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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5. 17:57

ICM 2014 개막 하루 전 Math2014. 9. 5. 17:57

8월 13일부터 8월 21일까지 9일 동안 서울 COEX에서 개최되었던 세계 수학자 대회(ICM,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지난 대회인 인도 하이데라바드(Hyderabad) ICM 2010에 참석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ICM은 어떻게 해야 잘 진행될지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성공적인 대회", "최고의 대회"라고 평가하여 다행이다 싶다. 나는 이번 ICM의 한국 조직위원회 문화분과 위원으로 행사 진행에 참여하였다. 조직위원이었기에 알 수 있었던 행사 막후에서 벌어진 예상 밖의 사건사고들을 기록해 두는 게 좋겠다 싶어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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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ICM 개막 전날이다. 8월 11일까지 경주에서 위성학회(satellite conference)를 마치고 12일 오후에 식구들과 함께 KTX를 탔다. 위성학회란 ICM 기간을 전후로 하여, 각 세부 전공별로 진행되는 학회를 말한다. ICM이 워낙 대규모 학회이다 보니, 연구 발표가 진행되는 분야가 아무래도 크게 나누어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세부 전공별로 심도 있는 발표가 진행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ICM 기간 전이나 후에 우리나라 각지에서, 또 인근 국가에서 위성학회를 진행한다. ICM에 참석하는 김에 세부 학회를 진행하는 것이다.


식구들과 함께 간 이유는 큰애에게 ICM이 어떤 곳인지 보여 주기 위해서...는 아니고 그냥 놀러간 거다. 우리 애가 중학생만 되어도 동반자로 등록하고 ICM 구경시켜 주겠는데,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데리고 가 봐야...


처음에는 고등과학원(KIAS)에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마치 조직위원회에서 지방에서 오는 조직위원들에게는 가까운 호텔 방을 잡아준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조직위원회에 돈이 남아도는 게 아니어서, 그리고 예산 처리 규정상 2인 1실로 지원해 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같이 방 쓸 조직위원 한 명을 확보하라는 뜻이다.


식구들 데려가는 나로서는 그럴 수가 없어서 조직위원회에 물어보니, 가족이 함께 묵는 경우에는 조직위원 한 명만 지원하고 식구들 숙박비는 따로 내야 한단다. 그래서 얼마를 더 내야 하냐고 물어보니 1박에 8만원. 식구들은 6일 정도 머무를 예정이니, 48만원을 따로 내야 한다. 좀 부담스러워서 다른 곳은 없냐고 물어보니 건국대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원래 2인 1실인 방을 혼자 쓰는 거라 가족들도 같이 묵을 수 있다고 해서, 여기로 잡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이게 큰 실수였다.


9일 묵을 엄청난 짐을 싸 들고 건국대 기숙사에 도착하여 등록 데스크에 갔더니, "여기는 기숙사여서 남녀가 같은 방에 묵을 수 없습니다"라고 한다. 분명히 담당 직원에게 가족들 함께 묵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결정한 숙소인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나중에 보니, 외국에서 온 수학자 부부도 따로 방을 잡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남녀 기숙사가 분리되어 있다고 공고했으면 좋았을 텐데, 조직위원회에서 이런 경우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숙소를 다시 구해야 될 상황이라 담당 직원에게 전화 걸어 다시 호텔로 잡아달라고 했지만 있을 리가 있나. 고등과학원도 이미 다 차서 숙소가 없는 상황이고. 할수없이 주변 호텔이나 레지던스를 알아보던 중에 건국대 기숙사 관리 업체 직원 한 분이 사정을 듣고는 빈 방을 하나 구해 주었다. 대신 8월 18일에는 체크아웃 하는 조건으로. 그래서 다행히 방은 구했는데, 들어가 보니 너무 작다. 역시 돈 좀 더 내고 다른 숙소를 구하는 게 정답이었던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방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거의 저녁 8시. 원래 COEX에서 ICM 전야 리셉션이 있어서 거기 갈 생각이었는데 너무 늦어져서 그냥 근처 식당에서 저녁 해결하고 들어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리셉션 음식이 아주 맛있어서 다들 만족해 했다고 한다. 한편, 개막 전날이라 조직위원들은 초긴장 상태. 개막식 리허설 하느라 행사기획위원회는 12시 다 돼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고. 다른 분과도 다들 고생했지만, 행사 기간 내내 행사기획위원회는 정말정말 고생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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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