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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9. 28. 22:22

Trisectopathy Math2006. 9. 28. 22:22

예전에 재*교육 스**교* 연구소에 병특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참 시절, 다른 부서의 팀장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보니 웬 서류 봉투를 하나 주면서 검토해 보고 답변을 작성하란다.

춘천에 사는 함**이라는 사람이 재*교육 회장 앞으로 보낸 문건이었는데, 열어보니.... 자신이 임의의 각을 삼등분하는 작도법을 발견하였으니 검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_-

아마도 대학 수학과에 문의했다가 아무 답변이 없어서 이쪽으로 보낸 것 같다. 애가 재*교육 교재라도 받아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읽어보니 언제나 그렇듯 무지하게 복잡하다. 일일이 따라 그려보는 건 시간낭비인 데다 오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그래서 하숙집 후배의 컴퓨터를 빌려 Mathematica로 60도의 경우를 그려 보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소수점 아래 여섯 번째 자리인가에서 cosine 값이 다르게 나왔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점이 문제인지에 대해 친절하고 자상한 설명에 그림까지 일일이 그려서 답변서를 만들었다. 이걸 연구소 이사에게 들고 가서 보고를 했더니, 보내기 전에 먼저 전화를 해 보란다. trisector들의 성향을 잘 아는지라 전화로는 해결이 안 될 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이사가 시키는 데야 별 수 있나.

작도법 설명서에 적혀 있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재*교육 연구소라고 했더니 엄청나게 반가워한다. trisector들에게 으레 하는 대로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는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이 잘 증명되어 있다고 했더니 놀랍게도 이 사람은 "아, 그렇습니까? 몰랐습니다."라고 대답을 한다.

trisector답지 않은 반응이라 생각하면서, 그 사람의 작도법에 따라 60도를 가지고 작도해보니 오차가 생겼다고 말해줬다. 그러면서 답변서를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웬걸, "아닙니다.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으니 됐습니다."라고 한다.

trisector들을 만나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건 진짜 놀라운 반응이다. 보통 trisector들은 고집이 엄청나서 아무리 설명해도 절대 이해하려 들지 않는데,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다니 놀랄 수밖에.

공들여 만든 설명서가 아깝긴 했지만, 이렇게 해서 무사히 일이 끝났다.

그런데..................................................................

며칠 전에 m***** 사이트에 함**이라는 사람이 글을 올렸다. 흔한 이름이 아니니 동명이인은 아닐 텐데, 그 내용인즉,
임의각 삼등분 작도방법을 성공했습니다.
물론 증명도 했구요
편견없이 저의 연구 논문을 검증 해 보고 싶으신 분은 연락 주세요
란다.

내가 "틀렸다"고 한 이후로 7~8년을 더 연구해서 삼등분 작도에 "성공"한 것 같은데, 역시 trisector들에게 "삼등분작도"라는 병은 불치병임에 틀림없다. 그것도 아주 중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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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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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valken.com BlogIcon 이쁜왕자 2006.09.29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나마 삼등분 작도는 '불가능'하다고 증명되어 있기 때문에 훨 강도가 덜하죠..
    이미 증명되어 있는 4색문제나 페르마의 정리를 '간단히' 증명하겠다고 GR 하는 인간들은 대책이 없죠..

  2. 아무개 2006.10.02 0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istory는 egloos처럼 주민등록번호 입력해야 가입할 수 있나요? 이걸 몰라서 초대권 신청을 망설이는중입니다. (이 덧글 지우셔도 되요)

  3. anonymous 2008.04.29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은 아무리 설명해도 절대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 그래요 이런 사람들 좀 있죠 (좀 많이)

    그러나 이분은 수긍은 하는데, 설명을 들을 필요는 없다는 반응...
    --> 어라? 공을 들인 만큼은 아니, 더 궁금할텐데...


    (그리고 수년 후)


    편견 없이 검증 해줄 분 찾는다는 말에...
    --> 수긍(?)은 하나, 설명은 안들어도 되는 이유를 알겠음 (후덜덜) --> 설명은 안들어도 되는게 얼마나 많은 경험(?)에서 나온 말인지 그 포스가 깊이 느껴짐.

  4. whitehol 2008.07.17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등분'병'을 요즘 네이버 지식인에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crank에 관한 글을 4년 전에 한 편 쓴 적 있는데, 여기에다 사이비종교 신도 수준으로 삼등분 작도법 선전하고, 다른 의견 작성자들(물론 대부분은 '제대로' 수학을 아는)을 편협한 기득권자로 비방하는 의견을 계속 버리는 crank가 있어서 계속 의견을 지웠더니……

    그 crank가 부당하게 의견을 지운다고 신고한 건지, 네이버에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의견 삭제를 못하게 막아놓았습니다. crank들도 문제지만, 무지를 조장하는(그러면서 자신들이 폭넓은 지식을 전한다고 착각하는) 포털 사이트 운영진들도 문제입니다.

    • Favicon of http://blog.naver.com/nabimew BlogIcon 나비 2008.08.05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쩌면 수학책들이 그런 사람들을 만들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물론 책을 제대로 쓰면 그런 사람을 완전히는 못 없애도 많이 줄일 순 있겠죠.

      잔뜩 하지 말라는 조건만 주고(각도기도 쓰지 말라, 자 눈금도 쓰지 말라 기타 등등등) 각 3등분을 하라면 못하는 게 당연하죠. 그런데 많은 수학책들을 보고 제가 받는 느낌은, 수학책들이 그걸 못하는 게 신기하거나 의외인 것처럼 서술하는 듯합니다. 까놓고 말해 중고교 교육과정에 작도불능 문제가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허용되는 도구가 얼마 없는데 그걸로 만들 수 있는 도형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어차피 무한집합이긴 하지만서도). 그런데 그거 갖고 도형 못 만든다고 신기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그래서 진짜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