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년특집 방송에서는 미션을 수행하여 얻은 여섯 개의 숫자와 연산 기호를 이용하여 1을 먼저 만드는 팀이 우승하는 내용이었다. 이름하여 "산수 레이스".
이런 종류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면 수가 크지 않은 편이 좋은데, 출연진 모두 산수에 대해 감이 없어서인지 무턱대고 큰 수를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 6이나 9를 고르는 것은 그나마 뒤집어서 두 경우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인데, 아마 런닝맨의 까다로운 PD는 이런 식으로 해결한 답을 인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 덧셈 기호 +를 돌려 곱셈 기호 ×로 쓴다거나, 뺄셈 기호 -를 돌려 나눗셈 기호 /로 쓰는 것도 역시 인정하지 않을 듯.
가장 먼저 결선 장소에 도착한 팀은 연산기호가 열한 개나 되는 지효, 시원, 민호 팀. 뺄셈 기호가 많아서 단연 유리. 척 봐도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 도착한 소희, 재석, 종국 팀. 뺄셈 기호는 하나도 없고 괄호만 잔뜩이라 도무지 가망이 없어 보인다. 과연 이걸로 1을 만들 수 있을까? 평소 능력자 김종국의 모습이라면 어떻게든 뺄셈 기호 하나라도 확보하고 결선 장소로 왔을 텐데, 이번 방송에서는 평소의 날카로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세 번째는 효린, 석진, 광수 팀. 곱셈 기호가 잔뜩이라 곤란할 뻔했으나, 그나마 뺄셈 기호가 둘이어서 괄호랑 잘 섞어 쓰면 1을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다.
아마도 전세계 수학과에서 현대대수학 교재로 가장 널리 쓰이는 책이 John B. Fraleigh의 A First Course in Abstract Algebra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한국어 번역판도 있어서,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은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Fraleigh의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이상하게도 이 이름이 "프렐라이"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알파벳 a를 "에"로 소리내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어째서 "프랠라이"도 아닌 "프렐라이"가 되었는지도 이상하고 leigh를 "라이"로 읽는 것도 철자로는 짐작이 잘 안 된다. 실제로 물리학자 Rayleigh를 "레일리"로 읽는 것만 봐도 leigh를 "라이"로 읽는 것은 이상하다.
외국 사람 이름이라는 게 철자와 발음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Fraleigh라는 철자라면 "프레일리"로 읽는 게 아마도 가장 정확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름의 발음을 알려주는 사이트들을 보아도 역시 "프레일리"로 읽도록 되어 있고.
이제부터는 좋은 교재를 써 주신 Fraleigh 선생님께 감사하는 뜻에서라도(?) "프레일리"로 읽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 학교 사범대학 교육문제연구소에서 주관한 행사인 "한국 다문화 교육의 도전과 전망"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내 전공이랑은 거리가 좀 먼데, 현재 교육문제연구소 간사를 맡고 있다 보니 이런저런 일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사범대에서 처음으로 주관한 큰 행사인 데다, 특히 예산 문제 때문에 아주 골치가 아팠는데, 어찌어찌 별 문제 없이 잘 끝났다.
자료집을 넉넉하게 준비한다고 300부를 찍었는데, 학생들도 엄청나게 많이 오고, 외부 손님들도 많이 와서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할수없이 연락처 남겨 주면 나중에 추가 인쇄해서 보내준다고 하였다. 100부 정도 더 찍자는데 금액이 50만원 정도 더 들게 생겼다.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인데. 이걸 팔아 수익사업으로...
수학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호나 문자는 해당하는 단어의 머릿글자를 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부피를 나타낼 때 흔히 쓰는 문자 V는 volume의 첫글자이다.
그렇지만 모든 기호와 문자가 다 이런 것은 아니어서, 전혀 상관 없는 글자가 쓰이기도 한다. 예전에 뉴스그룹 sci.math에서 직선 y=mx+n에서 기울기를 나타내는 m이 무슨 단어를 뜻하는지로 토론이 벌어졌는데, 엄청나게 긴 댓글들이 달린 후 내려진 결론은 허무하게도 "별 뜻이 없는 것 같다"였다.
이처럼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문자 가운데 하나가 아마도 넓이를 나타낼 때 쓰이는 S가 아닐까 싶다. 당연히 area의 머릿글자 A를 써야 마땅할 것 같은데, 왜 S를 쓰는 것일까?
사실 영미권 책에서는 넓이를 나타내는 문자는 거의 모두 A를 쓰고 있다. S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 그런데도 넓이를 S로 나타내게 된 것은 아마도 입체도형의 겉넓이(surface area)를 나타내는 S를 평면도형에도 별 생각 없이 남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도 넓이를 나타낼 때 S를 쓰는 것을 보면, 일본 교재를 참고해서 우리나라 교과서를 만들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들은 S가 square의 머릿글자라고 하면서, 넓이를 재는 것이 정사각형(square)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를 재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좀 억지스러워 보인다. 그런 식이라면 부피도 V가 아니라 cube의 C로 나타내어야 할 테니까.
굳이 A를 피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도형의 꼭지점을 나타낼 때 보통 A, B, C, ...로 표시하니까 A 대신 다른 문자를 쓴다는 정도인데, 이 역시 필연적인 이유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직선의 기울기를 아무 상관 없는 m으로 나타내는 것처럼 문자는 무얼 쓰든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넓이는 반드시 문자 S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 이런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장이라고 해 봐야 "그렇게 쓰도록 배웠다"는 게 다여서, 문자를 무얼 쓰든 상관 없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를 못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