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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17. 13:01

[미연시] 6. 차량 구매와 운전 면허 Life in campus2016. 5. 17. 13:01

고작 일 년 머물 곳에서 새 차를 살 필요는 없어서 중고차를 사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차에 대해 잘 아는 분께 부탁 드리는 게 좋아서, 염치불구하고 이쪽 대학에 계신 한국 분께 부탁을 드렸다. 이 동네보다는 주도인 롤리(Raleigh) 쪽 중고차가 낫다고 해서 한 시간 반쯤 차를 타고 갔다. 몇 군데 매장을 둘러 보고 차를 고르고 가격 흥정까지 잘 끝냈다. 그런데 결국 차를 못 샀다. 문제는 보험.


차를 사려면 차량 보험이 있어야 한다. 이걸 미리 가입할 수도 없는 게, 차량 보험에 가입하려면 타고 다닐 차량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구매 직전에 보험에 가입해서 그걸로 구매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롤리 쪽에 있는 한국인 보험 에이전시 번호를 받아 두어서 연락을 했더니,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인에 비해 보험료가 네 배 정도라고 말한다. 차량이 급하긴 하지만 이건 금액 부담이 너무 커서, 같이 가신 분도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구매를 보류하라고 충고한다. 그래서 차량 구매는 없던 일로.


차는 며칠 이따 다시 보러 가기로 하였다. 당장은 렌트카가 있으니, 이동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운전면허를 따기로 하였다. 미국 주마다 다른데, NC에서는 국제면허로 일 년 동안 운전할 수 있어서 굳이 면허를 따지 않아도 차를 모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운전면허증이 신분증 역할을 하기에 아무래도 면허를 따는 편이 낫다. 매일 여권을 들고 다니는 게 위험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면허를 따려면 신청하고 지정된 날짜에 가서 시험을 봐야 하지만, NC에서는 DMV(Division of Motor Vehicles)라는 곳에 가서 필기 시험과 실기를 보면 된다. 한국어 교본도 있다고 해서 알아보러 DMV에 갔더니 그런 거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한국어 교본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필기 시험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보러 갔는데, 담당 직원이 인적 사항 확인하고는 갑자기 현미경처럼 생긴 기구를 들여다 보라고 하면서, 보이는 표지판을 설명하라고 한다. 잘 모르는 표지판도 있어서 모르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무슨 표지판인지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표지판 모양과 색깔만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게 시력 검사였다. 그러고는 한쪽에 있는 컴퓨터에 가서 필기 시험을 보라고 한다. 얼떨결에 그 자리에 필기 시험을 본 것이다.


필기 시험은 랜덤하게 문제를 보여 주고 올바른 보기를 고르는 형식으로, 25문제 가운데 5개 이상 틀리면 불합격이다. 한국어 교본은 못 구했지만, 시험은 한국어로 볼 수 있었다. 문제 자체는 비교적 상식적이어서 어렵지 않는데, 유효 기간이나 벌점 같은 건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맞히기 어렵다. 나는 마지막 25번 문제를 틀리면서 딱 다섯 문제 틀려서 불합격. 아내는 세 문제 틀려서 합격했다. 다행히 필기 시험은 매일 한 번, 몇 번이든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 뒤져 보면 한글로 기출 문제 설명해 놓은 사이트들이 있어서 필기 시험은 금방 붙을 수 있다. 나도 며칠 후 다시 봐서 합격했다.


실기 시험은 감독관이 같이 타고 지시대로 도로 주행 한 번 하고 오면 끝이다. 단, 운전을 하려면 차량 보험이 있어야 한다. 차를 아직 못 산 상태라 어쩌나 했는데, 렌트카 보험으로도 실기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 면허증은 렌트카용이어서 나중에 차를 산 다음에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일반 차량용으로 면허증을 교체해야 한다.


실기 시험은 한국보다 훨씬 쉬워서 내 아내는 한 방에 합격. 생소한 용어라면 좁은 도로에서 유턴하는 방법인 3-point turn 정도인데, 이게 뭔지는 YouTube 같은 데서 찾아보면 된다. 그런데 나는 필기에 이어 실기도 불합격. 다른 것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교차로에서 잠깐 기다리다가 오른쪽에서 오던 차들이 충분히 멀고 속도도 느려서 그대로 건너갔더니 감독관이 차를 세우라고 했다. 오른쪽에서 오는 차 못 봤느냐고 해서,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는데 이게 실수였다. 실기 시험에서는 STOP 사인, 교차로에서는 무조건 3초 이상 정차. 교차로에서는 양쪽에 차가 아예 안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교차로에서 미국인들도 적당히 눈치 보고 건너가던데, 별 생각 없이 따라 했다가 불합격 되었다. 필기와는 달리, 실기 시험은 한 번 불합격하면 일주일이 지나야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 횟수 제한은 없다고. 


면허와 관련하여 기묘했던 일이 있었다. 나는 방문 교수여서 J1 비자, 내 아내는 배우자로 J2 비자인데, DS-2019 확인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는 실기에 합격해도 면허증 발급이 바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내 아내는 이런 절차가 필요 없어서 바로 발급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초청장 받고, 각종 서류 발급 받아서 온 나는 면허가 바로 안 나오고, 그런 거 없이 배우자로 온 아내는 바로 면허가 나온다는 말이다.


롤리까지 갔다가 결국 못 샀던 차를 다시 알아보았다. 미국에서는 중고차 업체들이 Kelley Blue Book이라는 웹사이트에 매물을 올려 둔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 미리 원하는 차량 가격을 알아보고 간다고 한다. 우리는 혼다 CR-V를 사기로 했는데, 마침 이쪽 동네 업체에 적당한 물건이 나왔다고 해서 먼저 이쪽 업체부터 가 보았다. KBB에서 본 차량은 좀 문제가 있어 보였는데, 다른 차량이 가격도 적당해서 구매하기로 하였다.


지난 번에 차를 못 샀던 이유가 보험이 너무 비싸서였는데, 그 동안 알아보니 Sunrise라는 에이전시에서 유학생이나 방문 교수를 상대로 싼 가격에 차량 보험을 처리해 주고 있었다. 아는 사람들은 아예 한국에서 미리 가입하고 와서, 바로 차를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저 회사는 중개만 하는 곳이고, 실제 보험은 AIG에서 담당하는 것이어서 업체도 믿을 만하였다. 보험 가입하려면 구매하려는 차량 내역을 보내주고 견적을 먼저 받아야 하는데 미리 가입했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이 정보를 준 유학생은 한국에서 면허가 없었다고 해서 어떻게 미국에서 면허를 땄나 궁금했다. 한국 면허가 없으니 우리처럼 렌트카 보험을 이용할 수도 없고, 차량 보험이 없으면 면허 시험을 볼 수가 없으니 애초에 면허를 딸 방법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차량 보험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운전 가능한 타인으로 잠깐 등록한 다음, 그 보험을 가지고 면허 시험을 본 것이었다. 다행히 일주일 정도 타인 등록하는 건 추가 비용이 없는 보험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미국에서 면허를 딸 사람은 주마다, 보험마다 다른 기준을 미리 잘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


차를 사고 며칠 지나 실기 시험을 보았다. 이번에는 초보스럽게 운전해서 간단히 합격. 나는 제대로 된 차량 보험으로 시험을 봤기에 아내와 달리 바로 정식 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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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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