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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 9. 00:24

부실대학 Life in campus2011. 9. 9. 00:24

며칠 전 학교에 폭탄이, 그것도 핵폭탄이 떨어졌다. 우리 대학이 43개 속칭 부실 대학의 하나로 언론에 보도가 된 것이다.

개강 전 전체 교수 회의 때 대학 평가에서 우리 학교가 취업률을 비롯한 몇몇 평가 지수가 좋지 않아, 재정 지원 제한을 받는 하위 15%에 속하게 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평가 방식에 문제가 많아 이대로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며칠 전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명단이 발표되었다. 그것도 수시 모집 직전에. 학교는 당연히 폭탄 맞은 분위기.

사실 이번 일은 언론이 너무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었다. 부실 대학이라는 선정적 표현 대신, 재정 지원 제한 대학,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구별해 주기만 했어도 나았을 것을, 몽땅 묶어 부실 대학이니 퇴출 대학이니 하니 대학들의 반발이 심한 것도 당연하다.

어느 언론도 평가 지표 산정 방식에는 관심없이 결과만 놓고 보니, 뭐가 문제인지는 모른 채, 혼란만 부추기는 실정이다.

많은 대학의 발목을 잡은 취업률 평가 기준도 내용을 들여다 보면 황당하다. 취업의 기준이 4대 보험이다 보니, 예컨데 인기 절정의 화가는 취업을 못 한 것이고 극장 간판을 그려도 4대 보험만 가입하면 취업으로 친다.

게다가 취업 기준이 졸업한 그 해에 취직을 했는지를 따지는 것이어서, 사범대가 있는 학교가 피해를 많이 보았다. 이 기준대로라면 임용시험에 한 번에 붙지 못하면 바로 다른 곳에 취직해야 한다. 과연 어떤 학생이 그럴까? 임용 경쟁이 치열한 요즘, 두 번이나 세 번쯤 보고 겨우 합격하는데?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럼 시험 보기 전에 학원에서 강사라도 하라고 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4대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다. 학원에 취업해 봤자 취업률로 잡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범대가 전체 취업률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우리 학교에서는 이런 이유로, 사범대의 취업률은 가중치를 달리 하거나 별도로 취업률을 조사하는 것이 옳다고 교과부에 건의를 하였다. 그러나 답변 대신 돌아온 것은 부실 대학 명단 발표라는 폭탄.

어떤 대학은 졸업생을 학교에서 채용해서 취업률을 높이기도 하였다. 사실 이게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단순 업무 보조로 아르바이트에 불과한 일이라면 이건 문제가 있는 일이다. 단순 업무에 4대 보험 포함 100억 넘는 돈을 쏟아 붇는 것은 예산 낭비 아닌가? 이건 취업률 높였다고 칭찬 받을 일이 아니라, 한참 욕을 먹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부실 대학이라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 저런 치사한 짓이라도 했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우리 학교가 억울해 하는 점은 이뿐이 아니다. 3년간 등록금 동결했다가 3.6% 올렸더니, 하필 평가하는 해가 등록금 올린 바로 그 한 해. 남들 올릴 때 안 올리고 남들 안 올릴 때 올린 게 치명타가 되었다. 대학 최고 등록금이라도 되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이미 발표된 걸 무를 수도 없으니 앞으로 1년 간은 교과부의 각종 재정 지원 사업에 참여 못하게 되었다. 사실 제재 자체는 이것뿐이어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학자금 대출에도 전혀 문제 없고. 다만 부실 대학, 퇴출 대학 같은 과장된 언론 보도 때문에 실추된 학교 이미지가 걱정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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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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