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coworker들과 논문 토의를 하다가 좀 오래된 어떤 논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한 20년 동안 이 논문의 결과를 더 발전시킨 것이 없다는 말에 설마 싶어 MathSciNet에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Citations From References: 0 으로 나온다. 이 논문을 인용한 논문이 없다는 것은 발전된 새로운 결과가 없다는 뜻. 그런데 Citations From Reviews에는 한 편의 논문이 있다고 되어 있어서 좀 이상하다 싶어 마우스를 눌러 보았다.
그랬더니, 똑같은 제목에 발표 연도가 3년 후인 논문이 한 편 review 되어 있었는데, review 내용을 보니 원 논문이랑 똑같은 결과다. 마지막 줄을 보니, This paper is identical to a paper published earlier *** 라고 되어 있다. 저자인 Laila Rashid의 논문을 검색해 보니, 몽땅 표절이다. 그것도 제목까지 그대로 베낀.
예전 egloos 시절에 썼던 글에서 루마니아의 Danut Marcu가 저지른 표절 행각을 다룬 적이 있는데, 이번 건의 주인공인 이집트의 Laila Rashid는 무슨 생각인지 제목까지 똑같이 베낀 논문을 여러 저널에 중복 투고하는 황당한 짓까지 저질렀다.
아마도 처음 몇 편을 듣보잡 저널에 보내서 실은 걸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가, 우리나라처럼 SCI 편수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표절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은데, Danut Marcu처럼 제목이라도 좀 바꾸지 무슨 생각으로 제목까지 그대로 베꼈는지 한심할 정도다. 어쩌면, 기왕 하는 표절, 제목까지 똑같이 베끼자는 게 표절에 대한 자신의 철학일지도. -_-
최근 정부는 정부출연연구소 통폐합의 일환으로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3개 부설 연구소(국가수리과학연구소,국가핵융합연구소, 극지연구소)를 본원에 통폐합시킨다는 결론을 낸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 신설된 수학연구소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설립은 60여년에 걸친 수학계의 오랜 숙원이었으며 2년여(2003~2004)에 걸쳐 다방면의 의견수렴과 정책검토를 통해 고등과학원과 차별화된 기능과 미션수행을 목표로 그 타당성을 인정받아 설립되었습니다. 본 연구소는 국가과학기술 발전의 근간으로 대두되고 있는 산업응용수학연구의 수행을 위해 2005년 10월 1일에 설립된 기관으로 수리과학 분야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정부출연연구소입니다. 수리과학연구소의 통폐합은 현 정부의 기초과학 지원 정책과 반대되는 조치라고 사료됩니다.
빌게이츠도 언급한 바와 같이 수학은 모든 기초과학의 기초입니다. 겨우 하나 만들어진 수학연구소를 없애는 것은 한국의 장래를 매우 어둡게 하는 처사입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국가에서는 다수의 수리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도 많은 수가 설립되고 있고 설립계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수년간의 노력으로 설립된 하나의 연구소 마저 행정상의 숫자놀음 (연구소 숫자 감축)으로 해체하려 하고있습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고등과학원과 미션과 기능이 전혀 다른 기관입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산업응용수학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이며 고등과학원은 기초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설립된 순수기초과학 연구기관입니다. 이렇게 상이한 기관에 흡수시키는 것은 수리과학 연구소를 없애고 그 연구를 중단하라는 처사입니다.
더구나 그 절차에 있어서도 수학계와 기초과학계의 자문을 구하여 신중히 처리해야 할 사안을 이렇게 졸속으로 공문하나를 일방적으로 내려보내 물밑에서 처리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라 사료됩니다.
기본적으로 그리스 문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쓰는 좌횡서 체계이므로 글자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다.
나는 딱 한 글자만 일부러 반대 방향으로 쓰는데, 바로 감마(γ). 이 글자는 아무리 써 봐도 로마자 r와 헷갈렸다. 오른쪽을 말아올려도 봤지만 어색하기만 하고. 그래서 아예 반대 방향으로 써 보니 깔끔하기에 그때부터 일부러 반대 방향으로 쓰고 있다. 어차피 그리스 어 문장을 쓰는 것도 아니고 글자 하나 쓰는 거니 방향이 무슨 상관이랴.
pgr21 게시판에서 "곱셈을 덧셈보다 먼저 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보니 일종의 환원주의라는 생각이 든다. 그 논리인즉슨, "곱셈은 덧셈을 간단히 표현한 것이니까 곱셈을 덧셈으로 바꿔 넣는다고 생각하면 곱셈을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것인데, 그냥 척 봐도 반론을 생각할 수 있겠다.
우선, 곱셈이라는 연산이 단순히 덧셈을 간단히 표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거야 2를 3번 더한 것이지만, 는 어쩌라고? 를 번 더하나? 어떤 점에서는 트집 잡기...
또, 곱셈이 덧셈을 간단히 표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문제이다. 왜 굳이 곱셈을 "먼저" 덧셈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에서 을 로 먼저 바꾸어야 할 논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것은 그저 "곱셈을 먼저 계산한다"라는 규칙을 표현만 바꾼 것뿐이다.
이런 예를 생각하면 좀더 분명해질 것 같다. 정수의 뺄셈은 덧셈에 대한 역원을 이용하여 모두 덧셈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연산에 대한 우선순위를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은 로 바꿀 수도 있고, 로 바꿀 수도 있다. "어느 쪽을 먼저 바꿔 넣느냐"는 것은 결국 "어느 연산을 먼저 하느냐"와 똑같은 얘기가 된다.
방문자 유입 경로를 보니 pgr21.com이 여럿 나와 있었다. Unofficial Progamer Ranking Site라고 하는데, 프로고 아마고 게이머와는 관련이 없는 이곳을 어쩌다 오셨나 싶어 보니, 사칙연산에서 왜 덧셈보다 곱셈을 먼저 하는지에 대해 200개가 넘는 댓글로 격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197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Steven Weinberg는 글도 잘 쓰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 그가 썼던 "처음 3분간"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cherub님이 소개한 Weinberg의 글이 'When I received my undergraduate degree - about a hundred years ago'로 시작한다니 유머 감각도 뛰어난 분 같은데, 마침 이 구절을 보니 지난번 칠레에서 만났던 Larry Gerstein 교수가 생각난다.
이 분은 내 전공 분야에서 좋은 논문을 많이 쓰신 분인데, 칠레 학회에 갈 때 Santiago 공항에서 처음 뵈었다. 처음 본 인상이 딱 ... "코미디 배우"였다. 웃음짓는 눈매 하며, 농담을 어찌나 잘 하시는지 코미디의 포스가 흘러 넘치는 분이었다. Puerto Montt 행 비행기를 탈 때도, 나와 내 지도교수가 좌석번호 때문에 거의 마지막까지 탑승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먼저 탑승하면서 우리 보고 비행기 날개에 앉아 갈 거냐고 해서 웃기기도 하셨다.
학회 때 오전 세션 마지막에 발표를 하셔서 이것저것 발표 내용에 대해 여쭈어 보다가 한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그때 같은 테이블에 있던 젊은 수학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논문 심사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17개월 째 에디터가 아무 답도 하지 않는 논문(결국 20개월 만에 reject를 먹은 그 논문)에 대해 얘기하면서, 선생님께서는 얼마나 기다려 보셨느냐고 했더니....
"About one million years."
그 당시는 지금처럼 이메일이 있던 시대도 아니어서, 논문을 보내놓고 매일 우편함만 보고 사셨다고.
참고로, 안정효 씨의 책 "번역의 테크닉"에서 Bernstein을 "번스틴"으로 읽는 것이 맞다고 나오는데, Gerstein도 마찬가지. "거스타인"이 아니라 "거스틴"으로 읽는 게 맞다고 한다.
예전에 모 방송에서 111+1x2가 얼마냐는 문제에 대해 224를 답으로 한 바람에 여러 사람들이 113과 224로 의견이 나뉘어 싸우는 일이 있었다. 초등학교 교육만 제대로 받았어도 절대 틀릴 수가 없는 문제인데, 어찌된 일인지 224가 정답이라고 우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사실 사칙연산에서 덧셈, 뺄셈보다 곱셈, 나눗셈을 먼저 하는 것은 잘 알려진 규칙이지만, 이 규칙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칙연산을 표현하는 방법은 두 수 사이에 연산자를 쓰는 infix 방식이다. 이 방식의 단점은 연산의 우선 순위를 나타내기 위해 괄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x2)+(3x4)를 괄호 없이 나타내기는 불가능한데, 흔히 쓰는 전자계산기에 M+와 같은 기억용 버튼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고로 연산자를 뒤에 쓰는 postfix 방식으로는 "(1에 2를 곱한 것)에 (3에 4를 곱한 것)을 더하라", 즉 "1 2 x 3 4 x +"로 괄호 없이 나타낼 수 있다.
egloos의 Rudy 님도 지적했지만, 곱셈과 나눗셈을 먼저 한다는 것은 사실 곱셈과 나눗셈 연산에 있는 괄호를 생략하는 것이다. 즉, 111+1x2는 사실 111+(1x2)를 줄여쓴 것이다. 어차피 infix 방식은 우선 순위를 나타내는 방법이 필요하므로, 덧셈이든 곱셈이든 어느 한 쪽의 괄호를 생략하는 규칙을 정하는 편이 표기를 간단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왜 하필 곱셈과 나눗셈에 있는 괄호를 생략하는 것일까? 앞서 말한 대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곱셈, 나눗셈이 아니라 덧셈, 뺄셈에 있는 괄호를 생략한다고, 즉 사칙연산에서 덧셈, 뺄셈을 곱셈, 나눗셈보다 먼저 한다고 처음부터 규칙을 정했다고 해도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과 같은 규칙이 정해진 것은 곱셈, 나눗셈의 괄호를 생략하는 쪽이 조금이라도 편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음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인데, 보다시피 곱셈에 붙어 있는 괄호가 더 많으니 곱셈 쪽의 괄호를 생략하는 편이 낫다.
두번째로는 덧셈은 계산이 간단하지만 곱셈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수식을 나타낼 때, 때로는 그 결과를 끝까지 계산해서 나타내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이 경우 수식을 적당히 정리해서 간단한 형태를 만드는데, 예를 들어 (123x456)+789와 123x(456+789)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 456+789와 같은 덧셈은 간단하게 하나의 수로 고칠 수 있지만 123x456을 하나의 수로 고치는 것은 좀 불편하다. 그렇다면 이 수식은 (123x456)+789와 123x1245로 나타낼 수 있고, 역시 곱셈 쪽의 괄호를 생략하는 편이 조금이나마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