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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2019'에 해당되는 글 2

  1. 2016.03.05 [미연시] 3. 대사관 인터뷰
  2. 2016.03.01 [미연시] 1. 미국에서 연구년을 시작하며 2
2016. 3. 5. 23:02

[미연시] 3. 대사관 인터뷰 Life in campus2016. 3. 5. 23:02

영어 실력 입증 자료(English Proficiency Certificate)를 위한 시험을 마치고 나서 DS-2019 작성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각종 일처리가 무지무지하게 느리게 진행되는 곳이라 시간이 꽤 걸렸다. 연구년 선정이 7월. 미국 대학에 초청장 요청해서 관련 서류 오간 게 8월. 이때 EPC 때문에 연구년 대학을 다른 곳으로 바꾸나 고민하느라 몇 주 보내고, 필기 시험 준비로 영어 공부(...) 좀 하느라 또 몇 주. 그래서 필기 시험을 치른 것은 9월 셋째 주였다. 연구년을 2016년 2월에 시작할 계획이어서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가 한 달쯤 늦어져서 DS-2019 작성이 11월에야 시작되는 바람에 시간이 좀 빠듯해졌다. 그나마 친구가 직접 관련 사무실에 뛰어다니며 일처리 해 준 덕에 11월초에 가능했지, 그냥 뒀으면 11월 말에 있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때문에 아마 12월로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제출 서류 가운데 의료 보험이 있어서 비자 업무 대행 업체에 이야기하여 보험에 가입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어떤 대학에서는 특정 업체에만 의료 보험에 가입하도록 한다는데, 그 보험료가 1500만원쯤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내가 가입한 곳은 방문 교수들을 오래 상대해 온 곳이이서 그냥 다 맡기면 알아서 해 주었다. 사실 미국에 도착한 다음에 보니, 보험 관련 서류에 문제 아닌 문제(?)가 있었다. 미국 대학 쪽 담당 직원 말로는 본인 부담금(deductible)이 $100 이하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서류 처리를 해 줄 수 없다면서 이 내역에 대해 서류를 받아 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보험 업체가 공신력 있는 곳인지 입증하는 자료도 제출하라고 한다. 부랴부랴 한국 쪽 에이전시에 연락했더니 바로 서류 보내줘서 처리할 수 있었다. 사실 본인 부담금 없다는 내용이 있는 데도, 자기네 양식과 딱 맞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관련 서류들이 오고간 다음 절차는 미국 대사관 인터뷰이다. 11월초에 서둘러 서류 업무를 시작했는데도 DS-2019가 12월 중순쯤에 도착한다고 해서 조마조마했다. 대사관 인터뷰를 예약하면 평균 3주 후에 진행된다고 하니, 12월 중순에 도착하는 서류를 들고 접수하면 연말에 출국하는 사람이 많아 1월 중순 이후에야 인터뷰를 하게 된다. 그런데 출국 비행기를 1월 28일로 미리 사두었으니 큰일이었다. 돈 낼 테니 특급으로 보내달라고 해 볼까 했으나, 원래 그런 서류는 특급으로 보내준다고 해서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행히 비자 업무 대행 업체가 이럴 때는 도움이 되었다. 미리 인터뷰 접수를 해놓고 DS-2019 제출을 나중에 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DS-2019가 도착한 그 주에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미국 대사관 인터뷰를 위해 작성해야 하는 DS-160 문서도 비자 업무 대행 업체에서 다 입력해 주어서 편하기는 했는데, 접수 완료하기 전에 열람해 보니 잘못 쓴 부분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다 고쳐야 했다. 그래도 처음부터 다 써 넣기에는 모르는 용어도 많고 해서, 잘못 쓴 부분이 있기는 해도 도움이 되기는 하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2015년 연말에 업무가 폭주해서 그랬다나.


대사관 인터뷰는 만 12세 이상만 하면 된다고 해서 애들은 두고 아내와 둘만 갈 생각이었으나, "서류 상 아이들"보다는 "눈 앞에 있는 아이들"이 비자 발급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애들을 다 데려갔다. 서울에서 보험 담당자 만나 보험 서류 사인하고 인터뷰 주의 사항 듣고 대사관으로 향했다. 인터뷰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고 했더니, 예전에는 그런 일이 종종 있었지만 EPC 덕분에 요즘은 거의 안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EPC를 받았으면 영어에는 별 문제 없다고 믿어주는 듯.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다리면서 보니 비자 발급 거절당하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영어를 글로 배운(...) 나는 역시 듣는 게 약해서 잘 못 알아듣고 엉뚱한 소리도 하고 답도 제대로 못하는 사고를 좀 쳤지만 다행히 통과. 탈락하면 여권 바로 돌려주고 통과하면 여권을 가져가니까 탈락 여부는 그 자리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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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2016년 2월부터 1년 동안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게 되었다. 보통 대학의 연구년은 6년을 근무하고 7년째 되는 해에 1년 동안 주는 유급 휴가라 할 수 있다. 요즘은 3년 근무하고 6개월짜리 연구년을 보내주는 곳도 있다. 나는 올해가 8년차로, 원래는 작년에 연구년을 갈 수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 해 늦게 신청하여 2016년에 연구년을 나가게 되었다. 사실, 설마 연구년 보낼줄까 싶었는데 덜컥 되고 나니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요즘 어떤 대학에서는 취업 실적 없으면 연구년 신청조차 못한다고 하니, 기회 왔을 때 가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준비하였다. 이 과정에서 너무나 우여곡절이 많아 미국에 연구년을 가려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간단히 몇 가지 기록을 남겨 두려 한다.

 

연구년을 가려면 먼저 어느 대학으로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연구년을 신청할 때 연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여기에 어느 대학에서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 적어야 한다. "연구계획서"에서 알 수 있듯이, 옛날에는 쉬다 오라고 "안식년"이었지만, 요즘은 연구하고 와서 결과 제출하라고 "연구년"이다.

 

가장 좋기로야 전공 분야 대가를 찾아가 한 수 배우고 오는 것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일단 좀 쉬고 싶었다. 우리 학교는 영재원 수업과 교육대학원 수업 때문에 학기 중에는 토요일에도 거의 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가를 찾아가는 것보다는 그냥 나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마무리 못하고 있는 논문도 끝내 보고. 게다가, 미국에 학회로 며칠 가보기는 했지만 장기간 머물려면 처리할 일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시골 학교지만, 학부 때 동기가 교수로 있는 East Carolina Uiversity에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가 한국에 왔을 때 연구년 가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해 줘서 이 학교로 가기로 하였다. 내 짧은 영어로 미국 교수와 토론하는 것보다는 이 친구와 모국어로 토론하는 게 훨씬 생산적일 것 같기도 하였고.

 

미국에 돌아간 친구가 학과에 얘기하니 학과장도 OK. 다만 그쪽 학교에서 재정 지원은 해 줄 수 없다고 한다. 그거야 애초에 기대 않던 일이니 문제도 아니다. 이렇게 해서 2014년에 연구년을 신청하여 2015년에 갈 수 있기를 기대하였지만 신청 불발. 어차피 요즘 7년차 교수를 연구년 보내주는 대학이 많지 않다. 그래서 친구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2015년에 다시 신청해 보겠다고 했고, 친구는 언제든지 연구년 결정되면 연락 달라고 한다. 이래서 친구에게 부탁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2015년 7월에 연구년에 선정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험난한 과정이었다. 연구년을 가려면 미국 쪽 대학에서 초청장을 받고 DS-2019라는 문서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미국 대사관 인터뷰를 거쳐 J1 비자를 받는다. 동반 가족은 J2 비자를 받고. 그런데 2015년 1월 5일부터 미국 연방 규정이 바뀌어서, J1 비자를 받기 위해 DS-2019를 발급 받으려면 영어 실력 입증 자료(English Proficeiency Certificate)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시험을 봐야 하는지 보니, TOEFL IBT, IELTS, SAT Critical Reading, ACT 가운데 하나를 보거나 자기네 학교에서 출제하는 Placement test를 치러야 한단다. 그러고 나서 화상 인터뷰까지.

 

가뜩이나 짧은 영어 실력에 이런 시험까지 쳐야 한다니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이 소식을 다른 교수들에게 전하니 아주 난리가 났다. 아마도 영어 실력이 안 되면서 유학 오는 학생들을 걸러내려는 의도 같은데, 방문교수까지 같은 규정으로 처리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 몇 년 지나면 방문교수는 예외로 처리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곤란한 상황이 되었는데, 알고 보니 많은 대학에서는 초청하는 교수가 사인 하나 해주는 걸로 EPC를 대체하고 있었다. 특히 큰 대학의 경우, 오가는 방문교수가 많다 보니 일일이 시험을 치르기 번거로워서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불행히도 내가 가려는 대학은 유명하지 않은 시골 학교여서인지 무조건 시험을 보라고 한다.

 

고민하다가 다른 대학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구년을 갈 수 있을지 물어보았으나, EPC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들 한다. 1월 5일에 발효된 규정이니 모르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고민 끝에 그냥 원래대로 ECU에 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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