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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14:03

종이접기 물고기 Other interests2016.09.14 14:03

유지원 박사님의 오리가미 물고기 이야기를 보고 떠오른 생각.


로버트 랭의 물고기
로버트 랭의 물고기 CP

저 물고기는 현존 최고의 origamist라 할 만한 Robert Lang(본업은 물리학자)의 작품으로, CP(crease pattern)로 보는 것과는 달리 단계가 꽤 많아서 깔끔하게 접기가 만만치 않다. 내가 좋아하는 물고기는 Davor Vinko의 작품으로 CP도 훨씬 간단하고, 아주 금방 접어낼 수 있다. 
(풀칠은 해야 한다.)


그런데 Vinko의 물고기는 꼬리 부분에 안팎이 뒤집히는 부분이 있어서 양면이 다른 색종이로 접으면 색이 뒤섞여서 덜 예쁘다. 그래서 Vinko의 model도 양면이 같은 종이로 접었다.

Vinko는 나중에 이 부분을 물고기 머리 부분에 종이를 한 번 뒤집어 접는 방법으로 해결하여 더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꼬리 부분에 색이 섞이지도 않으면서, 머리 부분만 다르게 색을 넣어서 아주 멋지다.


접는 방법(diagram)은 여기(1/2)여기(2/2).

Vinko의 물고기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눈인데, 종이를 우그려 넣는 방식이 재미있다. Vinko는 이런 방식을 이전에 다른 작품에도 시도했는데, 물고기에서 아주 잘 구현되었다. Vinko는 이 방식을 이용하여 부엉이도 만들었다.



부엉이의 큰 눈에 아주 잘 어울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다른 origamist에게도 영감을 주어, Lang만큼이나 지존인 Joseph Wu 선생은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었다.

 

Owl (inspired by Davor Vinko)

더 발전하여 이런 것도.


Horned Owl

Wu 선생은 CP도 공개하셨으나, 나는 CP만 보고도 접어내는 analyst 수준이 아니다 보니 구경만. -_- 아무튼 종이접기의 새로운 표현 방식이 다양한 작품으로 발전해 가는 것을 보니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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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1 05:22

유니코드와 상대성 이론 Blog & Blogger2016.09.11 05:22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머그(mug)가 있었다. "I ♡ UNICODE"라는 문장에서 유니코드(unicode)로 표현된 하트 ♡가 깨져서 네모로 나타난 것이었다.



아주 기발한 유머였다. 인터넷에서도 아주 호평.

이 유머를 보다가, 유니코드가 깨져서 네모로 나타나는 걸 이용한 장난 하나가 떠올랐다.


어차피 \(E = mc^2\)을 "E = m c square"로 읽으니까 유니코드가 깨져도 말이 되는 상황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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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22:14

레카만 수열의 기묘한 성질 Math2016.09.09 22:14

수학의 세계에는 별별 희한한 수열들이 많다. 피보나치 수열이나 메르센 수처럼 이름 붙은 유명한 수열도 있지만, 해괴한 규칙에 따라 만들어지는 수열도 있고, 뭔가 다른 계산을 하다가 나왔는데 아직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수열도 있다. 이런 수열들 가운데 비교적 수학적 의미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들을 모아놓은 웹사이트가 있다. 수학자 슬론(Neil James Alexander Sloane)이 만든 On-Line Encyclopedia of Integer Sequences, 줄여서 OEIS가 그것으로, 처음에는 슬론이 종이에 적어 가며 수집한 목록 정도였지만, 지금은 독립된 도메인으로, 내용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항목 수만 25만 개가 넘는다. 현재는 OEIS Foundation에서 관리하고 있다.


슬론은 OEIS에 있는 수열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레카만 수열(Recamán sequence)을 들고 있다. OEIS 분류 번호 A005132인 이 수열은 콜롬비아의 수학자 베르나르도 레카만 산토스(Bernardo Recamán Santos)가 제안한 것으로, 규칙이 좀 희한하다. 먼저 \(a_0=0\)으로 둔다. 그 다음부터는 \(a_n = a_{n-1}-n\)으로 계산하되, 만약 이 값이 양수가 아니거나, 양수이더라도 이전 항에 이미 나온 수라면 \(a_n = a_{n-1}+n\)으로 바꾸어 계산한다.


몇 개 항을 계산해 보면, \(n=1\)일 때, \(a_0-1 = -1\)은 양수가 아니므로, \(a_1 = a_0+1 = 1\)이 된다. 이어서, \(n=2\)일 때, \(a_1-2=-1\)이므로 \(a_2 = a_1+2=3\)이 된다. 같은 식으로, \(a_3 = a_2+3=6\)이다. \(n=4\)일 때, \(a_3-4=2\)인데, 이전 단계에서 \(2\)가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a_4 = 2\)가 된다. 그 다음 항은 \(n\)을 더하여 \(a_5=a_4+5=7\), \(a_6=a_5+6=13\), \(a_7=a_6+7=20\)이고, 여덟 번째 항은 \(n=8\)을 빼서 \(a_8=a_7-8=12\)가 된다. 이런 식으로 70항까지 계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0,1,3,6,2,7,13,20,12,21,
11,22,10,23,9,24,8,25,43,62,
42,63,41,18,42,17,43,16,44,15,
45,14,46,79,113,78,114,77,39,78,
38,79,37,80,36,81,35,82,34,83,
33,84,32,85,31,86,30,87,29,88,
28,89,27,90,26,91,157,224,156,225,
155

Recamán 수열500항까지 구한 Recamán 수열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라면, 이 수열의 항이 모두 다를지 그렇지 않으면 같은 값이 나올 수 있을지일 것 같다. \(a_{n-1}-n\)이 이전 항에 나타나면 \(a_{n-1}+n\)을 계산하지만, \(a_{n-1}+n\)이 이전 항에 나타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질문은 간단히 답할 수 있다. 위에서 구한 항을 보면, \(a_{20}=a_{24}=42\)이므로 Recamán 수열에는 같은 값이 나올 수 있다. \(a_{18}=a_{26}=43\)도 위 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수열에 중복되는 값이 나올 수는 있는 것은 쉽게 알 수 있겠는데, 이 수열이 모든 자연수를 만들어 낼 수는 있을까? 이 수열의 \(n\)번째 항은 앞 항과 \(n\) 차이가 나니까 그럴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열이 커졌다가 작아졌다가를 반복하는 형태여서 모든 자연수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인다. 어느 쪽이 참일까?


2001년에 AT&T의 앨런 윌크스(Allan Wilks)는 \(10^{15}\)번째 항까지 계산한 결과에 나타나지 않은 가장 작은 자연수가 \(852655 = 5 \times 31 \times 5501\)임을 발표하였다. 2010년에는 인텔의 컴퓨터 공학자인 벤자민 채핀(Benjamin Chaffin)이 \(10^{230}\)번째 항까지 계산해서, 여전히 \(852655\)가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과연 이 수는 Recamán 수열에 절대 나타나지 않는 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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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4 01:43

대학수학 맛보기 - 미분형식 Math2016.08.24 01:43

지난 번 “대학수학 맛보기”에서 적분 이야기를 했으니, 다음은 미분 이야기를 하면 적당할 것 같다. 뭔가 순서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기분 탓이다. 고등학교에서 미분을 처음 배울 때, 함수 \(y=f(x)\)의 미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frac{dy}{dx} = \lim_{\Delta x \to 0} \frac{\Delta y}{\Delta x} = \lim_{\Delta x \to 0} \frac{f(x+\Delta x)-f(x)}{\Delta x}\]

그러고 \(dy/dx\)를 “미분계수(differential coefficient)”라고 부른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기묘하고 마술 같은 식이다. 이름부터 이상하다. 저 값이 어딜 봐서 “계수”라는 말인가? 또, 순진하게(?) 생각하면 \(dx=\lim_{\Delta x \to 0}\Delta x\)처럼 보이는데, 그러면 분모가 \(0\)이 되어 버린다. 그러니까, \(dx\)는 \(\Delta x\)에 해당하는 값이면서 \(0\)은 아니어야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아니, 애초에 \(dx\)니 \(dy\)니 하는 게 무엇인지부터 분명하지 않다. 수를 나타낸다고 하면 분모와 분자가 모두 \(0\)인 분수가 되어 말이 안 되고, 수가 아니라고 하면 \(dy\)를 \(dx\)로 나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실제로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을 개발했을 때 직면한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dx\)와 \(dy\)는 수도 아니고, 수가 아닌 것도 아닌 정체불명의 그 무엇이었다.

라이프니츠는 \(dx\)와 \(dy\)를 “미분(differential)”이라 부르고 무한소(infinitesimal)로 생각하였다. \(dy\)를 \(dx\)로 나누는 대신
\[dy=(?)dx\]
꼴로 생각하고 물음표에 해당하는 값을 “미분에 붙어있는 수”라는 뜻에서 “미분계수”라고 불렀다. 미분계수가 미분계수로 불리는 이유이다.

아마도 무한소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라이프니츠 철학의 핵심 개념인 모나드(monad)를 착안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무한소를 이용한 설명은 그럴 듯하기는 하지만, 무한소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여 논리적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라이프니츠는 “연산 규칙을 분명하게 정해 놓고 이 규칙들을 적절히 적용하기만 한다면, 그 개념이 다소 모호하다고 해도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과를 얻게 된다.”라고 하였다. 어찌 보면 철학자답지 않은 발언 같기도 한데, 어쨌든 그의 통찰력만은 대단했다.

미분 개념의 모호함 때문에,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미분계수 \(dy/dx\)를 분수처럼 생각하지 않고, \(d/dx\)를 하나의 기호로 다루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분수가 아니라는 뜻에서, \(dy/dx\)를 “디 와이 디 엑스”로 읽어야만 한다고 가르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좀 심한 것 같다. 어찌 됐든 저 모양은 분수꼴이므로 “디 엑스 분의 디 와이”라고 읽어서 안 될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도 라이프니츠가 애초에 분수 모양을 의도하고 만든 기호이므로, 분수처럼 생긴 것을 분수처럼 부르지 못하면 억울하지 않은가. 홍길동도 아닌데.

라이프니츠의 착상(의 위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아마도 다음 등식
\[\frac{dz}{dx} = \frac{dz}{dy}\times\frac{dy}{dx}\]
일 것 같다. 바로 연쇄 법칙(chain rule)이다. 모양만 놓고 보면 \(dy\)를 약분하면 등식이 성립한다. 실제로 이 증명도 \(dy\)를 약분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만 \(dy\)가 \(0\)이 되는 경우, 즉 함수 \(y(x)\)의 증가량이 \(0\)인 경우를 따로 다루는 것이 조금 다를 뿐이다.


고등학교에서 \(dx\)와 \(dy\)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도록 한다지만, 사실 적분만 봐도 이런 원칙은 바로 이상해진다. 적분

\[\int f(x)\,dx\]

는 \(dx\)를 분리해서 표기하고 있으며, \(x=g(t)\)로 치환적분할 때

\[\int f(x)\,dx = \int f(g(t)) \frac{dx}{dt}\,dt\]

는 분모의 \(dt\)와 마지막 \(dt\)가 약분되는 형태를 드러내는 식이고, 무엇보다 저런 치환적분을 할 때 \(x=g(t)\)의 양변을 \(t\)로 미분한다면서

\[dx = g'(t)\,dt\]

라는 계산을 겁도 없이(?) 마구 한다는 점에서 \(dx\)니 \(dy\)니 하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분리해서 생각해도 문제가 잘 풀리도록 기호가 설계되어 있다.


이런 엉성한(?) 개념으로 뉴턴, 라이프니츠는 물론, 오일러, 가우스, 코시 등등 수많은 천재 수학자들이 어마어마한 업적을 쌓아올렸다. 그러다 이 개념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해석학이라는 분야로 크게 발전하였다. 어떤 면에서는, 미적분학은 좋은 함수가 가지고 있는 좋은 성질을 공부하는 과목이고, 해석학은 나쁜 함수가 가지고 있는 나쁜 성질을 공부하는 과목이라 할 수 있을지도.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17세기 수학과는 달리 현대 수학에서는 벡터 개념을 이용하여 \(dx\)와 \(dy\)를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잘 다룰 수 있다.


함수 \(y=f(x)\)의 그래프를 그렸다고 생각하자. 지금은 좋은 함수의 좋은 성질을 설명하는 것이므로, 이 함수는 미분 가능한 함수로 생각한다. 미분을 한다는 것은 함수에 대한 선형 근사를 찾는 것이라 할 수 있고, 함수의 그래프를 생각하면 각 점에서 접선을 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접점은 주어져 있으므로, 접선의 기울기만 알면 접선을 그릴 수 있다.


이제 접점 \(\mathrm{P}\)를 시점으로 하고 접선의 한 점을 종점으로 하는 벡터를 그리면, 접벡터들의 집합 \(T_{\mathrm{P}}\)는 1차원 벡터 공간이 된다. 이 벡터 공간에서 벡터를 하나 골라 \(\mathbf{v}\)라 하자. 이때 \(dx\)와 \(dy\)는 \(\mathbf{v}\)에 실수를 대응시키는 함수로 생각한다. \(dx(\mathbf{v})\)는 \(x\)축 방향 변화량, \(dy(\mathbf{v})\)는 \(y\)축 방향 변화량을 뜻한다. 아래 그림에서 \(a=dx(\mathbf{v})\)이고 \(b=dy(\mathbf{v})\)이다.




벡터 \(\mathbf{v}\)가 접선에 놓여 있으므로, 두 실수 \(dx(\mathbf{v})\)와 \(dy(\mathbf{v})\)는 일정한 비를 이룬다. 즉,

\[dy(\mathbf{v}) = k \, dx(\mathbf{v})\]

가 되고, 접선의 기울기인 비례상수 \(k\)는 \(\mathbf{v}\)의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일정하다. 이 부분이 바로 무한소를 벡터 개념으로 대체한 것이다. 임의의 \(\mathbf{v}\)에 대하여 위의 등식이 성립하므로, 간단히

\[dy = k\,dx\]

라 둘 수 있다. 그러니까 위 등식은 두 함수 \(dx:T_{\mathrm{P}} \to \mathbb{R}\)와 \(dy:T_{\mathrm{P}} \to \mathbb{R}\)가 비례 관계임을 뜻한다. \(k\)의 값은 접점 \(\mathrm{P}\)의 좌표(의 \(x\)-성분)에 따라 결정되므로, \(x\)에 대한 함수로 생각할 수 있다. 원래 함수 \(y=f(x)\)로부터 유도되어 나오는 이 새로운 함수를 도함수(導函數, derivative)라 하고 \(f'(x)\)로 나타내면,

\[dy=f'(x)\,dx\]

라는 익숙한 등식이 된다. \(dx\)와 \(dy\)가 무엇인지, 분리해서 써도 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함수 \(dx\)처럼 벡터에 실수를 대응시키는 함수를 특별히 미분형식(differential form)이라 부른다. 이제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적분이란 미분형식에 작용하는 연산자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관점에서는, 적분 \(\int_a^b f(x)\,dx\)에서 기호 \(\int_a^b\)가 적용되는 대상은 함수 \(f(x)\)가 아니라 미분형식 \(f(x)\,dx\)이고, 적분은 [벡터에 실수를 대응시키는 미분형식]에 [실수]를 대응시키는 특별한 연산자가 된다.


사실 이런 개념 없이도 미분계수를 정의하고, 주어진 함수를 미분하고 적분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이런 복잡해 보이는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이와 같이 한 개념을 엄밀하게 정의하면 그 개념을 확장하는 것이 매우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변수 함수 \(z=f(x,y)\)에서 “미분”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 경우는 변수가 두 개이므로, \(dz/dx\)나 \(dz/dy\) 하나만으로는 함수를 묘사하기가 어렵다. 이제 앞서 보았던 미분형식을 생각하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dz(\mathbf{v})\)를 \(dx(\mathbf{v})\)와 \(dy(\mathbf{v})\)에 대한 식으로 나타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벡터 \(\mathbf{v}\)는 당연히 \(z=f(x,y)\)로 주어지는 곡면의 접평면에 속하는 벡터가 된다. 1변수 함수에서 접선에 속하는 접벡터를 생각했던 것처럼, 2변수 함수에서는 접평면에 속하는 접벡터를 생각하는 것이다.


벡터 \(\mathbf{v}\)가 점 \(\mathrm{P}\)에서 접하는 평면 위에 놓여 있다고 하면, 세 축 방향의 증가량들 사이의 관계식은

\[dz(\mathbf{v}) = (♠︎)\,dx(\mathbf{v}) + (♡)\,dy(\mathbf{v})\]

라는 일차식 형태로 표현되고, \(dy(\mathbf{v})=0\)인 벡터 \(\mathbf{v}\)에 대하여 생각하면 첫 번째 계수 (♠︎)는 \(y\)를 상수로 생각한 상태에서 \(f(x,y)\)를 \(x\)로 미분한 것과 같다. 이 미분계수를 \(\left.\frac{\partial{f}}{\partial{x}}\right|_{\mathrm{P}}\)로 나타낸다. 같은 식으로, \(dx(\mathbf{v})=0\)인 경우를 생각하면 두 번째 계수 (♡)는 \(x\)를 상수로 생각한 상태에서 \(f(x,y)\)를 \(y\)로 미분한 것과 같고, 이 미분계수는 \(\left.\frac{\partial{f}}{\partial{y}}\right|_{\mathrm{P}}\)로 나타낸다. 이제 전체 결과를 정리하면

\[dz = \left.\frac{\partial{f}}{\partial{x}}\right|_{\mathrm{P}}\,dx + \left.\frac{\partial{f}}{\partial{y}}\right|_{\mathrm{P}}\,dy\]

가 된다.


이로써 우리는 변수가 몇 개이든 함수가 하나 주어지면 그 미분을 같은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런 게 바로 일반화의 위력이고 수학의 위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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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9 07:34

정다면체와 한 점 Math2016.07.09 07:34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의 책 Mathematical Circus에 정삼각형이 대한 흥미로운 등식이 실려 있다. 한 변의 길이가 \(d\)인 정삼각형 ABC가 있고 한 점 P가 주어질 때, 점 P와 세 점 A, B, C 사이의 거리 \(a=\overline{\rm PA}, b=\overline{\rm PB}, c=\overline{\rm PC}\)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등식이 성립한다.

\[3(a^4+b^4+c^4+d^4) = (a^2+b^2+c^2+d^2)^2\]



네 문자에 대해 대칭을 이루고 있어서 무척 아름답게 느껴지는 등식이다. 이 결과를 다른 도형으로 일반화할 수 없을까?


1995년에 수학자 John Bentin은 정삼각형을 일반화하여 정사면체, 그리고 이를 \(n\)-차원에서 일반화한 \(n\)-정단체(regular simplex)에 대한 등식을 얻었다. \(n\)개의 꼭짓점을 갖는 \((n-1)\)-정단체의 한 모서리의 길이가 \(d_0\)이고, 한 점 P에서 각 꼭짓점에 이르는 거리가 \(d_1, d_2, \dots, d_n\)일 때,

\[n(d_0^4+d_1^4+\dots+d_n^4) = (d_0^2+d_1^2+\dots+d_n^2)^2\]

이 성립한다. \(n=3\)인 경우, 앞서 보았던 정삼각형에 대한 등식이 된다.

 

1997년에 Bentin은 이 결과를 정다각형으로도 일반화하였다. 반지름 \(r\)인 원에 내접하는 정\(n\)각형의 각 꼭짓점에서 한 점 P에 이르는 거리를 \(d_1, d_2, \dots, d_n\)이라 할 때, \(d_i^2\)들의 평균을 \(s^2\), \(d_i^4\)들의 평균을 \(q^4\)이라 하면

\[q^4 + 3r^4 = (s^2 + r^2)^2\]

이 성립한다.

정삼각형의 경우, 한 변의 길이가 \(d\)인 정삼각형의 외접원의 반지름이 \(d/\sqrt{3}\)이니까, 이 값을 위 등식의 \(r\)에 대입하면 처음 언급하였던 등식이 된다.


이제 당연한 질문은 이 결과를 다른 정다면체로 확장할 수 있느냐이다. 여기에 대한 연구는 거의 되어 있지 않았는데, 최근에 정육면체와 이를 고차원으로 일반화한 초입방체(hypercube), 그리고 정팔면체와 이를 고차원으로 일반화한 정축체(orthoplex)에 대해서도 비슷한 등식이 성립함이 밝혀졌다.


\(n\)-차원 초입방체는 \(2^n\)개의 꼭짓점을 가지고 있다. 각 꼭짓점에서 한 점 P에 이르는 거리들을 \(d_1, d_2, \dots, d_{2^n}\)이라 하고, \(d_i^2\)들의 평균을 \(s^2\), \(d_i^4\)들의 평균을 \(q^4\)이라 하면,

\[q^4 + \frac{4(n+1)}{n^2}r^4 = \left( s^2 + \frac{2}{n}r^2 \right)^2\]

이 성립한다.


\(2n\)개의 꼭짓점을 가지는 \(n\)-차원 정축체(orthoplex)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꼭짓점에서 한 점 P에 이르는 거리들을 \(d_1, d_2, \dots, d_{2n}\)이라 하고, \(d_i^2\)들의 평균을 \(s^2\), \(d_i^4\)들의 평균을 \(q^4\)이라 하면,

\[q^4 + \frac{4(n+1)}{n^2}r^4 = \left( s^2 + \frac{2}{n}r^2 \right)^2\]

이 성립한다.


신기하게도(?) 전혀 다른 두 정다면체에 대한 등식이 똑같이 생겼다. 뿐만 아니라, \(n\)-정단체(regular simplex)에 대한 등식도 \(s^2\)과 \(q^4\)을 이용하여 다시 쓰면 또다시 똑같은 등식 

\[q^4 + \frac{4(n+1)}{n^2}r^4 = \left( s^2 + \frac{2}{n}r^2 \right)^2\]

이 된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세 종류의 정다면체에 대한 증명은 완전히 별개이지만, 등식 자체가 똑같이 생겼다는 점에서 무언가 통일성 있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어쩌면 정단체는 자기 자신과, 초입방체와 정축체(orthoplex)는 서로 쌍대(dual)라는 사실로 무언가를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정다면체에 대해서는 어떨까? 정십이면체와 정이십면체에 대해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4차원에서는 정단체(4-regular simplex), 초입방체(4-hypercube), 정축체(4-orthoplex) 외에 세 개의 4차원 정다면체가 더 존재한다. 이 도형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요약:

1. 정\(n\)각형에 대해 \[q^4 + 3r^4 = (s^2 + r^2)^2\]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2. \(n\)차원 정단체(regular simplex), 초입방체(hypercube), 정축체(orthoplex)에 대하여 \[q^4 + \frac{4(n+1)}{n^2}r^4 = \left( s^2 + \frac{2}{n}r^2 \right)^2\]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3. 위 등식에 대한 통일성 있는 설명을 할 수 있을까?

4. 다른 정다면체에 대해서도 비슷한 등식이 성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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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 11:08

[미연시] 9. 그밖에 Life in campus2016.05.21 11:08

1.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한국에서 쓰던 070 전화를 들고 와서 연결하면 한국으로 전화 거는 건 한국 시내 전화 요금 정도로 해결된다.


2. 미국에서 찍은 사진을 양가 부모님께 전하려니, 다들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시는 데다, 이메일로 보내기에는 사진의 양도 문제였다. 번거롭기도 하고. 그래서 어머니 댁 컴퓨터에 미리 내 구글 아이디를 저장해 놓고 온 다음, 폰의 사진을 구글 포토에 연동시켜 놓았다. 그러면 폰으로 찍은 사진이 구글 포토에 업데이트 될 때마다 한국에서 새 사진을 보실 수가 있다.


3. 한국에서도 안 보던 TV 프로그램들을 미국 와서 열심히 보고 있다. 아무래도 여기서는 저녁에 갈 데도 없고 해서 한국 드라마 같은 걸 많이 보게 된다. 한국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몇 시간만 지나면 바로 동영상이 올라온다. 주로 보는 사이트는 http://www.ondemandkorea.com 회원 가입 필요 없고, 광고만 봐 주면 된다. 광고가 지겨우면 구글 크롬에서 광고차단 확장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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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 10:49

[미연시] 8. 은행 계좌 Life in campus2016.05.21 10:49

미국에서 생활하려면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여행 다닐 생각을 하니, 아무래도 미국 전역에 지점이 많은 Bank of America가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가까운 지점에 갔더니, 은행 창구에서 처리하지 않고 자기 사무실 따로 있는 Personal Banker를 통해야 했다.


우리 상황을 열심히 설명하고 서류 작성 다 하고 나니, 담당자가 매니저에게 승인 받아야 한다면서 나갔다 오면서 North Korea 국민에게는 계좌를 개설해 줄 수 없다고 한다. 한참 얘기까지 나눠 놓고서 North Korea라니! 우리는 North가 아닌 South Korea에서 왔다고 하니까 미안하다면서 다시 절차를 진행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엄청나게 걸려서 세 시간을 넘겼다. 아무리 미국 일처리가 느리다지만 너무 심한 수준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맡기려는 현금을 보고, 우리가 꽤 부자인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돈을 보관만 하는 대신 이자가 나오는 계좌를 만들라고 권했고, 그게 뭔지 잘 모르는 우리는 권하는 대로 saving account를 만든 게 문제였다. 이런 거 안 만들고 그냥 해외 송금 가능한 계좌만 만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자라고 해 봐야 3센트가 불었는데, 이것도 수익이라고 온갖 서류 작업을 다 해야 했다. 나중에 Bank of America 다른 지점에 갔더니, 그곳 Personal Banker가 saving account 필요 없다며 다 정리해 주었다.


아무튼 처음 갔던 지점에서 일종의 직불 카드인 Debit card를 만들었고, 거의 모든 결제는 이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아내와 공동으로 만든 계좌여서 Debit card도 우리 부부 각자 하나씩 만들었다. Debit card 사용 방법도 잘 몰라서 처음에는 꽤나 헤맸다. 특히 마트에서 결제할 때마다 Cash back을 물어서 이게 뭔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결제하면서 현금을 인출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물건 사고 결제할 때, cash back $100을 선택하면, 직원이 $100을 꺼내서 준다. 현금인출기를 볼 수가 없어서 미국 사람들은 매번 은행 가서 돈 찾나 했더니, 그냥 가까운 월마트 같은 곳에 가면 현금을 찾을 수 있는 구조였다.


Debit card는 주소지와 다른 곳에서 큰 금액을 쓰면 승인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걸 모르고 롤리에 장보러 갔다가 낭패를 겪었는데, 어딘가 여행 가는 경우에는 BoA에 미리 연락해서 승인을 받아 두어야 한다. 문자로 오거나 전화로 연락이 오면 답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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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 10:06

[미연시] 7. 아이들 학교 Life in campus2016.05.21 10:06

연구년을 오면 골치 아픈 일 가운데 하나가 아이들 학교 문제이다. 한국과 미국의 학기 시작일이 달라서 학사 일정을 맞추기도 어렵다. 주마다 방학이 제각각이라 이런 것도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기왕이면 개학하기 조금 전에 가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아들은 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있었고, 미국에서는 Kindergarten에 해당하는 나이였다. 우리딸은 한국에서 6학년에 진급하게 되는데, 미국에서는 이미 작년 9월에 6학년이 시작되어서 6학년 중간에 들어가야 했다. 여기서는 K부터 5학년까지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9학년까지가 중학교에 해당한다.


학군에 해당하는 우리딸 학교에 찾아가서 물어보니, 오늘부터 바로 다닐 거냐고 물어서 당황스러웠다. 각종 행정처리 마치려면 며칠 걸릴 줄 알았는데, 그날 바로 다닐 수 있다니. 그래서 다음 날부터 다니겠다고 하고, 각종 학용품부터 사러 다녔다.


미국은 초등학교가 K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Kindergarten은 우리나라의 유치원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 아들은 영어를 배운 적도 없고, 미국 초등학교가 꽤 엄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대신 preschool에 보내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preschool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의사소통이 안 되면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 또, 화장실 볼일도 혼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해서 그냥 초등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학년 중간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입학에 해당하는 일이어서, 예방접종과 건강검진 기록을 제출하라고 한다. 예방접종은 한국에서 미리 발급 받아 왔는데, NC에서는 수두 예방 접종을 두 번 받아야만 한단다. 한국에서는 한 번이면 되는데. 진작에 알았으면 한 번 더 맞고 올 수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좀 헤맸다. 근처 소아과에 가서 물어보니 비용이 비싼 곳도 있었고, 기존 진단 기록 없으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병원도 있었다. 다행히 보건소에서 무료로 예방 접종을 해 줘서 돈 안 들이고 해결했다.


문제는 건강검진 결과. 이건 기껏해야 애 키 재고, 몸무게 재고, 특정 질환 같은 거 적어주는 게 다인데, 이것 때문에 $100 가까운 돈을 내는 건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다니던 소아과에 검진 양식 보내서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우편으로 받으려면 너무 시간이 걸려서 핸드폰으로 찍어서 전송 받았다. 처음에는 팩스로 받아봤는데, 하필 양식 바탕에 색깔이 있어서 전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쪽 학교에는 교복이 있었다. 한국과는 달리 색깔만 세 가지 정도 지정되어 있고, 브랜드 드러나지 않는 옷이기만 하면 아무것이나 입어도 된다. 이런 방식이면 부모에게 부담도 덜 할 것 같아서 괜찮은 제도 같다. 매달 마지막 날에는 자유복을 입을 수 있는데, 학교에서 규칙을 위반하면 자유복 입는 자유를 박탈당한다. 규칙을 위반할 때 체벌을 가하는 대신, 권리를 제한하는 방식도 흥미로운 제도였다.


중학교는 매일 시간표가 일정해서, 운동 좋아하는 우리딸은 매일 체육시간 있다고 완전 좋아했다. 첫 날부터 운동 소녀의 모습을 유감 없이 드러내서 담임 선생님이 감탄하는 메일을 보내왔다. 영어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수학과 체육은 별 문제 없이 잘 따라갔다. 수학은 오히려 내용이 너무 단순하고 선생님 수업도 재미없고 수준이 낮다고 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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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일 년 머물 곳에서 새 차를 살 필요는 없어서 중고차를 사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차에 대해 잘 아는 분께 부탁 드리는 게 좋아서, 염치불구하고 이쪽 대학에 계신 한국 분께 부탁을 드렸다. 이 동네보다는 주도인 롤리(Raleigh) 쪽 중고차가 낫다고 해서 한 시간 반쯤 차를 타고 갔다. 몇 군데 매장을 둘러 보고 차를 고르고 가격 흥정까지 잘 끝냈다. 그런데 결국 차를 못 샀다. 문제는 보험.


차를 사려면 차량 보험이 있어야 한다. 이걸 미리 가입할 수도 없는 게, 차량 보험에 가입하려면 타고 다닐 차량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구매 직전에 보험에 가입해서 그걸로 구매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롤리 쪽에 있는 한국인 보험 에이전시 번호를 받아 두어서 연락을 했더니,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인에 비해 보험료가 네 배 정도라고 말한다. 차량이 급하긴 하지만 이건 금액 부담이 너무 커서, 같이 가신 분도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구매를 보류하라고 충고한다. 그래서 차량 구매는 없던 일로.


차는 며칠 이따 다시 보러 가기로 하였다. 당장은 렌트카가 있으니, 이동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운전면허를 따기로 하였다. 미국 주마다 다른데, NC에서는 국제면허로 일 년 동안 운전할 수 있어서 굳이 면허를 따지 않아도 차를 모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운전면허증이 신분증 역할을 하기에 아무래도 면허를 따는 편이 낫다. 매일 여권을 들고 다니는 게 위험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면허를 따려면 신청하고 지정된 날짜에 가서 시험을 봐야 하지만, NC에서는 DMV(Division of Motor Vehicles)라는 곳에 가서 필기 시험과 실기를 보면 된다. 한국어 교본도 있다고 해서 알아보러 DMV에 갔더니 그런 거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한국어 교본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필기 시험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보러 갔는데, 담당 직원이 인적 사항 확인하고는 갑자기 현미경처럼 생긴 기구를 들여다 보라고 하면서, 보이는 표지판을 설명하라고 한다. 잘 모르는 표지판도 있어서 모르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무슨 표지판인지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표지판 모양과 색깔만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게 시력 검사였다. 그러고는 한쪽에 있는 컴퓨터에 가서 필기 시험을 보라고 한다. 얼떨결에 그 자리에 필기 시험을 본 것이다.


필기 시험은 랜덤하게 문제를 보여 주고 올바른 보기를 고르는 형식으로, 25문제 가운데 5개 이상 틀리면 불합격이다. 한국어 교본은 못 구했지만, 시험은 한국어로 볼 수 있었다. 문제 자체는 비교적 상식적이어서 어렵지 않는데, 유효 기간이나 벌점 같은 건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맞히기 어렵다. 나는 마지막 25번 문제를 틀리면서 딱 다섯 문제 틀려서 불합격. 아내는 세 문제 틀려서 합격했다. 다행히 필기 시험은 매일 한 번, 몇 번이든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인터넷 뒤져 보면 한글로 기출 문제 설명해 놓은 사이트들이 있어서 필기 시험은 금방 붙을 수 있다. 나도 며칠 후 다시 봐서 합격했다.


실기 시험은 감독관이 같이 타고 지시대로 도로 주행 한 번 하고 오면 끝이다. 단, 운전을 하려면 차량 보험이 있어야 한다. 차를 아직 못 산 상태라 어쩌나 했는데, 렌트카 보험으로도 실기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 면허증은 렌트카용이어서 나중에 차를 산 다음에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일반 차량용으로 면허증을 교체해야 한다.


실기 시험은 한국보다 훨씬 쉬워서 내 아내는 한 방에 합격. 생소한 용어라면 좁은 도로에서 유턴하는 방법인 3-point turn 정도인데, 이게 뭔지는 YouTube 같은 데서 찾아보면 된다. 그런데 나는 필기에 이어 실기도 불합격. 다른 것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교차로에서 잠깐 기다리다가 오른쪽에서 오던 차들이 충분히 멀고 속도도 느려서 그대로 건너갔더니 감독관이 차를 세우라고 했다. 오른쪽에서 오는 차 못 봤느냐고 해서, 위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는데 이게 실수였다. 실기 시험에서는 STOP 사인, 교차로에서는 무조건 3초 이상 정차. 교차로에서는 양쪽에 차가 아예 안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교차로에서 미국인들도 적당히 눈치 보고 건너가던데, 별 생각 없이 따라 했다가 불합격 되었다. 필기와는 달리, 실기 시험은 한 번 불합격하면 일주일이 지나야 다시 시험을 볼 수 있다. 횟수 제한은 없다고. 


면허와 관련하여 기묘했던 일이 있었다. 나는 방문 교수여서 J1 비자, 내 아내는 배우자로 J2 비자인데, DS-2019 확인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는 실기에 합격해도 면허증 발급이 바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내 아내는 이런 절차가 필요 없어서 바로 발급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초청장 받고, 각종 서류 발급 받아서 온 나는 면허가 바로 안 나오고, 그런 거 없이 배우자로 온 아내는 바로 면허가 나온다는 말이다.


롤리까지 갔다가 결국 못 샀던 차를 다시 알아보았다. 미국에서는 중고차 업체들이 Kelley Blue Book이라는 웹사이트에 매물을 올려 둔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 미리 원하는 차량 가격을 알아보고 간다고 한다. 우리는 혼다 CR-V를 사기로 했는데, 마침 이쪽 동네 업체에 적당한 물건이 나왔다고 해서 먼저 이쪽 업체부터 가 보았다. KBB에서 본 차량은 좀 문제가 있어 보였는데, 다른 차량이 가격도 적당해서 구매하기로 하였다.


지난 번에 차를 못 샀던 이유가 보험이 너무 비싸서였는데, 그 동안 알아보니 Sunrise라는 에이전시에서 유학생이나 방문 교수를 상대로 싼 가격에 차량 보험을 처리해 주고 있었다. 아는 사람들은 아예 한국에서 미리 가입하고 와서, 바로 차를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저 회사는 중개만 하는 곳이고, 실제 보험은 AIG에서 담당하는 것이어서 업체도 믿을 만하였다. 보험 가입하려면 구매하려는 차량 내역을 보내주고 견적을 먼저 받아야 하는데 미리 가입했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이 정보를 준 유학생은 한국에서 면허가 없었다고 해서 어떻게 미국에서 면허를 땄나 궁금했다. 한국 면허가 없으니 우리처럼 렌트카 보험을 이용할 수도 없고, 차량 보험이 없으면 면허 시험을 볼 수가 없으니 애초에 면허를 딸 방법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차량 보험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운전 가능한 타인으로 잠깐 등록한 다음, 그 보험을 가지고 면허 시험을 본 것이었다. 다행히 일주일 정도 타인 등록하는 건 추가 비용이 없는 보험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미국에서 면허를 딸 사람은 주마다, 보험마다 다른 기준을 미리 잘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


차를 사고 며칠 지나 실기 시험을 보았다. 이번에는 초보스럽게 운전해서 간단히 합격. 나는 제대로 된 차량 보험으로 시험을 봤기에 아내와 달리 바로 정식 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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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10:52

[미연시] 5. 집과 차 Life in campus2016.05.17 10:52

미국에 도착하여 친구 집에 며칠 묵으면서 집을 보러 다녔다. 사실 친구네 집과 같은 단지에 있는 집이 나와 있어서 그 집으로 가려 했는데, 하필이면 출국 직전에 나가 버려서 새로 집을 구해야 했다.


인터넷으로 보고 한국에서 미리 계약하고 가는 분들도 있던데, 사진으로 보는 집과 실제 집이 너무 다른 데다, 시골 동네이다 보니 집이 부족하거나 집세가 무지막지한 곳도 아니어서 직접 가서 보고 결정하자고 생각하였다. 물론 재워줄 친구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몇 군데 둘러보다 2층짜리 타운하우스가 나와 있어서 가 보니 내부공사중이었다. 앞서 보았던 단독 주택들에 비해 신기할 정도로 환하고 따뜻해서 식구들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우리 아이들은 미국 드라마에서 보던 "계단 있는 이층집"이라며 좋아했다. 획일적인 아파트에서 살던 한국 아이들에게야 신기하게 생긴 집일 수밖에. 게다가 이 집은 학군도 좋은 곳이었다. 집을 구할 때 학군을 따져볼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역시 이런 건 현지의 한국 사람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둘러 볼 때는 난방이 고장나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1월말에 춥지 않은 집이었다. 아마 양쪽에 집이 붙어 있어서 열손실이 적어서 그런 것 같다. 이 동네는 집세가 그리 비싸지 않아서, 집주인에게 아예 12개월치를 한번에 줄 테니 깎아달라고 얘기했다. 미국이란 나라는 저금도 거의 안 하는 곳이라 그런지 이 정도 목돈은 평생에 한 번 만져볼까말까한 수준이라고 한다. 흔쾌히 깎아줘서 비교적 쉽게 집 문제가 해결되었다. 다만 내부 공사에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해서 며칠 호텔에 묵었다. 친구 집에 너무 오래 신세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미국에서는 큰 돈을 직접 주고 받는 일은 별로 없고, 보통 개인 수표를 이용한다는데, 우리는 아직 계좌도 개설하지 않은 상태라 들고 온 현금을 줘야 했다. 큰 돈을 직접 주고 받으면 마약상으로 오해 받기 쉽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이 머니 오더(money order)라고 한다. 현금을 들고 큰 마트 같은 곳에 가서 발급 받는 것으로, 은행 대신 마트가 발급하는 자기앞 수표 같은 걸로 생각하면 되겠다.


뉴욕 같은 대도시가 아닌 한, 미국은 자동차 없이는 이동이 전혀 불가능한 곳이다. 며칠 동안 주변 분들에게 신세를 지며 차를 얻어 타고 다녔는데, 호텔에 따로 나와 있으려니 차를 구하는 게 당장 급한 일이었다. 아무 차나 살 수도 없는 일이어서, 우선 렌트카를 계약했는데, 이 비용이 만만찮았다. 차값 자체는 얼마 안 되었는데, 보험이 문제였다. 


렌트카를 몰고 다니는 것 자체는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간 국제 면허증을 쓸 수가 있었는데, 차량 보험이 없으니까 렌트카 회사에서 제공하는 보험에 가입해야 했고, 이 비용이 상당했다. 일주일 정도 차를 빌렸는데, 백만원쯤 나왔으니까. 사실 집 수리를 맡은 업자가 일을 질질 끄는 바람에 호텔 생활 며칠 더 하고, 차도 며칠 더 빌려서 부담이 더 컸다.


입주 직후 인터넷 설치 신청을 했다. 요즘은 전화 대신 채팅으로 상담할 수 있어서 영어 부담을 좀 덜 수 있다. 이 집에는 케이블 티비는 기본 옵션으로 있어서 해당 업체에 TV+전화+인터넷 통합 상품을 신청했다. 전화는 필요없다고 했는데, TV+인터넷만 설치할 수는 없고, 전화는 안 쓰면 비용 청구 없다고 해서 이 상품으로 신청했다. 미국에서는 모든 일처리가 다 느린데, 놀랍게도(?) 신청한 지 이틀 만에 설치 기사가 왔다. 라우터도 빌려준다고 해서 모두 설치했다.


이 인터넷 상품은 30일 동안 350기가만 넘지 않게 쓰면 기본 요금이 청구되는 방식이다. 350기가면  보통 반도 쓰기 힘든 양인데, 한국 방송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매일 이용했더니 한계에 가깝게 썼다.


핸드폰도 새로 개통했다. 한국에서 쓰던 폰을 살려 쓰고 싶었으나, 이상하게도 내 아이폰4는 유심을 사서 끼워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분명히 컨트리락 풀려 있다고 확인하고 들고 왔는데도. 일단 아내는 싼 안드로이드폰을 하나 샀고, 나는 며칠 동안 웹사이트 뒤져서 아이폰6 언락폰을 하나 샀다. 아내와 나 둘 다 요금은 straighttalk에서 제공하는 $45짜리 무제한 통화, 무제한 문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였다. 매달 카드 사서 동전으로 PIN 번호 긁고 입력하는 불편이 있기는 하지만, 여행 다니거나 하려면 아무래도 데이터를 많이 쓰게 될 것 같아서 가장 적절한 방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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