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6. 18:10
선생님들, 이런 문제는 내지 마세요 1 Math2009. 1. 16. 18:10
어제 모대학 수학교육과 교수인 선배 한 분이랑 저녁 먹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아들 수학 성적이 나빠서 충격을 받았는데, 학교 시험지를 보니 이런 문제가 나왔다고. (보기는 대강 만들었음.)
다음 중 작도할 수 없는 각은?
① 22.5˚ ② 30˚ ③ 40˚ ④ 45˚ ⑤ 90˚
사실 답이야 뻔하다. 90˚ 작도야 배우고, 이걸 이등분하면 45˚, 다시 이등분하면 22.5˚가 되고, 정삼각형을 만든 다음 한 각을 이등분하면 30˚가 되니까, 보기 가운데 네 개가 작도 가능하면 정답은 3번.
그렇지만, 22.5˚가 작도 가능한지를 묻는 것과, 이 문제처럼 작도할 수 없는 각을 찾으라는 것은 전혀 성격이 다르다. 단적으로, "왜 40˚는 작도할 수 없나요?"라고 물으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중학생에게.
이런 종류의 문제는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지만, 다섯 개의 보기 가운데 네 개가 작도 가능하니까 나머지 하나가 정답이라는 것은 수능 정답 고르는 요령이지 수학이 아니지 않은가.
수업 시간에, 작도할 수 없는 각으로 40˚를 예로 들면서 작도 불가능성을 얘기한다면 분명히 나쁘지 않은 수업이 되겠지만, 이런 식의 시험 문제는 결코 좋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 수학 선생님들, 이런 문제는 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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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나 국어 과목에서도 저런 식의 발상에서 나온 문제들을 종종 봅니다.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마침 이 글을 본 선배 한 분께서 "국어나 역사 과목에 이런 식의 문제가 많지 않나"라고 하시기에 바로 초록불 님의 댓글을... ^^
마자마자. 공감이 많이되네, 잘고르기 센스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요령과 편법이 판치는 사회인지라...
52.5도를 작도하시오.. (or 작도할수 있음을 보이시오..) 라면,, 중학교 수준으로 너무 어려우려나요..
52.5 = 30 + 45/2
보기를 재활용.
52.5 = 30 * (1 + 1/2 + 1/4)
혹시, 이런 문제는 내도 되나요?
http://en.wikipedia.org/wiki/0.999...
이것은 다들 아실테고요.
그럼, 두 점 -1과 1을 포함한 실수 선분 사이를 오가며 움직이는 X라는 점이 있다고 가정할때, 점 X가 1에서 출발했을 때 1 이외의 실수 중에서 제일 먼저 지나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혹시 그거 0.999... 아닐까요?
(그럼 0.999... ≠1 아닐까요?)
1에서 출발한 점 X가 지나는 모든 실수점에 차례대로 이름을 지어준다면 예를 들어, 1=x0, x1, x2, x3, x4 ... 이와 같은 경우에 x1와 x2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문제를 내면 수학 교사 자격 없습니다. -_-
puzzlist // 가차없는 평가로군요.
진짜로 궁금해서 여쭤본건데... 이런거 물어보는건 '죄악'인가보군요. ㅠ.ㅠ
음... 문과 출신이 나서서 미안합니다만, 유리수의 [조밀성] 다룰 때 이미 배우지 않나요? 수직선상에서 아무리 가까이에 있는 두 유리수를 선택해도 그 사이에는 반드시 다른 유리수가 있으니 '차례대로' 이름 붙이는 게 우찌... =3=3=3
하물며 실수... =3=3=3
斯文亂賊 // 죄인(?)이 무슨 말씀을 더 드리겠습니까만은...
'유리수'가 그런데 하물며 '실수'라.. ㅋㅋㅋ
'유리수'는 '실수'에 그냥 포함된다고 간편하게만 생각하시나보군요.
그런 언급은 '자연수는 모든 자연수 a에 대해서 그 다음 수 S(a)가 존재한다.'고 했으니 자연수를 포함하고 있는 실수는 특정할 수 있는 다음 수가 간편(?)하게 'S(a)'처럼 존재하겠다능. (물론 이런 딴지성 의도는 아니겠지만, 그냥 유리수에서 배운거라고 쉽게 언급하시길래...)
페아노의 공리 중 첫째(음... 둘째였던가?)가 바로 '다음 수'가 존재한다는 거 아니었나요? 저는 그 '다음 수'가 존재한다는 성질이야말로 유리수나 실수와는 다른 정수의 고유한 속성인 줄로 알았습니다만...=3=3=3
(음... 이럴 줄 알았으면 [이산離散]수학에 대해서도 좀 공부해 볼 걸 그랬...아차, 정조대왕마마~ 송구하옵나이다...=3=3=3)
斯文亂賊// 그럼 '조밀성'도 실수와는 다른 유리수의 고유한 속성인 줄 아시고 계시면 되겠네 ㅋㅋㅋ
어? 어떻게 아셨죠? 유리수는 [조밀]할 따름이지만, 실수는 [연속]이니까요...^^ 전 사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에서는 [연속]이 뭔지 안 가르쳐 준다고 봅니다. 독일과 프랑스 고딩수학에는 엡실론-델타 논법이 나오는 거 같던뎅~ =3=3=3
참고로 제가 이 블로그에 재작년에 매달아 놨던 댓글 일부를(기억에 의존함) 옮기지요.
(0,1)에서 정의된 함수 f가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습죠.
첫째, x가 유비수^^이면 f(x)=1/q(x가 기약분수 p/q로 표시될 때)
둘째, x가 무비수^^이면 f(x)=0
문제는 [이 함수의 그래프에서 연속인 점과 불연속인 점을 모두 찾아라]였지요^^ 요거 풀면 [연속]이 뭔지 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3=3=3
斯文亂賊 //
어떻게? --> '조밀성', 님이 한 말임 ㅋㅋㅋ
문제 [이 함수의 그래프에서 연속인 점과 불연속인 점을 '모두' 찾아라]? --> 답 [(0,1)의 '모든' 점] (문제가 참 수준 낮은 속임수 퍼즐 스럽다능 ㅋㅋㅋ)
==> 이해가 안된다면, 문제를 해석해주죠. 0과 1사이의 무수히 많은 점에 여자 또는 남자가 하나씩 빠짐없이 서 있다. 남자나 여자가 서 있는 점을 모두 찾아라? --> 그거야 0과 1사이의 모든 점에 서있는게지...ㅋㅋㅋ
아, 제가 잘못 썼나요? [...연속인 점을 모두 찾아라] 요렇게 썼어야 하는 건가부당~ ^^ =3=3=3
斯文亂賊 // 자신이 쓴 글도 이렇게 오락가락하고 있는 본새를 보아하니 님도 무지(無知) '죄악' 많이 저질렀지 싶어 보이니 쓸데없는 먼지 피우지 마시고 가만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렇게 여기저기 함부로 손가락 놀리다 무지를 들이대는 악행만 늘리지 마시고 조용히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있다가 이 블로그 주인장님께서 내리시는 가르침이나 잘 받아 가시길...
(좋은 충고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니 약이라고 생각하시길...)
안 그래도 여기 쥔장님께 좋은 거 많이 배웠지요^^ 제가 직접 만나서 드린 질문 중 하나가 어째서
1+2+3+... = -(1/12)
이냐는 것이었는데, 정말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꾸벅~!^^)
=3=3=3
0.999... 만 봐도 답답해지는 병이 유행하고 있거든요. 가차없는 평가(?) 받았다고 너무 슬퍼마시길. 두 분의 댓글 아주 흥미롭게 보고 갑니다 -_-;
이런 문제 : 90/17 도는 작도 가능한가?
(... 도주한다)
제가 지식in에서 답변한 것 중에서... 답변 중에 유사한 문제가 있었네요..(각 5개를 주고, 4개 되니까, 1개가 안되므로 정답인) 질문자가 어떤 책인지도 소개해 주었는데, 비x와 상* 책(2005)에서 나온 문제라고 친절하게 출처까지 밝혀 놓았는데... 그렇다면, 교재도 문제가 있는 거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걸까요?
만약 수업시간에 어떤 각을 작도할 수 있고, 어떤 각은 작도할 수 없는가를 교사가 충분히 설명했다면 내도 될 문제 같습니다. 아니라면 조금 문제가 있긴 하지요. 개인적으론 작도불가능을 고등학교 이하에서 다루는 것은 적은 수나마 트리섹터의 양성 가능성이 있어서 반대합니다만.
아... 이번 문제는 puzzlist님과 100% 동감입니다. "1), 2), 4), 5)가 되니까 3)이 답이다..." 이런식의 문제는 질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