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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9. 22:34

선생님들, 이런 문제는 내지 마세요 2 Math2009. 1. 19. 22:34

구와 연결상태가 같은 다면체에서 꼭짓점(vertex)의 개수를 v, 모서리(edge)의 개수를 e, 면(face)의 개수를 f라 할 때, 

v - e + f = 2

가 성립한다는 오일러의 정리는 위상수학의 기초가 되는  내용으로서 중학수학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사실 이 정리는 "구와 연결상태가 같은"이라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표현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문제점도 없지는 않지만, 도형의 위상적 성질이라는 "수학적 불변량"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주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 오일러의 정리를 이상하게 이해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귀찮아서 보기는 4개만 만들었다.

다음 중 오일러의 정리가 성립하는 입체도형이 아닌 것은?

① 정육면체정팔면체구구멍 뚫린 입체

처음에 이런 식의 문제를 보았을 때는 출제자가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꼭짓점도 없고 모서리도 없는 3번 보기의 구를 가지고 뭘 어쩌라고? 이런 황당한 문제가 나온 이유는 "오일러의 정리가 성립한다는 것과 연결상태가 구와 같다는 것은 동치이기 때문이다"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오일러의 정리가 성립하는 입체도형을 찾으라는 것은 구와 연결상태가 같은 도형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고, 반대로 오일러의 정리가 성립하지 않는 입체도형을 찾으라는 것은 구와 연결상태가 같지 않은 도형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답은 구멍이 뻥 뚫려있는 4번이라는 것이다. 꼭짓점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오일러의 정리 v-e+f=2가 연결상태가 구와 같은 입체도형에 대해 성립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역까지 참인지는 사실 중등과정에서 공부하지 않는다. 이건 대학 위상수학 시간에 배우는 "2차곡면의 분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니까. 

입체도형의 위상적 성질이 v-e+f의 값을 이용하여 완전히 분류된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은 한 차원 높은 시각을 제시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꼭짓점이 있지도 않은 구를 마구잡이로 보기에 넣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다.

오일러의 정리와 관련하여 이런 문제를 내는 경우도 있다.

구와 연결상태가 같은 어떤 입체도형의 꼭짓점의 개수를 세어 보니 10개, 모서리의 개수를 세어 보니 13개였다. 이 입체도형의 면의 개수는 몇 개인가?

오일러의 정리에 의해 v-e+f = 10-13+f = 2에서 f = 5라는 게 출제자의 의도일 텐데, 이 문제가 잘못된 이유는 v=10, e=13, f=5인 입체도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면체가 되는 것은 삼각기둥과 사각뿔의 단 두 종류 뿐인데 이게 어딜 봐서 꼭짓점이 10개나 되는가?

그러니 수학 선생님들, 이런 문제 낼 때는 조건을 만족하는 입체도형이 존재하는지 꼭 따져 보고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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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회월 2009.01.20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익. 저런 문제 내는 학교들도 있었군요. 무섭습니다.

  2. in6640 2009.01.20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③번 보기'가 엑박으로 나오는 건 저뿐인가요?? ㅎㅎ

  3. annihilator 2009.01.21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만만하게 저런 문제를 낼 수 있는 배경은,
    공부를 안 해서겠죠.

    v-e+f=0이면 오일러의 정리가 성립하지 않는 건가요?
    도형의 위상적 성질에 대해 임용시험 이상의 공부를 안하고, 그나마도 임용된 후 싹 잊어버리고 사니까 그런 것이라 봅니다.

  4. Hong 2009.01.21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사례가 너무 많아. 수집을 좀 해 두면 좋겠는데.
    얼마 전엔 국가 주관의 어떤 시험 문제를 검토하다가도 발견했는데... 그려 놓은 삼각형의 두 각이 40도 80도였는데 그 대변의 길이가 각각 3과 6이더라고. 그게 왜 잘못되었는지 모른다는거지.
    또 어떻게 보면 그 정도의 오류가 전혀 없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이긴 하고, 나로서도 아이의 학교에 전화해서 이 문제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하고 말하려니 꼭 우리 애가 그 문제를 틀렸기 때문에 꼬장부리는 것 같아서.. -_-;; 그냥 너무 선생님들에게 뭐라고 그러지는 말자는.. 쩝..

    • Favicon of https://ramanujan.tistory.com BlogIcon thanggle 2009.01.22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좀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모 중학교에서 어느 학부형께 비슷한 일이 있었답니다.
      그 학부형은 모 대학 영어과 교수님이셨구, 누가봐도 문제가 틀린 문제였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시다 나중엔 이랬다죠.
      "잘난 댁은 대학생이나 잘 가르치세요. 중학생 교육은 신경쓰지말고. "
      그 일후 그 학부형의 자녀는 여러모로 학교 생활이 힘들었고, 다시는 문제가 틀려도 아무도 나서지 못한다는 군요.

    • in6640 2009.01.22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옳지 않는 문제를 누군가가 인터넷에다 올렸다면, 그 중학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ㅎㅎ

  5. in6640 2009.01.21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 이제 보이는군요 ㅎㅎ.. 신경써주셔서 고맙습니다^^

  6. 2009.01.31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2009.02.17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붕어 2009.03.04 1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중1때 풀었던 문제네요. 분명 배울때 구에 꼭지점 하나를 찍고, 그 점에서 원을 그리면 면이 2개가 나와서 1 - 1 + 2 = 2 로 배웠었죠.

  9. 붕어 2009.03.04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말씀대로 다면체는 없어도 모든 입체도형이 다면체는 아니니까 괜찮은것 아닌가요?

    문제를 이렇게 고치는 건 어때요?

    "구와 연결상태가 같은 어떤 입체도형의 꼭짓점의 개수를 세어 보니 10개, 모서리의 개수를 세어 보니 13개였다. 이 입체도형은 다면체가 될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