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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3 23:15

알파고 vs 이세돌 Math2016.03.13 23:15

알파고 로고



(이 글은 알파고의 기본적인 원리를 일부 설명하고 있으나, 알파고의 정확한 작동 원리를 다루는 글은 아닙니다.)


구글(Google)의 자회사인 딥마인드(DeepMind)에서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5번기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컴퓨터 바둑의 수준이 최정상급 프로 기사에게는 한참 모자랐기에 이번 대결은 당연히 이세돌 9단이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날로 먹는 우승 상금 11억원! 심지어 5:0으로 완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고, 알파고가 어느 정도까지 그럴 듯하게 바둑을 둘 수 있는지 정도가 관심사였다.


5개월 전에 알파고가 유럽 챔피언이었던 판후이(Fan Hui, 樊麾) 2단을 5: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그 실력은 아마 정상급 정도여서 그 동안 실력이 늘어봐야 이세돌 9단에게는 정선(덤 없이 흑으로 두는 것)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3월 9일의 제1국, 3월 10일의 제2국을 알파고가 이기더니, 하루 쉬고 진행된 3월 12일의 제3국마저 이겨서 5번기의 승부가 이미 결정되어 버렸다. 날로 먹는 우승 상금이 날아갔다.


꽤나 충격적인 결과여서, 이러다 이세돌 9단이 5:0으로 이기기는커녕 0:5로 지는 게 아닌가 싶었으나, 3월 13일 원기옥을 모아 제4국을 처절하게 두어서 승리를 거두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 따위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자신만만해 하던 사람들이, 알파고가 예상 밖으로 막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음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이번 대결이 불공정하다느니 구글이 부정하다느니 하는 온갖 헛소리를 쏟아내기도 하였다. 사실 알파고의 원리, 대회의 취지 등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소리들인데도 이런 헛소리가 떠도는 걸 보면 한심할 지경이다.


대국장에 입장하는 이세돌 9단


백만년전쯤에 나온 컴퓨터 바둑은 그 수준이 정말 한심해서, 18급도 조금만 연습하면 만방으로 이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둑은 각 단계에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곧이곧대로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어서 컴퓨터 바둑의 수읽기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첫 수를 인간이 우상귀 화점에 두었다면, 컴퓨터가 다음에 둘 자리는 360(=19x19-1) 군데가 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어느 자리에 두는 것이 적당할지를 알아내려면, 다음에 사람이 둘 자리를 예측해서 우열을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360x359 가지 경우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꼴랑 두 수만 가지고 국면을 평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 세 수 정도 둬 본다고 생각하면 360x359x358=46267920이 된다. 그러니까 두 번째 수를 두는 것만으로도 4600만 가지 경우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고작 세 수(컴퓨터-사람-컴퓨터) 생각해 보는 수준이면서.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가운데는 바둑의 각 단계를 모두 따져 보고 다음 수를 결정하는 줄로 아는 사람도 있던데, 이런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순진하게 생각해도 이러려면 361!=361x360x...x3x2x1 가지 경우가 필요하고, 이 값이 1 뒤에 0이 768개 붙는 수보다 크니까, 전세계 모든 컴퓨터를 다 긁어 모은다고 해도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이런 방식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인다는 뜻에서 브루트 포스(brute force) 방식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브루트 포스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냥 무식한 걸로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용감하기까지...


이런 식이다 보니, 선사시대의 컴퓨터 바둑은, 주변이 부분적으로 이런 모양이면 다음 수를 이렇게 둔다는 식으로 규칙을 정해 두고 진행하는 것이 기본 원리였다. 당연히 수읽기가 매우 제한적이고, 무엇보다 그 규칙에 따라 진행된 결과가 유리한지 불리한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예전 컴퓨터 바둑은 포석과 정석은 그럴 듯한데, 중반전쯤 되면 온갖 떡수를 늘어놓다가 자멸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정석에 없는 수를 두면 처음부터 헤매기 일쑤였고, 매번 망하면서도 똑같은 수로 응수하는 바보였다.


초창기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네메시스


컴퓨터가 인간 최고수를 꺾었던 체스와 달리 바둑에서는 컴퓨터가 10급 수준에 도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상황은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Monte Carlo Tree Search, MCTS)이라는 기법이 등장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편의상 컴퓨터가 흑, 사람이 백이라 하자. 컴퓨터가 둘 차례가 되면 컴퓨터는 현재 상황의 바둑판 아무 곳에나 흑을 둔다. 그리고 이어서 아무 곳에나 백을 둔다. 이 과정을 컴퓨터 혼자서 반복해서 최종 단계에 이르러 집을 세어 승패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흑 A라는 수를 둔 상태에서 수만 판 무작위로 진행했더니 승률이 70%쯤 되고, 흑 B라는 수를 둔 상태에서 수만 판 무작위로 진행했더니 승률이 40%쯤 되었다면 컴퓨터는 A에 흑을 두는 것으로 결정한다. 아무렇게나 두어서 승패를 판단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이런 과정을 수백, 수천, 수만 번 반복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브루트 포스로 다 조사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지만, 무작위로 수만 번, 수백만 번 진행하여 승패를 조사하면 통계적으로 모든 경우의 승패 비율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무작위로 진행된 많은 양의 데이터로 전체의 양상을 추정하는 방식을 몬테카를로 기법(Monte Carlo method)이라 한다. 몬테카를로는 모나코의 도박장 이름으로, 이 기법이 확률에 기반하고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MCTS가 등장하면서 컴퓨터 바둑은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 겨우 몇 수, 그것도 부분적으로 유불리를 평가하던 단계에서, 통계적인 근사이기는 하지만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수를 두는 것만으로도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실력이 늘었다. 예컨대 MCTS를 이용하는 Zen, Crazy Stone, 돌바람 같은 프로그램은 아마추어 상급 수준에 가까우니, 컴퓨터가 10급 수준에 도달하는 데도 몇 십년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데 비하면 어마어마한 발전이었다.


몇년 전에 컴퓨터가 프로 기사를 상대로 접바둑(흑돌 몇 개를 미리 두고 진행하는 핸디캡 게임)을 이겼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는데, 이 프로그램들이 MCTS를 이용한 것들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MCTS는 무작위로 진행하는 게임의 양이 많을수록 더 정밀해지므로, 이런 이벤트에서는 PC용 상용 프로그램과는 달리 CPU를 훨씬 많이 장착한 컴퓨터에서 전용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MCTS도 만능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밀한 결과를 얻으려면 데이터가 많아야 하는데, 무한정 시간을 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단계를 걸러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컴퓨터 바둑의 실력을 늘이는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그러니까, 우하귀에서 수읽기를 시작한다면, 다음 단계에서 좌상귀 1의1 자리 같은 곳을 배제하기만 해도 효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Zen과 대국 중인 다케미야 9단


프로 기사들에게 물어보면, MCTS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프로그램은 일곱 점까지도 접어줄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가 미리 일곱 점을 두고 시작하여도 프로가 잘 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로서 제법 잘 둬도 프로에게는 넘사벽이다. 특히 MCTS의 특성상 완전히 엉뚱해 보이는 수를 두는 경우가 꽤 있어서, 이런 허점을 파고 들면 컴퓨터의 대마 몰살하기 같은 황당한 일도 가능하다고 한다. 수읽기 자체는 MCTS로 흉내낼 수 있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바둑판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MCTS를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였다. 인간은 현재 상황과 무관한 곳을 직관적으로 무시하고 수읽기를 진행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이런 직관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현재 상황에서 "둘 만한 곳"을 추려내는 것은 MCTS와는 다른 새로운 기법이 필요하였다.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부분이 바로 여기였다.


알파고가 "둘 만한 후보지"를 찾는 방식은 사람과 비슷하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대략 이런 배치면 이런 정도에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학습한다. 가능한 모든 배치를 저장해 둔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후보지를 고르는 데는 비슷한 상황을 분류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알고리듬이 필수적이다. 이것을 일일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인데, 딥마인드에서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하여 해결하였다.


아마도 이 내용은 생물학의 최근 성과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2014년 생물학에서 획기적인 일이 있었다.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의 움직임을 흉내낸 로봇을 만들었는데, 그 움직임을 일일이 프로그램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예쁜꼬마선충의 뉴런 상태를 구현하고 연결된 뉴런이 작동하는 방식만 지정하는 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러니까 A 뉴런에 입력이 들어오면, 여기에 연결된 B 뉴런에 신호를 전달하고, 다시 여기에 연결된 C 뉴런에 신호를 전달하고, ... 이런 식으로 연결 상태(connectome)를 구현한 것만으로 로봇이 예쁜꼬마선충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 네이버 블로그: 인간이 만든 인공생명체


이런 장면을 보면 "과연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동물의 행동이 뉴런의 연결 상태만으로 구현된다는 것은, 인간의 사고 또한 단순히 뉴런의 연결 상태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겨우 302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예쁜꼬마선충의 움직임과 100억개가 넘는 뉴런으로 구성된 인간의 뇌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딥마인드에서는 바둑에서 착수 후보지를 고르기 위하여 뉴런의 연결 상태를 구현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바둑판의 현재 상황을 입력하면 착수 후보지를 출력하는 기계를 뉴런의 연결 상태로 구현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100억개의 요소로 이런 연결 상태를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적당한 개수의 변수에 적당한 입출력량을 정하여야 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신경망의 기본적인 연결 상태를 구현하기 위하여 좋은 데이터를 입력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넷 바둑에서 고수들의 기보 16만개를 입력하여 "이런 국면에서는 이런 수"가 나오도록 알파고에게 "공부"를 시킨다.


이 과정을 오해하여, 알파고는 기보 수만 개를 소장하고 있다가 상대가 두는 수를 그 기보에서 찾아보고 다음 수를 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기보는 알파고가 바둑에 대해 알도록 처음에 가르칠 때만 쓰이는 셈이다. 애초에 기보를 검색해서 대응수를 찾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 현재 상황과 같은 기보가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0이니까. 또, 이세돌 9단과 대국한 결과를 입력해서 성능이 업그레이드 될 테니 반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던데, 고수들의 기보는 신경망을 처음 구축할 때 쓰이는 것이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놓고 훔쳐 보려고 쓰는 게 아니다. 어차피 16만개의 기보에 한 두 개 더 보탠다고 신경망 구성이 획기적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 알파고가 신경망을 구축하는 것은 바둑의 기본기를 가르치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은 기본기를 배운 다음 수많은 실전 대국을 통하여 기력을 향상시키는데, 알파고도 마찬가지로 대국을 통해 실력을 키운다. 다만, 그 대국이 자기 자신과 두는 것이고,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매일매일 수십 판씩 바둑을 둔다는 점이 다르다. 학습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MCTS를 적용할 범위를 축소하여 효율적인 수읽기를 하면 점점 더 좋은 대국이 가능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이 점점 더 늘게 된다.


알파고가 자기 차례에 착수를 결정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이렇다.


1. 먼저 현재 국면에서 둘 만한 자리를 몇 군데 고른다.

2. 각 수에 대해 MCTS로 수읽기를 진행하여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고른다.

3. MCTS를 진행할 때 바둑판 전체에서 무작위로 고르는 대신 "현재 국면에서 둘 만한 자리"를 골라 탐색 범위를 줄인다.


이로부터 컴퓨터 바둑의 기본 원리는 MCTS이지만, MCTS의 효율을 높이는 데는 "현재 국면에서 둘 만한 자리"를 고르는 방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Zen이나 Crazy Stone과 바둑을 둬 보면, 가끔 바둑판 중앙 가까이에 모호한 수를 두는 경우가 있어서 사람이 두는 바둑과는 전혀 다른 위화감을 주는데, 알파고는 상대적으로 그런 일이 덜해서 사람과 두는 느낌을 준다. 이 또한 신경망으로 MCTS의 탐색 범위를 사람이 둘 만한 범위로 축소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MCTS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알파고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대단한 성취라 할 수 있다. 그러나 MCTS가 확률에 기반한 수읽기이며 신경망으로 걸러내는 수가 얼마나 효율적일지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하나의 함수로 이루어져서 입력에 대해 명확하게 출력이 하나로 정해진다면 원리를 파악하기 쉽겠지만,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신경망은 입출력 원리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계산기와 인간의 두뇌가 덧셈을 하는 방식을 비교해 볼 수 있겠다. 우리는 계산기의 작동 원리를 알기에 계산기는 덧셈을 잘 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덧셈을 막 배운 아이가 덧셈을 잘 하는지는 문제를 여러 개 풀려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알파고의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알파고에 버금가는 상대와 실제로 대국을 해 보는 것이 최선이다. 그 상대가 판후이 2단이었고 그 다음이 이세돌 9단이었던 것이다. 구글의 딥마인드로서야 100억원이 아깝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덤으로 홍보 효과까지.


인터넷에는 구글이 이세돌 9단에게 이기려고 부정한 짓이라도 한 줄로 아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당연히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이다. 애초에 알파고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므로 최고 사양에 최고의 기술로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상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세돌 9단이 저사양으로 돌아가는 알파고를 상대로 이기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걸까. 최고의 성능으로 작동하는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쪽이 훨씬 더 자랑스러운 일일 텐데. 구글이 환호한 것은 이세돌 9단을 이겨서 상금을 안 줘도 되니까가 아니라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이세돌 9단에게 승리를 거둘 정도로 잘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의 트윗


알파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것도 말이 안 된다. 알파고에 대한 정보라면 당연히 기보를 뜻하는데, 기보란 상대가 있어야 하며 알파고의 실력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보는 알파고를 능가할 수 있는 상대와 맞붙어 봐야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딥마인드에서 이세돌 9단에게 도전을 한 것이 바로 알파고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서, 알파고가 매번 일정한 수를 두는 줄로 아는 사람도 있었다. 컴퓨터라는 물건이 정해진 입력에 대해 정해진 출력을 내놓는 정확한 기계여서 이런 인식이 많은 것 같은데, 알파고가 수읽기를 하는 방식은 브루트 포스로 모든 경우를 다 따져 보고 그 가운데 가장 좋은 수를 두는 것이 아니라, MCTS로 찾은 확률적인 결과물이다. 따라서 같은 응수에 대해서 판마다 승리 확률이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승리 확률이 비슷하면서 높은 수가 여러 개라면 그 가운데 하나를 무작위로 고를 수도 있다. 그러니 같은 수에 대해서 다르게 응수하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뜻에서 알파고가 두는 수는 "정수"라기보다는 "정수에 가까울 확률이 큰 수"라 할 수 있다.


알파고의 바둑, 특히 제4국을 보면 후반부에 알파고의 떡수가 난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MCTS를 이용한 기존 바둑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인데, 컴퓨터가 지고 있다고 판단하면 이상한 수를 두기 시작한다. 아마도 이것은 MCTS의 근본적인 문제점 같다.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사람은 응수하기 까다로운 수를 두어 속칭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이 보통인데, 컴퓨터에게는 "응수하기에 더 까다로운 수"라는 개념이 없어서 이런 일이 생긴다. 바둑 프로그램은 어느 경우에도 상대가 최선의 응수를 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안 받으면 가장 이득이 큰 수를 두는 경향이 있고, 이런 수들이 대부분 응수가 눈에 뻔히 보이는 수여서 떡수 소리를 듣게 된다. 마치 천재 기사가 하수에게 "이 수는 이렇게 응수할 것 같아서 안 뒀습니다."라고 하는 느낌이랄까. 그 응수가 대단한 묘수인데도.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이 발전하면서 MCTS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었기에 조만간 상당한 수준에 이른, 사람처럼 두는 프로그램이 개발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처럼 빨리 최정상 프로급에 도달한 프로그램이 개발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


알파고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프로도 생각 못한 새로운 수를 제시하여 프로들에게 연구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 응수하기 까다로운 정도를 평가하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알파고가 더 인간에 가까운 느낌을 줄 것 같다. 알파고와 다른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MCTS를 이용하여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확실한 승리를 위해 대마 안 잡고 살려주던 전성기 이창호 9단 바둑과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이길 확률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집 차이를 크게 하는 수를 선호하도록 신경망을 구현하고 공부시킨 프로그램이라면 아마도 엄청나게 전투 지향적인 컴퓨터 바둑이 되지 않을까? 이름은 준키고(JoonkiGo)


그러나 무엇보다도 알파고에서 구현된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적용한다면 정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펼쳐질 것 같다. 딥마인드에서 언급하였던 의료 분야도 그 한 예이다. 정말로 그런 시대가 온다면 인류 역사상 상상력이, 아마도 상상력만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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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2016.03.05 23:02

[미연시] 3. 대사관 인터뷰 Life in campus2016.03.05 23:02

영어 실력 입증 자료(English Proficiency Certificate)를 위한 시험을 마치고 나서 DS-2019 작성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각종 일처리가 무지무지하게 느리게 진행되는 곳이라 시간이 꽤 걸렸다. 연구년 선정이 7월. 미국 대학에 초청장 요청해서 관련 서류 오간 게 8월. 이때 EPC 때문에 연구년 대학을 다른 곳으로 바꾸나 고민하느라 몇 주 보내고, 필기 시험 준비로 영어 공부(...) 좀 하느라 또 몇 주. 그래서 필기 시험을 치른 것은 9월 셋째 주였다. 연구년을 2016년 2월에 시작할 계획이어서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가 한 달쯤 늦어져서 DS-2019 작성이 11월에야 시작되는 바람에 시간이 좀 빠듯해졌다. 그나마 친구가 직접 관련 사무실에 뛰어다니며 일처리 해 준 덕에 11월초에 가능했지, 그냥 뒀으면 11월 말에 있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때문에 아마 12월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제출 서류 가운데 의료 보험이 있어서 비자 업무 대행 업체에 이야기하여 보험에 가입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어떤 대학에서는 특정 업체에만 의료 보험에 가입하도록 한다는데, 그 보험료가 1500만원쯤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내가 가입한 곳은 방문 교수들을 오래 상대해 온 곳이이서 그냥 다 맡기면 알아서 해 주었다. 사실 미국에 도착한 다음에 보니, 보험 관련 서류에 문제 아닌 문제(?)가 있었다. 미국 대학 쪽 담당 직원 말로는 본인 부담금(deductible)이 $100 이하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서류 처리를 해 줄 수 없다면서 이 내역에 대해 서류를 받아 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보험 업체가 공신력 있는 곳인지 입증하는 자료도 제출하라고 한다. 부랴부랴 한국 쪽 에이전시에 연락했더니 바로 서류 보내줘서 처리할 수 있었다. 사실 본인 부담금 없다는 내용이 있는 데도, 자기네 양식과 딱 맞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관련 서류들이 오고간 다음 절차는 미국 대사관 인터뷰이다. 11월초에 서둘러 서류 업무를 시작했는데도 DS-2019가 12월 중순쯤에 도착한다고 해서 조마조마했다. 대사관 인터뷰를 예약하면 평균 3주 후에 진행된다고 하니, 12월 중순에 도착하는 서류를 들고 접수하면 연말에 출국하는 사람이 많아 1월 중순 이후에야 인터뷰를 하게 된다. 그런데 출국 비행기를 1월 28일로 미리 사두었으니 큰일이었다. 돈 낼 테니 특급으로 보내달라고 해 볼까 했으나, 원래 그런 서류는 특급으로 보내준다고 해서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행히 비자 업무 대행 업체가 이럴 때는 도움이 되었다. 미리 인터뷰 접수를 해놓고 DS-2019 제출을 나중에 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DS-2019가 도착한 그 주에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미국 대사관 인터뷰를 위해 작성해야 하는 DS-160 문서도 비자 업무 대행 업체에서 다 입력해 주어서 편하기는 했는데, 접수 완료하기 전에 열람해 보니 잘못 쓴 부분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다 고쳐야 했다. 그래도 처음부터 다 써 넣기에는 모르는 용어도 많고 해서, 잘못 쓴 부분이 있기는 해도 도움이 되기는 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2015년 연말에 업무가 폭주해서 그랬다나.


대사관 인터뷰는 만 12세 이상만 하면 된다고 해서 애들은 두고 아내와 둘만 갈 생각이었으나, "서류 상 아이들"보다는 "눈 앞에 있는 아이들"이 비자 발급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애들을 다 데려갔다. 서울에서 보험 담당자 만나 보험 서류 사인하고 인터뷰 주의 사항 듣고 대사관으로 향했다. 인터뷰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고 했더니, 예전에는 그런 일이 종종 있었지만 EPC 덕분에 요즘은 거의 안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EPC를 받았으면 영어에는 별 문제 없다고 믿어주는 듯.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다리면서 보니 비자 발급 거절당하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영어를 글로 배운(...) 나는 역시 듣는 게 약해서 잘 못 알아듣고 엉뚱한 소리도 하고 답도 제대로 못하는 사고를 좀 쳤지만 다행히 통과. 탈락하면 여권 바로 돌려주고 통과하면 여권을 가져가니까 탈락 여부는 그 자리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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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발급과 관련하여 각종 업무를 대행해 주는 업체들이 있다. 추가 비용도 거의 없는데,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봉사심이 넘쳐서 그런 것은 아니고, 대신 의료 보험에 가입을 해 주어야 한다. 이 업체에 물어 보니 영어 실력 입증 자료 때문에 시험을 보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화상 인터뷰 정도지 필기까지 보는 곳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냥 시골 학교이다 보니 규정대로 하는 듯. 참고로, 비자 발급 업무 대행 업체에서는 화상 인터뷰를 위한 연습도 시켜준다고 한다. 연구계획서를 토대로 원어민이 1대1로 지도하는 것. 물론 비용이 좀 든다. 나는 돈도 없고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기 번거로워 인터뷰 지도는 받지 않았다.


토플 같은 시험은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니 그냥 학교 자체 시험 보겠다고 했다. 시험 내용은 온라인으로 90분 동안 에세이 네 편. 한 편에 20분 남짓이니 구상부터 타이핑까지 생각하면 꽤 빡빡하다. 필기 시험이 끝나고 곧 인터뷰 일정을 잡는다는데, 나는 어찌된 일이지 3주 동안 연락이 없었다. 메일로 물어 봐도 기다리라고만 하고.


3주만에 연락이 왔다. 무슨 사이트 주소를 하나 알려주며 거기서 인터뷰를 하라고 한다. 보아하니 14시간 시차가 나는 한국과 인터뷰 일정을 잡기가 어려워서 온라인으로 동영상을 올리게 하는 인터뷰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뀌어서 그 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아마 앞으로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학이 많아질 듯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온라인 인터뷰 사이트에는 질문이 미리 나와 있어서 그걸 보고 답변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직접 화상으로 보면서 질문을 듣고 답하는 것이었으면 아무래도 듣기와 말하기가 부담스러웠을 텐데, 다행히 질문이 미리 나와 있으니 답변도 미리 작성해서 여러 번 읽고 연습할 수 있었다. 인터뷰 사이트에 등록하고 마이크 조정, 카메라 위치 조정 등등을 한 다음 인터뷰를 시작하면, 화면에 웬 여자분이 나와서 "Describe your research."라고 말하고 화면에 3, 2, 1이 나온 다음 내가 말하는 장면이 녹화된다. 나는 그냥 모니터 뒤에 대본 세워 놓고 읽었다. 나중에 녹화된 영상을 보니 대본 보느라 시선 처리가 엉망이었는데, 별 문제 되지 않은 것 같다. 답변 시간은 질문 당 2분 정도였다. 질문은 총 다섯 개였고, 비슷비슷한 질문에 다른 내용으로 2분씩 답변을 채우려니 대본 길게 쓰는 게 제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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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부터 1년 동안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게 되었다. 보통 대학의 연구년은 6년을 근무하고 7년째 되는 해에 1년 동안 주는 유급 휴가라 할 수 있다. 요즘은 3년 근무하고 6개월짜리 연구년을 보내주는 곳도 있다. 나는 올해가 8년차로, 원래는 작년에 연구년을 갈 수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 해 늦게 신청하여 2016년에 연구년을 나가게 되었다. 사실, 설마 연구년 보낼줄까 싶었는데 덜컥 되고 나니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요즘 어떤 대학에서는 취업 실적 없으면 연구년 신청조차 못한다고 하니, 기회 왔을 때 가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준비하였다. 이 과정에서 너무나 우여곡절이 많아 미국에 연구년을 가려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간단히 몇 가지 기록을 남겨 두려 한다.


연구년을 가려면 먼저 어느 대학으로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연구년을 신청할 때 연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여기에 어느 대학에서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 적어야 한다. "연구계획서"에서 알 수 있듯이, 옛날에는 쉬다 오라고 "안식년"이었지만, 요즘은 연구하고 와서 결과 제출하라고 "연구년"이다.


가장 좋기로야 전공 분야 대가를 찾아가 한 수 배우고 오는 것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일단 좀 쉬고 싶었다. 우리 학교는 영재원 수업과 교육대학원 수업 때문에 학기 중에는 토요일에도 거의 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가를 찾아가는 것보다는 그냥 나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마무리 못하고 있는 논문도 끝내 보고. 게다가, 미국에 학회로 며칠 가보기는 했지만 장기간 머무려면 처리할 일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시골 학교지만, 학부 때 동기가 교수로 있는 East Carolina Uiversity에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가 한국에 왔을 때 연구년 가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해 줘서 이 학교로 가기로 하였다. 내 짧은 영어로 미국 교수와 토론하는 것보다는 이 친구와 모국어로 토론하는 게 훨씬 생산적일 것 같기도 하였고.


미국에 돌아간 친구가 학과에 얘기하니 학과장도 OK. 다만 그쪽 학교에서 재정 지원은 해 줄 수 없다고 한다. 그거야 애초에 기대 않던 일이니 문제도 아니다. 이렇게 해서 2014년에 연구년을 신청하여 2015년에 갈 수 있기를 기대하였지만 신청 불발. 어차피 요즘 7년차 교수를 연구년 보내주는 대학이 많지 않다. 그래서 친구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2015년에 다시 신청해 보겠다고 했고, 친구는 언제든지 연구년 결정되면 연락 달라고 한다. 이래서 친구에게 부탁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2015년 7월에 연구년에 선정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험난한 과정이었다. 연구년을 가려면 미국 쪽 대학에서 초청장을 받고 DS-2019라는 문서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미국 대사관 인터뷰를 거쳐 J1 비자를 받는다. 동반 가족은 J2 비자를 받고. 그런데 2015년 1월 5일부터 미국 연방 규정이 바뀌어서, J1 비자를 받기 위해 DS-2019를 발급 받으려면 영어 실력 입증 자료(English Proficeiency Certificate)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시험을 봐야 하는지 보니, TOEFL IBT, IELTS, SAT Critical Reading, ACT 가운데 하나를 보거나 자기네 학교에서 출제하는 Placement test를 치러야 한단다. 그러고 나서 화상 인터뷰까지.


가뜩이나 짧은 영어 실력에 이런 시험까지 쳐야 한다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이 소식을 다른 교수들에게 전하니 아주 난리가 났다. 아마도 영어 실력이 안 되면서 유학 오는 학생들을 걸러내려는 의도 같은데, 방문교수까지 같은 규정으로 처리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 몇 년 지나면 방문교수는 예외로 처리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곤란한 상황이 되었는데, 알고 보니 많은 대학에서는 초청하는 교수가 사인 하나 해주는 걸로 EPC를 대체하고 있었다. 특히 큰 대학의 경우, 오가는 방문교수가 많다 보니 일일이 시험을 치르기 번거로워서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불행히도 내가 가려는 대학은 유명하지 않은 시골 학교여서인지 무조건 시험을 보라고 한다.


고민하다가 다른 대학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구년을 갈 수 있을지 물어보았으나, EPC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들 한다. 1월 5일에 발효된 규정이니 모르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고민 끝에 그냥 원래대로 ECU에 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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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09:06

2016 병신년 복면산 Puzzle2016.01.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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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5 23:40

Happy Newton-Mas! Puzzle2015.12.25 23:40

12월 25일 뉴턴의 생일을 기념하여 복면산 문제 하나.


APPLE + APPLE + APPLE = NEWTON


뉴턴 시대에는 영국에서 그레고리력이 아닌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었으므로, 그레고리력으로는 1642년 12월 25일이 아니라 1643년 1월 4일이 뉴턴의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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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6 16:08

신기한 종이 퍼즐 1단계 Puzzle2015.12.16 16:08


        



블로그 퍼즐 박물관(Puzzler Gang's Puzzle Museum)을 운영 중이신 퍼즐러갱 님께서 종이로 할 수 있는 퍼즐들을 모아 책을 내셨다. 알라딘 온라인 서점 주소는 여기.


뒤쪽에 스티커 형식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자료(DIY 실물 퍼즐)까지 있어서 아주 좋다. 하루에 하나씩 해도 한 달 동안 아이들과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성질 급한 우리집 애들은 하루만에 다 뜯어서 만들어버릴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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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8 20:34

대학수학 맛보기 - 부정적분 Math2015.12.08 20:34

모처에 "대학수학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실었던 글.


꼬꼬마 시절, 미분과 적분은 마술과 같은 환상적인 세계였다. 특히, 주어진 함수의 부정적분을 온갖 예술적인 기교로 구하는 것은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치환적분, 부분적분, 부분분수 등등 적분 기교 하나하나가 다 멋있었고, 이런 기교들로 만들어낸 결과는 아름다운 조각품이었다.


적당한 함수를 하나 만들고, 요리조리 궁리하여 그 부정적분을 구해내는 것은 흥미로운 놀이였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부정적분을 구하지 못해 애태운 함수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y=e^{-x^2}\)과 같은 함수. 정규분포의 확률밀도 함수를 구성하는 이 함수는 무슨 짓을 해도 부정적분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연속함수이니 부정적분이 존재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도무지 그 모양을 알 수가 없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으로 뒤져 보면 1초만에 알 수 있겠지만, 저 시대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수학 관련 책도 많지 않았다.


부정적분을 구하기 어려웠던 또 하나의 함수는 \(y=x^x\)이었다. 이 함수는 도함수를 구할 때 로그 미분을 이용해서 흥미로웠는데, 이런 기교도 부정적분을 구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안 되었다. 사실 \(e^{-x^2}\)의 부정적분이 하나의 식으로 표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게 가능했다면, 정규분포표 같은 걸 만들 필요가 없었을 테니. 정규분포를 이용하여 확률을 계산한 결과를 표로 만들었고, 그 표에 적분 기호 없이 부정적분이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은 부정적분이 간단히 표현될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835년에 리우빌(J. Liouville)이 이 사실을 증명하였다. 그렇다면 \(x^x\)은?


짧은 지식으로는 도저히 \(\int x^x dx\)를 구할 수 없었다. 아마 수학과를 가야 이런 부정적분을 구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런 부정적분에 대해 이해하려면 수학을 전공해야 했다는 점에서 반이 맞았지만, 이런 부정적분을 다항식, 분수식, 지수함수, 로그함수, 삼각함수, 역삼각함수 등등을 조합하여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반이 틀린 셈이었다.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모든 함수는 복소수에서 정의되는 복소함수로 생각하자. 이렇게 하면

\[\cos x = \frac{e^{ix}+e^{-ix}}{2}, \qquad \sin x = \frac{e^{ix}-e^{-ix}}{2}\] 이 되어, 삼각함수와 역삼각함수를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이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 사칙계산과 거듭제곱근을 적용하여 표현되는 함수를 “초등함수”라 부르자. 그러면 문제는 \(e^{-x^2}\)이나 \(x^x\)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된다.

아무리 복잡한 초등함수라도 미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함수들의 집합 \(S\)에 속하는 원소 \(f(x)\)가 \(S\)의 원소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서 표현된다면 그 도함수 \(f'(x)\)도 \(S\)의 원소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유리식 전체의 집합을 생각하면, 이 집합은 사칙계산에 대해 닫혀 있고, 각 원소의 도함수들도 원소로 가지고 있다. 사칙계산에 대해 닫혀 있는 집합을 체(field)라 부른다. 유리식 전체의 집합은 미분에 대해 닫혀 있는 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일반화하여 “미분체(differential field)”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정의. (미분체) 체 \(F\)가 단항연산 \(':F \to F, (a+b)' = a'+b', (ab)' = a'b + ab'\)을 가지고 있을 때, 체 \(F\)를 미분체(differential field)라 부른다.


물론 단항연산 \('\)은 우리가 잘 아는 미분을 뜻하지만, 극한을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미분을 정의하는 대신 미분이 가지는 성질인 선형성(linearity)과 라이프니츠 규칙(Leibniz' rule)만을 가정하면 미분체들의 대수적 구조를 파악하기에 편리하다.


미분체의 예로는 유리식의 집합 \(\mathbb{C}(x)\)를 들 수 있다. 유리식은 사칙계산에 대해 닫혀 있고, 유리식을 미분한 결과 역시 유리식이기 때문이다. 유리식의 집합만이 미분체인 것은 아니다. 무리함수 \(y=\sqrt{x}\)는 유리식이 아니므로, 유리식과 \(y=\sqrt{x}\)에 사칙계산을 적용하여 만들 수 있는 모든 함수들의 집합은 유리식의 집합보다 더 큰 미분체가 된다. 여기서, 유리식의 집합에 문자 \(t\)를 추가하여 보통의 문자처럼 다루되, \(t^2\)이 나타나면 \(x\)로 바꾼다고 규칙을 정하면 \(y=\sqrt{x}\)를 직접 다루지 않고 대수적인 표현으로 미분체를 확대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할 때, \(i\)를 문자처럼 다루되 \(i^2\)이 나타나면 \(-1\)로 바꾼다는 것과 비슷하다.


유리식에 \(y=\sqrt{x}\)과 같은 무리함수를 추가하여 확대된 미분체는 대수적 확대체(algebraic extension field)로 불린다. 추가되는 요소가 다항방정식의 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수적 확대체를 이런 식으로 확대한 확대체 또한 대수적 확대체이다.


유리식이나 무리함수로 표현되지 않는 초등함수로 \(y=\ln x\)를 생각할 수 있다. 이런 함수를 추가하여 미분체 \(F\)를 확대하려면, \(F\)에 문자 \(t\)를 추가하고, 적당한 \(s \in F\)에 대해 \(t' = \frac{s'}{s}\)이 성립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확대한 체를 로그 확대체(logarithmic extension field)라 부른다. 또, 지수함수 \(y=e^x\)를 추가하여 미분체를 확대하려면, 적당한 \(s \in F\)에 대해 \(t' = ts\)가 되는 \(t\)를 추가하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확대한 체는 지수함수 확대체(exponential extension field)라 부른다.


이런 식으로 확대체를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함수 \(f(x)\)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낸다는 것은, 복소수체 \(\mathbb{C}\)에서 출발하여 유리식체를 만들고, 적당한 로그함수와 지수함수를 추가하여 확대체를 만드는 과정을 \(f(x)\)가 원소로 나타낼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 가지는 성질을 규명하기 위하여 그 대상을 원소로 가지는 확대체를 구성하는 착상은 갈루아(Évariste Galois)가 다항방정식의 근을 대수적으로 구할 수 있는지 판정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시초였다. 함수의 부정적분이 초등함수로 표현되는지 판정하기 위해 확대체를 구성하는 착상은 갈루아 이론을 미분방정식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분야를 미분 갈루아 이론(differential Galois theory)이라 부른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은 \(x^{16}=1\)의 해를 찾는 과정에 해당하고, 오른쪽은 \(y=e^{\sqrt{x^2-2}}\)의 도함수를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초등함수로 표현되는 부정적분을 추가하여 만들어지는 확대체를 특별히 초등 미분 확대체(elementary differential extension field)라 하자.



이제 어떤 함수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다음 정리에서처럼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것은 로젠릭트(M. Rosenlicht)의 논문 Liouville's Theorem on Functions with Elementary integral. Pacific Journal of Mathematics 24 (1): 153-161. 1968.에 실린 결과이다.


정리. 미분체 \(F\)와 \(G\)에 대하여, \(y \in G\)의 도함수 \(\alpha = y'\)이 \(F\)의 원소이며, \(G\)가 초등 미분 확대체라면, 적당한 상수 \(c_1, c_2, \dots, c_n \in \mathbb{C}\)와 함수 \(u_1, u_2, \dots, u_n, v \in F\)에 대하여

\[\alpha =c_1 \frac{u_1'}{u_1} + c_2 \frac{u_2'}{u_2} + \dots + c_n \frac{u_n'}{u_n} + v'\]

이 성립한다.


증명. 이 코너에 할당된 공간이 부족하여 생략.


이 정리로부터 다음과 같이 사용하기 쉬운 판정법을 얻을 수 있다. 만약 \(f(x)\)와 \(g(x)\)가 미분체 \(F\)의 원소이고 함수 \(f(x)e^{g(x)}\)의 부정적분을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적당한 \(w(x) \in F\)가 있어서

\[f(x) = w(x) + w'(x)g'(x)\]

가 성립해야 한다.


정규분포에 나타나는 함수 \(e^{-x^2}\)의 경우, \(f(x)=1\)이고 \(g(x)=-x^2\)이므로

\[1 = w'(x)-2xw(x)\]

를 만족하는 유리식 \(w(x)\)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위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w(x)\)는 다시 \(e^{-x^2}\)의 부정적분이 된다. 명백히 \(w(x)\)는 유리식이 아니므로, \(\int e^{-x^2} dx\)는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없다.


함수 \(x^x\)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x^x = 1 \times e^{x \ln x}\)이므로 \(f(x)=1\)이고 \(g(x)=x\ln x\)이다. 따라서

\[1 = w'(x) + w(x)(\ln x+1)\]을 만족하는 \(w(x)\)가 \(\mathbb{C}(x,\ln x)\)에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x\)와 \(\ln x\)에 대한 두 다항식 \(P = P(x,\ln x)\)와 \(Q=Q(x,\ln x)\)에 대하여 \(w(x) = P/Q\)라 하면, 위의 미분방정식은

\[\begin{align*}1&=\frac{P'Q-PQ'}{Q^2} + \frac{P}{Q}(\ln x+1) \\ Q^2 &= P'Q - PQ' + PQ(\ln x+1)\end{align*}\]

이 되므로 \(Q\)가 \(Q'\)을 나누려면 \(Q\)는 상수일 수밖에 없다. \(Q(x)=1\)로 두어도 되므로, 결국\[1 = P' + P(\ln x+1)\]

을 만족하는 다항식 \(P\)가 존재하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P = \sum_{i=0}^n P_i(x)(\ln x)^i\)이고 \(P_i(x) \in \mathbb{C}[x]\)라 하면, 위 미분방정식에서 \(P_n(x)(\ln x)^{n+1}\)이 소거되지 않고 남으므로 미분방정식을 만족하는 \(P\)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int x^x dx\)는 초등함수로 나타낼 수 없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수학자들의 놀라운 착상에 감탄하는 일이 많은데, 미분 갈루아 이론도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다항방정식과 미분방정식은 전혀 다른 연구 대상인데도 공통된 특성을 파악하여 비슷한 도구를 만들어내다니, 역시 수학자들의 통찰력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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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13:49

수학자 Max Zorn Math2015.11.11 13:49

며칠 전 이임학 교수에 대한 기사가 소개되면서 수학자 Max Zorn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었다. 

수학 전공자라면 Zorn's lemma로 잊을 수 없는 이름인데, 어떤 분인지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소개하는 글. 원문은 Chicago Tribune 1993년 3월 11일자 칼럼이다.

Max Zorn의 생애를 보면, 요즘 사회 분위기가 마치 1930년대 나치 정권 치하의 독일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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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ath Wizard, Hero To His Family

가족에게 영웅이었던 수학의 마법사

March 11, 1993 | By Eric Zorn.

1993년 3월 11일 에릭 존

I don't pretend to understand Zorn's Lemma-it is a statement of principle in higher mathematical set theory, and I never got smart enough to take a class where it came in handy.

초른의 보조정리(Zorn’s Lemma)를 아는 척하지 않겠다. 그것은 더 수준 높은 수학적 집합론에서 어떤 원리를 표현한 것이고, 나는 결코 그 보조정리가 쓸모있는 수업을 들을 만큼 똑똑하지도 않았다.

And although it's not as common or useful as, say, the Pythagorean Theorem, it does appear in many standard dictionaries as well as in the title of the 1969 popular reference book "Whose What? Aaron's Beard to Zorn's Lemma." Math types always please me when they ask, "Are you related to the Zorn?"

이 보조정리는, 예컨대 피타고라스 정리만큼 흔하거나 유용하지는 않지만, 1969년의 참고 서적 제목인 “누구의 무엇? 아론(Aaron)의 수염(옮긴이: 식물의 한 종류)부터 초른(Zorn)의 보조정리까지”에서와 같이 많은 표준적인 사전에 등장하였다. 수학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이런 질문으로 나를 기쁘게 했다. “초른이랑 관련 있으세요?”

I am. My grandfather, Max, published the lemma in 1935. I had occasion to think a lot about the man and his lemma Monday afternoon when, in response to an urgent call from my father, I drove to Bloomington, Ind., hoping to get to his bedside before he died.

그렇다. 나의 할아버지인 맥스 존(막스 초른 Max Zorn)이 저 보조정리를 1935년에 출판하였다. 월요일 오후, 아버지에게서 온 긴급 전화 때문에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나는 할아버지와 그 보조정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가졌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임종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He was 86 and had suffered unexpected and severe congestive heart failure. His lungs were filling with fluid, Dad said, his heart was nearly dead and nothing could or would be done to save him. His doctor had given him between three hours and two days to live.

할아버지는 86세였고 예상치 못한 심각한 울혈성 심부전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폐는 물이 찼고, 아버지 말씀으로는 할아버지의 심장이 거의 죽었고 할아버지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었다. 의사는 할아버지에게 세 시간에서 이틀 정도 살 수 있다고 했다.

It takes roughly five hours to drive from here to Bloomington, and on the way I thought back on what he had accomplished. I was always proud to be his only grandson, but what I was proudest of was not that he had written the lemma, but that he had fought against the emerging Nazi party in his native Germany before World War II.

여기서 블루밍턴까지는 대충 다섯 시간 정도 걸렸고, 가는 길에 나는 할아버지가 이루었던 것에 대해 회상하였다. 나는 언제나 할아버지의 손자인 게 자랑스러웠지만, 내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것은 할아버지가 그 보조정리를 썼다는 게 아니라 제이 차 세계대전 전에 할아버지의 고국인 독일에서 부상하던 나치당에 맞서 싸웠다는 것이었다.

He spoke with a raspy, airy voice most of his life. Few people knew why, because he only told the story after significant prodding, but he talked that way because pro-Hitler thugs who objected to his politics had battered his throat in a 1933 street fight.

할아버지는 거의 평생 동안 바람 새는 듯한 쉰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할아버지는 심각한 부상 이후 이야기만 하셨기 때문에 이유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할아버지 목소리가 그랬던 이유는 할아버지의 정치적 견해에 반대하는, 히틀러를 지지하는 폭력배들이 1933년에 길거리에서 할아버지의 목을 가격했기 때문이었다.

He and his wife, Alice, and their young son, my father, fled to the United States in 1934.

할아버지와 할머니 앨리스는 어린 아들, 그러니까 내 아버지를 데리고 1934년에 미국으로 오셨다.

He was not yet 30 when he made his first and, as it turned out, only lasting mark on his profession. Zorn's Lemma gave him international recognition, but ended up haunting him, as early glory so often does.

할아버지가 자신의 첫번째 업적이며 할아버지의 경력에서 영원히 남게 될 유일한 업적을 이루었을 때 서른이 되지 않았다. 초른의 보조정리는 할아버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지만, 이른 영광이 늘 그러하듯, 그 보조정리는 할아버지를 끝까지 옭아매었다.

Even after his retirement from the Indiana University mathematics department in 1972, he continued to write in his notebooks and go to his office every day hoping, it seemed, to come up with something equally lasting or more profound.

심지어 할아버지는 1972년에 인디애나 대학 수학과에서 퇴직한 이후로도, 계속해서 연구 노트를 쓰며 매일 연구실로 출근하셨다. 그 보조정리에 버금 가게 영원하거나 그만큼 심오한 결과를 얻기를 바라면서.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I won the race to Bloomington. Max (I always called him Opa) was conscious when I arrived shortly after 9 p.m., and greeted me with a surprisingly strong handshake. He asked, in a voice muffled by the oxygen mask through which he was drawing horrible, wet breaths, if my 3-year-old son was able to dress himself yet.

블루밍턴까지의 경주는 내가 이겼다. 저녁 9시 직후 내가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는 아직 의식이 있었고 놀랍게도 힘센 악수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는 끔찍하고 축축한 호흡을 의지하고 있는 산소 마스크 때문에 작아진 소리로, 세 살인 내 아들이 이제 혼자서 옷을 입을 수 있냐고 물었다.

Small talk. Earlier that day he'd spoken to his doctor and to the family about the gravity of his condition and the impossibility of recovery. There was no hope for a miracle here, no doubt of the outcome. So he and my grandmother had taken time to embrace and reminisce about the old days when they had been university students together in Germany.

대화는 길지 않았다. 이미 이전에 할아버지는 의사와 가족들에게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며 회복이 불가능함을 이야기하였다. 기적이 일어날 희망은 없으며, 결과를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포옹하며 두 분이 독일에서 함께 대학을 다녔던 옛날을 회상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After I had been there a while and the room turned quiet, he said to all of us, "Thank you," then took a breath, "for coming to see me off," he took another breath, "in a certain way." He shook my hand again and gave the stiff, half-wave salute that was his trademark.

내가 병원에 도착하고 잠시 후 병실이 조용해지자 할아버지가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배웅하러" 그러고 숨을 쉬고서, “와 줘서” 다시 한 번 숨을 쉬었다. “ 고맙구나.” 할아버지는 다시 나와 악수를 했고, 트레이드마크였던 뻣뻣하게 반쯤 흔드는 인사를 하였다.

It was a bravura performance, one that he was unable to sustain as his condition worsened. By 11 p.m., he could only gasp out one word at a time, usually a request for water. Sometimes a simple cry for help.

할아버지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로서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고도의 예술적 기교였다. 밤 11시, 할아버지는 한 번에 한 단어만 겨우 내뱉을 수 있었다. 대개 물을 달라는 요청이었다. 때로는 도움을 요청하는 신음 소리일 뿐이었다.

Shortly before midnight, the nurse told us now was the time to summon anyone who wanted to see him for the last time. My dad left quickly to fetch my aunt and my grandmother from home nearby, and left me alone with Opa.

자정 직전, 간호사가 이제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볼 사람들을 불러오라고 말하였다. 아버지는 병원 근처 집에 계시던 고모와 할머니를 데리러 급히 나갔고, 나 혼자 할아버지 옆에 남았다.

He could not respond with pressure when I squeezed his hand, so I stroked his arm lightly, soothingly, I hoped. I wet down a rag and daubed at his forehead, and I adjusted the breathing mask over the thick, careless white beard he'd grown in retirement.
I held him and spoke loudly and directly into his right ear. I promised him I would tell his great-grandson all about him one day, I told him he was a good man, something I'm not sure he ever truly believed.

할아버지는 내가 손을 힘껏 쥐어도 반응하지 않아서, 할아버지의 팔을 가볍게, 어루만지듯 두드렸다. 나는 수건을 적셔 할아버지의 이마에 올려 드렸다. 할아버지가 은퇴하신 이후 아무렇게나 기른 굵고 흰 수염 위로 호흡기를 조정했다. 할아버지를 붙잡고 오른쪽 귀에 대고 크게 말했다. 할아버지에게 약속한다고. 언젠가 할아버지의 증손자에게 할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얘기해 주겠다고. 할아버지는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했고, 할아버지가 진실로 믿었는지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There are sad things and there are tragedies, and this was just a sad thing. Tragedies are when people are cut down in or even before their prime with hosts of promises unfulfilled. But Opa had lived in nine decades, achieved a measure of professional success, raised a family, lived to be able to walk down a street with four generations of his own family and never lost the edge from his sharp and unusual mind.

세상에는 슬픈 일도 있고 비극도 있다. 이번 일은 슬픈 일이었다. 비극이란 전성기에 또는 전성기 이전에 수많은 가능성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90년 가까이 살았고, 학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가족을 부양하였고, 네 세대가 함께 거리를 걸어갈 정도로 살았으며, 그 날카롭게 비범한 정신을 결코 잃지도 않았다.

He was dying sooner than any of us wanted or expected, but he'd avoided the interminable decline that afflicts so many of his age, and most of the prolonged suffering that often attends death. We should all last so long, we should all go so quickly, we should all be able to hear and understand the parting sentiments of those we love.

할아버지는 우리 바람보다도 우리 예상보다도 먼저 돌아가시게 되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당신 연령대를 괴롭히는 끝없는 쇠약을 면하셨고, 종종 죽음을 수반하는 연장된 고통 대부분도 겪지 않으셨다. 우리 모두는 오래 동안 살아남아야 하고, 우리 모두는 빨리 가야 하며, 우리 모두는 우리가 사랑했던 이들과 헤어지며 겪는 상심을 듣고 이해해야 한다.

I was lucky. I got to him in time to say to him words that, next time, with the next person, I swear I will not wait so long to say:
"We're proud of you," I said into his ear as I bent over him. "Your family loves you."
He struggled to echo me, one faint word at a time. "My / family / loves / me."
It was the last sentence he ever said-not as far reaching or famous a proposition as Zorn's Lemma, but equally lasting and, I think, more profound. It, too, will be his legacy.

나는 운이 좋았다. 다음 번에 다음 사람에게는 이 말을 하느라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겠다고 맹세한 말을 할아버지에게 할 수 있었으니까.
“우리는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나는 허리를 숙이고 할아버지 귀에 대고 말하였다.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를 사랑해요.”
할아버지는 나에게 힘겹게 대답하였다. 한 번에 겨우 한 단어씩. “내 / 가족은 / 나를 / 사랑해.”
할아버지의 마지막 문장이었다. 초른의 보조정리만큼 원대하지도 않고 유명하지도 않지만, 그만큼 영원할 것이며, 내 생각에는 더 심오한 말이었다. 이 또한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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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Zorn, 초른
Posted by puzzlist
2015.11.05 14:05

2016년 수학 달력 Math2015.11.05 14:05

한 부에 8000원입니다. 배송비 별도. 10부 사면 한 부 더 드리는 10+1 행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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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