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4. 17:06
수학 문제 푸는 요령 Math2009. 9. 24. 17:06
참 서글프고 한편으로 한심한 상황이긴 한데, 이런 종류의 풀이(?)에 얽힌 사연을 듣고 보니 공감이 되기도 한다.
아는 분이 체육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했다. 처음에는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부터 시작해서 학생들이 수학 공부를 하도록 이끌었다. 수학 교과서를 재미있다고 쉬는 시간에 읽는 학생이 나올 정도라면 얼마나 잘 지도하셨는지 알 만할 듯. 그런데, 어느날 한 학생이 말하기를, 오전에 수업을 열심히 들었더니 오후에 운동을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 한다.
운동하는 학생들은 오전을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열심히 운동해야 하는데, 오전에 공부하느라 --- 그것도 수학을! --- 에너지 소모를 했으니 당연히 힘들 수밖에. 그러니, 학생들의 능력을 떠나, 보통 고등학교에서처럼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분이 생각한 것이, "수능에서 딱 한 문제만 풀자"였다. 체육특기생의 수능 최저통과기준점수는 다섯 개의 보기 가운데 하나만 줄 세워도 충분한 정도이기는 한데, 모든 보기가 정확히 같은 비율로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아주 드물게 한 두 명이 한 두 문제 차이로 시험에 떨어지는 일이 생기곤 했다.
공부라고는 거의 하지 않던 학생들에게 이것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그 분은 "딱 한 문제만 제대로 풀면, 나머지는 보기 하나만 줄 세워도 합격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 학생들에게는 이것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 수학 문제 하나만 정답을 낼 수 있도록 가르쳤다.
이런 점에서는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이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 바로 수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문제야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 못 푼다지만, 위의 짤방과 같은 문제는 충분한 시간과 끈기만 있으면 아무런 지식 없이도 얼마든지 정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수학 시험 시간은 길고, 운동하는 학생들이 끈기야 갖추었을 테니, 필요한 것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뿐이었다. 위 짤방의 주인공이 체육특기생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처럼 문제를 해결한 끈기와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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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수학 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 학생에게 박수를~
존경스러운 분이네요. 오래오래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
윗분말에 동의합니다. 저도 가끔 눈 앞에 펼쳐진 책에 겁에 질리면 그 때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니까요.~ 그냥 도망만 가고 싶은 마음을 어렵게 잡아서 돌아오지요. ~ ^^
저런 문제가 요즘은 초등학생 수학 문제집에 나옵니다. 초등학생이 짤방처럼 풀었다면 정말 그 노력과 끈기에 큰 상이라도 내려야 합니다.
트윗에서 보았던 풀이지만..
제가 저런 식으로 풀었다가는.. 덧셈을 잘 못해 틀릴 것 같다는..
사람마다 어울리는 풀이가 따로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생일때 자주 썼던 풀이.....
원래 이런 류의 짤방의 하일라이트는 다 풀고 난 뒤 마지막에 남기는 코멘트.
'쉽네 ㅆㅂ'
첫느낌을 말씀드리자면 ... '잘 그렸네'였습니다. ㅋㅋ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신만철입니다. 논리북스라는 이름으로 출판사 등록했어요. 실패를 한번 경험해 보고 나니까 큰 기대는 안되고 그저 제 일자리 하나 만들 수 있기만을 ... 가끔 들러서 좋은 글 보고 갑니다. 또 올께요. ^^
다음 주 쯤 책 나오는 것 맞나요? 꼭 한 권 사서 보겠습니다. ^^
발행일은 10월 30일, 제목은 '특목고수학퍼즐'입니다. 제가 보내드려야죠. ^^
정말 열심히 했네요.
으음... 저런 모양이 제곱수의 합이라는 것만 알면 되지만...
저도 가끔 저런 식으로 풀다 계산을 틀리는데, 과연 저게 가능할까도 싶고...
우 .. 계차수열의 합으로 풀었는데 제곱수로 푸는게 맞나요?
제가들은 또다른 체육선생님이야기..
어느학교 체육선생님이 우연찮게 임시로 수학담당을 하게 되었는데..
얼마후에 있던 평가에서 그 학교가 지역 탑을 차지했다는군요.
비결은 딴거없고 무조건 책에 있는 문제를 모두 풀게한뒤 못풀면 줄빠따.....
주목할점은 저걸 푼건 이과
저렇게 했는데.. 객관식에 답이 없으면, 대략난ㅋ감ㅋ
예전에 어떤 학생이 수열의 10000번째 항을 못구하자 열받아서 10000번째 항까지 노가다로 구했다고 합니다.
-_-... 진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 글을 쓴분이 한말이 "천재랑 일반인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라고 하셨는데 사실상 일반인은 저짓 못/안하겠죠...
윗분 이야기를 한린씨 이야기로 들은적이 있는거 같군요.. 대수경 대상수상자이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