동선」의 세계에 많은 혜택을 입고 있는 것은 역사를 읽어보면 잘 알 수 있다.
물론 바로 도움이 되는 수학이 「하로동선」의 세계에서 크게 기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소리를 크게 해서 말해두지 않으면 치우친 견해가 될 것이다. 중국 수학이 실용 학문에서 출발해서 크게 진전한 것은 그 한 예이다. 그렇지만 고도로 발달한 중국 수학은 한편으로는 그것의 가장 고도의 부분은 실용에 필요가 없다는 것에서 망각해버려, 더 진전해 갈 수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이쿠로 말하면, 저에게는 부손(蕪村)[각주:7]의 하이쿠가 가장 불가사의 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 부손에게는

    추위 속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역수(易水)[각주:8]에 흰 굵은 파가 흐르고 있다.
       易水にねぶか流るる寒さかな

라는 이상한 구절이 있다. 연(燕)나라의 태자 단(丹)의 의뢰를 받아 진왕(秦王;뒤에 시황제)을 암살하러 나서는 형가(荊軻)[각주:9]는, 연나라의 국경을 흐르는 역수에서 단(丹)과의 이별에 즈음하여

    바람은 스산하고 역수 강물은 차갑도다, 
         風蕭蕭兮易水寒
    사나이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壯士一去兮不復還

라고 노래했다. 형가의 진왕 암살은 실패해버렸는데, 이 구절은 「사기(史記)」의 「자객열전」에 묘사된 이야기를 전제로 하고 있음은 틀리지 않다. 이 역수에 파가 흐르고 있다. 누군가가 요리로 사용한 자투리인지도 모른다. 파의 흰 자투리가 흐르고 있는 거리의 청류(淸流)와 역수가 돌연 겹쳐버리는, 실로 불가사의한 구절이다. 역사의 장대한 한 장면과 거리의 비근한 정경(가장 이러한 정경도 없어져 버렸다)이 하나로 되어버리는 장면에서, 이 구절의 불가사의함과 부손의 세계의 불가사의함이 있다.
이 구절을 비롯하여, 부손의 하이쿠를 외워 가면, 그가 살았던 세계와 시대를 더욱 알고 싶게 되어간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 부손의 구절을 앞에 두고,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장소 ‘역수(易水)’를 조사하고, 풍경 사진이 없을까 조사하고, 부손의 전기를 조사해가면, 이 구절을 음미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면 구절을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언어를 조사하면 그것으로 됐다고 말해버리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문화로서의 관점이 전혀 누락되어 버리고 있다.

수학에서도 상황은 같다. 이차방정식의 해의 공식을 중학교 수학에서 추방함으로써, 수학을 통해서 생각하는 것의 대단함을 알리고, 수학의 확대를 보일 기회가 중학교 수학에서부터 하나 없어지게 되었다. 이차방정식의 해의 공식을 단순한 지식으로, 암기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면, 그것은 타당한 조치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수학이라는 것은 본래 사고방법을 문제로 하는 학문이다. 해의 공식을 앞에 두고, 학생이 가지는 다양한 의문에 진지하게 대응함으로써, 수학 학습을 심화해가는 길을 교육과정심의회는 취해야 했다. 우리들의 문화를 위해서도, 교과 이기주의를 넘어서, 초등중등교육에서 국어와 수학의 시간 증가야말로 교육과정심의회는 제안해야 했다.
우리나라의 기초교육은 지금 붕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우리들의 문화가 절멸(絶滅)하는 위기이기도 하다.

<誰が数学嫌いにしたのか―教育の再生を求めて, 日本評論社, 2001> p.181-191에서


  1. 마쯔오 바쇼(松尾 芭蕉)는 1644년부터 1694년 10월12일(1694년 11월 28일)까지 생존한 에도 시대 전기의 하이카이(俳諧)사(師)이다. [본문으로]
  2. 주로 에도(江戸) 시대에 빛난 일본문학의 형식, 그리고 그 작품. [본문으로]
  3.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라는 뜻으로, 철에 맞지 않아 쓸모없는 것을 비유함. [본문으로]
  4. 1118년부터 1190년 3월 31일까지 생존한 헤이안(平安) 시대 말기부터 카마쿠라(鎌倉) 시대 초기에 걸쳐서 활약한 무사・승려・시인이다. [본문으로]
  5. 1421년부터 1502년 9월 1일까지 생존한 무로마치(室町) 시대의 연가사(連歌師)이다. [본문으로]
  6. 음문(韻文)이 있는 와가(和歌)의 한 형식으로 五・七・五・七・七의 오구체(五句体)인 가체(歌体). [본문으로]
  7. 요사 부손(与謝蕪村)은 1716년부터 1784년 1월 17일까지 생존한 에도(江戸) 시대 중기의 일본 시인, 화가이다. [본문으로]
  8. 중국 하북성(河北省)을 흐르는 강. [본문으로]
  9. 형가(荊軻, ?~기원전 227년)는 중국 전국시대의 자객으로, 자는 차비(次非)이며, 위(衛)나라 사람이다. 시황제를 암살하려 했던 인물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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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2015.06.06 00:19

미지수 x의 기원 Math2015.06.06 00:19

학생들이 수학 공부하면서 흔히 가지게 되는 궁금증 가운데 하나가 이것일 듯하다. "왜 하필 미지수를 나타내는 문자가 x인가?"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웃겼던 것은 "X-ray, X-file처럼 x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상징한다. 그래서 수학에서도 미지수를 x로 나타낸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이 완벽한 본말전도라니.


문자를 이용하여 수식을 나타내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수학은 급속히 발전하였다. 미지수를 이용하여 등식을 만들고 식만 잘 정리하면 답이 튀어나오는 방식은 마술과 다름없을 만큼 획기적이었다.


그러나 17세기까지 미지수를 이용하여 식을 나타내는 방식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예를 들어, 일차방정식은 미지의 양을 A라 할 때 2A-5=3과 같이 쓰고 방정식을 풀었지만, 이차방정식이 되면, 미지의 양 A를 두 번 곱한 양은 전혀 다른 기호를 써서 나타내었다. Q-3A+2=0과 같이.


이런 방식은 미지수를 문자로 나타내었다기보다는 말로 된 수식을 몇 가지 기호로 고친 꼴에 불과하였다. 미지수의 제곱에 해당하는 부분을 quadratica를 줄여 Q로 나타내는 식.


여기에서 탈피하여 미지수의 제곱을 Q가 아니라 A와 A의 곱으로 나타내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방정식 풀이는 세련된 수학이 될 수 있었다. 이 방식의 선구자는 프랑스의 비에트(François Viète)와 데카르트(René Descartes).


특히 데카르트는 저서 "방법서설(Discours de la méthode)"의 부록이었던 "기하학(La géométrie)"에서 이미 알고 있는 양을 알파벳 앞쪽 문자인 a, b, c 등으로 나타내고 미지의 양을 알파벳 뒤쪽 문자인 x, y, z로 나타내면서 지금과 같은 방식을 확립하였다. 여기에 x의 제곱, 세제곱 등을 x의 오른쪽 위에 2, 3을 써서 일관성 있게 나타내어, 미지수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하였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미지수를 x로 나타내게 된 것은 바로 데카르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데카르트는 많은 문자 가운데 x를 사용하였을까? 알파벳 뒤쪽 문자를 쓴다면 x 대신 z를 쓸 수도 있는데.


데카르트가 미지수를 뜻하는 기호로 사용하였던 알파벳 x, y, z 가운데 특별히 x가 더 많이 쓰인 이유로 활자 문제를 드는 경우가 있다. 세 글자 가운데 x가 그나마 많이 쓰이는 글자이어서 여유분 활자가 많았고, 이런 이유로 식자공이 다른 문자보다 x를 미지수 기호로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일화이기는 하나 사실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또, 프랑스어에서 x가 별로 쓰이지 않아서 문장과 헷갈리지 않게 x를 골랐다는 주장도 있으나, 장식 있는 문자를 제외하고 세어 보면, 프랑스어에서 가장 적게 쓰이는 문자는 x > y > z > w > k이다. 프랑스어에서 k는 사실상 안 쓰인다고 할 수 있으니, 잘 안 쓰이는 글자를 택한다면 k를 고르는 게 낫다. 그게 아니라도 z가 x보다 훨씬 적게 쓰이니, 역시 x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


미지수를 x로 나타낸 유래를 아랍어에서 찾는 경우도 있다. TED 강연 가운데 하나인 Why is 'x' the symbol for an unknown?에서는 Terry Moore가 x의 유래를 아랍어 شيء로 설명하고 있다. "어떤 것(something)"을 뜻하는 이 단어를 이슬람 수학자들이 미지수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였고, "셰이(shei)"로 읽히는 이 단어를 중세 스페인 학자들이 xei로 쓴 게 미지수 x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TED의 내용이 모두 올바른 것은 아니지만, Moore의 강연은 특히 오류가 많은데, 그럼에도 꽤 인기가 있었는지 여기저기서 이 강연을 인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긴 글을...


우선, 이 강연에서 Moore가 중세 스페인어에 대해 무지하다는 걸 알 수 있다. Moore는 스페인어에 /sh/ 발음이 없어서 그리스 문자 χ를 빌려왔다고 설명하는데, 중세 스페인어에는 /sh/ 발음이 있었고, 그 글자가 바로 x였다. 그러니까 그리스 문자를 빌려오고 어쩌고 할 필요 없이, 중세 스페인 학자들은 원래부터 x를 써왔다는 말이다.


지금은 스페인어에서 x가 /흐/ 비슷한 소리가 나지만, 16세기까지도 이 글자는 /sh/ 소리였다. 그래서 세르반테스가 쓴 작품은 "돈키호테"가 아니라 "돈키쇼테(Don Quixote)". 스페인 축구 선수 Xavi를 /하비/가 아니라 /샤비/처럼 읽는 이유도 이 사람이 카탈루냐 출신이고, 카탈루냐어에서는 중세 스페인어와 비슷하게 x를 /sh/처럼 소리내기 때문이다.


또, 이슬람 수학자들이 아랍어 شيء를 줄여서 첫 글자 ش(sh)로 미지수를 나타내기는 하였으나, 제곱을 나타내는 글자는 ﻡ(m)이고 세제곱을 나타내는 글자는 ﻙ(k)여서, 유럽 수학자들이 미지수와 그 제곱, 세제곱을 별도의 기호로 나타낸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니 이슬람 수학자들의 표기법을 받아들여서 ش에 해당하는 x를 미지수로 쓰게 되었다는 것은 좀 억지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웹스터 사전에도 실렸을 정도이니 한 이백년 정도는 된 주장이다. 유명한 수학사학자 캐조리(Florian Cajori, 1859-1930)는 이 주장에 대해 역사적인 근거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데카르트는 미지수를 나타내는 문자로 x를 골랐을까? 흥미로운 주장 가운데 하나로, 독일의 루돌프(Christoph Rudolff)가 미지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였던 기호가 x와 비슷하여 데카르트가 착각하였다는 것도 있다.


루돌프는 당대에 영향력 있었던 수학 책을 쓰면서, 미지수를 radix로 부르고, 독일 필기체 r와 x를 합친 기호를 사용하였다. 물론 그도 이전 수학자들처럼 제곱, 세제곱 등등을 전혀 다른 기호로 나타내었으므로, 미지수를 문자로 나타낸 원조라 하기는 조금 어렵다.


루돌프의 책 Coss. 기호 설명 가운데 위에서 두 번째가 radix이다.
- 캐조리(Cajori)의 A History of Mathematical Notations에서 인용


어쩌면 데카르트는 흔히 쓰이던 루돌프의 기호와 비슷한 문자를 골랐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데카르트가 남긴 기록 가운데 루돌프의 기호와 미지수 x를 함께 쓴 것들이 있어서 적어도 데카르트가 기호를 착각하였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데카르트가 문자 x를 고른 이유에 대한 정답은 아마도 "알 수 없다"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현재 알려져 있는 여러 학설들이 거의 모두 억측이거나 역사적인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지수를 문자로 나타낸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데카르트가 최초라 하기 어렵겠지만, 제곱, 세제곱 등등을 다른 기호로 나타내는 대신 문자 x를 다시 이용하여 나타낸다는 것은 데카르트의 획기적인 착상이라 할 만하다. 이것이야말로 미지수를 문자로 나타내고 식을 직접 연산한다는 대수학의 핵심적인 철학이고, 데카르트의 방식이 널리 퍼질 수 있었던 근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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