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9. 11:23
[눈의 여왕] 한태웅의 미해결 난제 Other interests2007. 1. 9. 11:23
드디어 드라마 "눈의 여왕"이 끝났다.
마지막 몇 회는 너무 슬플 것 같아서 닥본사를 못 했다. 수학 장면들이 뒤죽박죽이 되어서 차마 못 보기도 했고.
드라마에서 태웅이가 푸는 미해결 문제는 다음과 같이 단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연세대 수학과의 김** 선생님께서 작가들에게 골라주신 것이다. 마지막 회에 태웅이가 "Fulkerson 상"을 수상한 것으로 나오는데, 김** 선생님은 실제로 Fulkerson 상을 받으신 분이다. 기념 강연에 쓰인 슬라이드도 김** 선생님께서 작가들에게 주신 것.
"소수들 속에는 모든 길이의 등차수열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증명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로는 딱인데, 실제로는 2004년에 Ben Green과 Terence Tao가 ergodic theory를 써서 증명한 것으로도 유명한 문제이다. Tao는 이 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미해결 난제들을 해결한 업적으로 2006년 Fields medal 수상자가 되었다.
처음에 작가들이 권투 글러브를 배열하는 방법에서 규칙성을 찾는 식으로 대본을 써 와서, 그건 절대 아니라고, 권투 글러브 백만 개쯤 배열하면 모를까 그런 식으로 푸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해 줬다. 몇 가지 안을 제시했지만, "비주얼"이 문제여서 모두 채택되지 않았다. 결국 촬영이 있기 전날쯤 작가들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선생님, 죄송해요. 권투 글러브로 가기로 했어요."란다. 엉엉.
권투 글러브 몇 개 나열하는 걸로 문제를 푼다는 건 "콩으로 Goldbach의 추측을 푸는 것"만큼이나 억지스러웠지만, 그래도 권투 글러브가 가지런히 놓인 링 바닥을 수식으로 가득 채운 장면은 꽤 멋있었다.
반응형
'Other interes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KTUG 5주년 학술발표회 (2) | 2007.01.30 |
---|---|
[눈의 여왕] 이형민 감독 인터뷰에서... (6) | 2007.01.09 |
KTUG 5주년 학술발표회 및 한국 텍 학회 창립 총회 (4) | 2007.01.02 |
눈의 여왕 15부 (8) | 2007.01.02 |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0) | 2006.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