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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1. 16:18

영어 강의 Life in campus2010. 3. 1. 16:18

얼마 전에 지방 모 사립대 일문과 교수 한 분과 얘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영어 강의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는데, 작년까지는 영어 강의가 선택 사항이더니, 올해는 교수 1인당 한 강좌, 내년부터는 1인당 두 강좌, 그리고 2015년부터는 학교의 전과목을 영어로 강의해야 한단다.

다른 과목도 아니고 일어를 영어로 가르친다니, 무슨 코미디 같은 상황이었다. 이 분은 일어 수업을 일어로 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영어로 수업하는 건 도움은 커녕 오히려 해만 된다고 몇 년 동안 계속 총장을 설득해 왔다는데, 결국 올초 교수 회의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나.

그런데 회의 진행 상황을 들어보니 이건 웬만한 코미디는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회의 석상에서 총장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미국 대학에도 일어과가 있지요?"

당연히 있지. 그걸 질문이라고. 이어서 "그 강의는 영어로 하지요?"라고 묻자, 아무 생각없이 한 교수가 "예, 그렇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총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럼 영어로 강의하는 게 아무 문제 없겠네. 영어 강의 의무화합니다. 땅땅땅."

설마 우리 대학도 이러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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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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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reest 2010.03.01 1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카이스트에서도 전과목 영어강의를 추진하면서 이 포스팅과 완전히 똑같은 일이 벌어졌었죠. (저 미국대학 멘트까지!)

  2. Favicon of http://www.combacsa.net/blog BlogIcon 그네고치기 2010.03.01 1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젠가 KAIST 교무처장 교수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오갔던 대화가 이랬습니다. 2007년 봄학기에 나눴던 대화였죠. 딱히 오프더레코드는 아니었기 때문에 기억에서 옮겨와보자면 ...



    "자네, 미적분학은 영어 강의를 해도 괜찮지만, 유독 일본어만큼은 영어 강의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던데. 왜 그렇지?"

    "미적분학 등의 공학 과목과 달리 일본어는 언어에 대한 과목이며, 언어에 대한 학습은 기본적으로 문화에 대한 학습이 함께 하는 만큼 모국어로 배우지 않을 경우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영어 강의화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줄이면, 일본어에 대한 강의는 언어에 대한 강의이니까, 영어 강의를 하면 안된다 이건가?"

    "네."

    "좋아. 그런데 자네 그거 아나? 수학도 언어야."

    "네?"

    "수학도 언어니까, 자네가, 일본어 과목이 언어에 대한 과목이므로 영어강의를 해선 안 된다, 라고 말하려면, 미적분학 또한 언어에 대한 과목이므로 영어강의를 해선 안 된다, 라고 말해야 한단 말일세. 그런데 자넨 그러지 않고 있잖아. 분명 좀 전에, 수학은 영어강의를 해도 된다, 고 했지?"

    "(굳어버린 채) 네."

    "거 보게. 자네가 만약 영어강의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하자가 없는 비판을 가해온다면, 난 그걸 얼마든지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어. 하지만 아니잖나. 자네의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지 이제 알겠나?"

    • Favicon of http://karotte.egloos.com BlogIcon Carrot 2010.03.01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 좀 크리틱하게 생각하면 암만 생각해도 이상한 유비입니다만. 어디가 논리적인 게죠. =ㅁ=

    • Hong 2010.03.02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논리"라는 말이 아깝군요. 카이스트 교무처장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다의(多義)성의 오류(fallacy of equivocation)"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어 교수님이 사용한 "언어"라는 말과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말이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논리학개론 책이라도 던져주고 싶은 지경입니다.
      아무튼 이런 예화로 분명해지는 것은 있네요. (1)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언어"를 비롯한 인문학적인 개념에 대해 너무 무식하다는 것.. (^^ 라깡은 몰라도 좋지만 철학개론, 논리학개론 정도는 좀 공부시켜야 하는데..) (2)이 정도로 무식하다면 과학자들은 그냥 연구실에만 있는 편이 도와주는 건데, 정책결정 같은 데에는 빠지는 게 낫겠다는 것..

      근데, 주인장, 본문에 있는 "지방의 사립대"는 도대체 어디냐? 실명을 까는게 어때?

    • Favicon of https://pomp.tistory.com BlogIcon puzzlist 2010.03.02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논리"보다는 교무처장과 직접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인 그네고치기 님의 "파워"가 더 중요...

    • Favicon of https://pomp.tistory.com BlogIcon puzzlist 2010.03.02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산에 있는 대학입니다만, 댓글을 보니 조만간 전국적인 현상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 Hong 2010.03.02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이야기도 있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2191811355&code=990303
      영어공용화 덕분에 홍콩과기대가 발전했다는 것은 "인과혼동의 오류"쯤 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기에는 논리학 개론을 한 번 해 볼까 한다...

    • Favicon of http://atreyu.tistory.com BlogIcon jick 2010.03.11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건 교무처장이 무식한 게 아니라 학생을 x로 보는 거죠. 아무리 천하의 KAIST 교무처장이라도 외국 학회에 나가서 다른 대학 교수에게 (영어로..??) 이런 주장을 하지는 못할 겁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개소리를 하든말든 감히 학생 따위가 나한테 개소리한다고 지적할 수 있겠어?"라는 마인드가 깔린 거죠.

      뭐 영어수업도 장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하느니 먼저 학생이 교수 first name 맘놓고 부르는 풍습부터 수입하는 게 훨씬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현하 2010.03.01 1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뭥미'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상황이네요.

  4. Favicon of https://blog.hshin.info BlogIcon Ens 2010.03.01 1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히려 프랑스에 있는 대학은 영어강의가 거의 없는데..
    한국에 있는 대학은 너무 영어강의에 목을 메는 것 같아요..

  5. khakii 2010.03.02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부 대학원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건 모르겠지만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게 좋다고 믿는다니.. 할말이 없군요.

  6. problem solver 2010.03.02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라 할 말이 딱히 없네요 웬만하면 웃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이건 웃기에는 좀 심각한 것 같은데요

  7. whitehol 2010.03.03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놈이나 저놈이나 아주 영어 외에 다른 교육을 포기하기로 작정한 모양(주관적으로는 수학 역시 꼭 영어로 강의할 필요가 있나 생각합니다)입니다.

    안 그래도 등록금 안 걷혀서 경영난 겪는 대학들도 많다는데, 그 대학들 모두 영어학원으로 업종 변경할 준비들을 확실히 시켜주려나 봅니다.

  8. Favicon of https://snowall.tistory.com BlogIcon snowall 2010.03.03 2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미국 망하면 어쩌려고...

  9. Favicon of http://diveintodata.org BlogIcon Hyunsik Choi 2010.03.04 0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깊은 이해나 토론, 질답을 어려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원어민이 아닌 뒤에야 교수님들 고충도 만만치 않을꺼라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학부생들의 학업능력 저하로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네요.

  10. 이건폭력이죠!! 2010.04.04 0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대학총장인지 박살을 내야되겠네요... 솔직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 전반적으로 무척 욕많이 하는 저이지만... 이게 현실이라면 정말 작가들 욕할 일이 아니군요. 숨이막힐 거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이랑 생활해야한다는 생각만해도...

    • 이건폭력이죠!! 2010.04.04 0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화딱지나 댓글부터 달고 봤는데... 설마 부산일줄이야.. 제가 부산 사람인데 부산이 이정도일 줄이야!!... 근데, 설마 우리학교가?! 그럼 정말..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