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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에 해당되는 글 10

  1. 2007.11.19 덴마크 회색 코끼리 15
  2. 2007.11.19 무서운 스펀지: 시계 마술 9
  3. 2007.11.17 방송 출연 2
  4. 2007.11.12 방송 출연 10
  5. 2007.11.10 방송 한번 나왔을 뿐인데 5
  6. 2007.11.09 무서운 스펀지 19
  7. 2007.10.08 걱정되는 스펀지 31
  8. 2007.10.03 격자 곱셈의 원리 1
  9. 2007.10.01 격자 곱셈 2 1
  10. 2007.09.30 격자 곱셈 1
2007. 11. 19. 14:33

덴마크 회색 코끼리 Other interests2007. 11. 19. 14:33

지난 토요일 방송되었던 스펀지에서 심리 마술을 하나 다루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먼저, 1부터 9까지 수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그 수에 9를 곱한다.

그 결과에서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한다.

더한 결과에서 5를 뺀다.

A, B, C, D, E, F, ...에서 위에서 나온 수에 해당하는 글자를 고른다. 예를 들어, 에서 5를 뺀 결과가 3이면 세번 째 글자를 고른다.

영어 국명이 그 글자로 시작하는 나라 이름을 쓴다.

그 나라 이름의 두 번째 글자로 시작하는 동물 이름을 쓴다.

그 동물의 색깔을 쓴다.

그 결과는 "덴마크 회색 코끼리"?

이 마술의 트릭은, 처음에 어떤 수를 고르든, 알파벳은 네 번째 D를 고르게 되고, D로 시작하는 나라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떠 오르는 것은 Denmark, 두 번째 글자인 e로 시작하는 동물은 대부분 elephant를 고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가끔 전혀 엉뚱한 나라, 엉뚱한 동물을 고르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오늘 고등과학원 사람들과 점심을 먹다가 이 마술을 얘기했더니, 한번 해 보자고 한다. 한 분에게 마지막 답을 물었더니 Egypt 얼룩 무늬 giraffe라고 답을 하는 게 아닌가.

그 분과 주고 받은 대화.
 
"아니, 어쨌길래 처음에 E가 나왔어요?"

"처음에 어떤 수를 고르든, 항상 4가 나오잖아."

"예."

"... 네 번째면 E 아닌가?"

네 번째면 E라고 할 수 있긴 하다. 0, 1, 2, 3,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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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9. 14:16

무서운 스펀지: 시계 마술 Math2007. 11. 19. 14:16

11월 16일 금요일 저녁, "무서운 스펀지" 녹화를 하고 왔다. 이번 패널은 홍록기, 한다민, 홍경민, 박미선, 한경, 동해, 이지연, 윤아.

내가 맡은 부분은 시계 마술.

참가자 한 사람에게 1부터 12까지 수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그 수부터 시작해서 마술사의 지시에 맞춰 차례대로 수를 세어 20이 되는 순간 "스톱"을 외치면, 마술사의 손이 처음 골랐던 수에 멈추는 마술이다.

원리는 간단해서, 21-x 번 수를 세어 x에 도착하려면, 9번째부터 12, 11, 10으로 짚어가면 된다. 문제는 이걸 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려니 초난감.

웬만하면 수식을 안 쓰고 싶었는데, PD는 수식이 있어야 좀 있어 보인다고. 비교적 알기 쉬운 설명 방법도 생각을 했는데, 패널들과 주고 받으며 진행하다 보니 깜빡하고 놓쳐 버렸다. 스펀지 한 회를 통틀어 이것 하나만 했다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너무 길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너무 급하게 해 버렸다. 그 와중에 시계 숫자를 짚을 때 실수도 하고.

이지연 아나운서는 그 와중에 열심히 계산을 해서 원리를 파악해 내는 모습을 보였고, 말로 설명을 하지는 못했지만 홍경민도 내가 생각했던 "비교적 알기 쉬운 설명 방법"을 알아낸 것 같았다.

녹화가 끝날 무렵 소감을 얘기할 때, 탤런트 한다민이 (누군지 몰랐는데, 커피 프린스 1호점에 나왔던 "별"이었다.) 고등학교 때 수학을 좋아했는데, 오늘 수학과 관련된 걸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집에 가서 정석 다시 봐야겠다고. 언제 따로 한번 만나서... 굽신굽신

아무튼 이번 촬영은 나 자신에게 너무 불만족스러웠다.

짤방은 혹시 해 보고 싶은 분을 위한 큰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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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7. 18:11

방송 출연 2 Other interests2007. 11. 17. 18:11

어제 11월 16일 또 녹화를 하고 왔다.

아, 그런데 설명하다가 실수도 하고 말해야 할 걸 빼먹기도 하고, 지난 주에 비해 너무 엉망으로 해서 화가 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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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2. 22:52

방송 출연 Other interests2007. 11. 12. 22:52

지난 11월 10일 토요일 저녁에 방송된 "무서운 스펀지" 녹화에 갔다 왔다. 날짜는 방송 전날인 11월 9일.

처음에는 녹화 시각인 8시까지 오라더니, "전문가 선생님들"을 모시고 하는 형태가 처음이라 리허설을 해야겠다며 4시 반까지 오란다. 내가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도 아니어서, 그거 너무 이르다고 했더니 죄송하다면서 30분 봐줬다.

여의도 KBS 별관에 도착한 게 5시. 대기실에서 스튜디오 대본 받고 작가들과 얘기 좀 하다가 5시 반쯤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패널, 방청객 없이 사회자 두 명과 전문가 선생님들만 자리를 잡았다. 스펀지 2.0으로 개편되면서 등장한 사회자는 이휘재, 정은아. (이하 존칭 생략)

이휘재는 TV에서 보던 거랑 별로 다르지 않았다. 조금 더 어려 보이는 정도? 정은아는 진~짜 날씬한 몸매였다. 저렇게 말라서 어쩌나 싶은 정도였다.

내 왼쪽 자리는 연세대 심리학과 김민식 교수. TV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분이었다. 이 분이 맡은 부분은 생각하였던 카드를 없애는 마술. 이거 사실 내가 작가들에게 재미삼아 "이런 것도 있죠"하고 보내 준 거였다. 나보고 하라길래, 그건 수학이랑 아무 상관 없고, 차라리 인간의 심리와 관련이 있다고 했더니 심리학과 교수를 섭외한 것이다. 김민식 교수 말씀으로는 "연락이 왔을 때 일단 하겠다고는 했는데, 이런 건 줄 미리 알았으면 못하겠다고 할 걸 그랬다"라고. 사실 이런 마술은 한 명에게 단 한 번 해야 하는 것인데,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하는 건 당연히 들통나기 쉬운 것이어서 별로 적절한 소재는 아니었다.

리허설 때는 시간도 줄이고 전문가 선생님들의 긴장도 풀 겸, 전문가가 길게 설명하는 순서에 사회자가 몇 가지 가벼운 질문들을 하였다. 첫 번째 주제였던 "타이타닉 호 침몰을 예견한 소설이 있었다"를 설명하였던 한국외대 성경준 교수에게 이휘재가 질문을 하였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상상플러스에서 자주 쓰던 구절인데, 옆에서 누군가가 "뉴욕에서 4박5일"이라고 토를 단다. ㅋㅋ

뭐, 이런 저런 대화와 말 맞추기를 하다가 카드 마술 순서가 되었다. 자료화면을 보던 이휘재, 비명을 지른다. 흠, 트릭을 알면 얼마나 실망을 할꼬.... 내가 맡은 ABCDE 다섯 칸에서 말을 움직이는 마술에서는, 이휘재가 직접 해 보겠다고 했다가 아주 힘들었다. 하필 태어난 해가 12월이라고.... ^^;

리허설을 마치고 다시 대기실. 초밥 도시락을 먹고 분장. 넥타이도 바꾸어 메고, 머리에 뽕도 좀 넣고. 8시가 다 되었는데, 패널 몇 사람이 아직 못 왔다고 한다. 마이크 달아야 하니 무대 뒤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지금 팀이 인터뷰 하느라 5분에서 10분쯤 걸릴 것 같다"는 말들이 스태프 사이에 오가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키 크고 잘 생긴 애가 하나 쓱 들어온다. 팀이다. 어허 연예인을 1미터 거리에 두고 보다니. 서로 목례를 주고 받았다.

그 사이 방청객 교육이 있었다. 감탄사도 그냥 하면 안 되고, 야유도 톤이 있고, 웃는 것도 절도가 있고, 방청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전문가 자리에 앉아 있으니 패널들이 차례로 들어온다. 홍록기. 오옷, 모습은 TV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데, 뭐랄까, 에너지가 넘친다고 할까. 흥겨운 기운이 뭉클뭉클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낯선 얼굴 하나가 우리 쪽에 와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 가는데 도저히 누군지 모르겠다. 신인 탤런트인가? 자리에 가서 앉은 다음에 보니, 이지연 아나운서다. TV에서 볼 때는 "저 얼굴로 어떻게 아나운서"라는 평이 대부분이던데, 실물이 훨씬 나았다. 잠깐 한눈 팔다 보니 아래쪽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박미선. 큰 키에 마른 몸매라 "늘씬"이라는 말이 딱 맞아 보였다.

나는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 "FT 아일랜드"의 이홍기가 들어올 때와 "초신성"의 박건일이 들어올 때는 방청객 반응이 엄청났다. 녹화가 8시였는데, 내가 방송국에 왔던 5시부터 로비에서 선물 들고 기다리던 여학생들이 있을 정도였으니....

녹화가 시작되었다. 리허설 때 계속 실수하더니, 이휘재는 또 시작하면서 "스펀지 2.0"을 "스페셜 2.0"이라고 한다. NG!......를 외칠 줄 알았더니 그냥 간다.

타이타닉이 끝나고 9.11과 관련된 여러 사건들과 기묘한 우연의 일치들을 다루었다. 스튜디오에서 직접 노트북으로 Bush his the facts를 입력해 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컴맹인 이휘재가 버벅거리자 팀이 직접 해 보겠단다. 무대로 내려와서 날렵한 타자로 메모장에 Bush hid the facts를 치고 저장. 다시 열었더니 그대로다.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와르르.

엔터를 몇 번 치고 문장을 입력한 탓이어서 다시 첫 줄부터 입력했더니 된다. 되는 게 당연하지. 자료화면에 나온 컴퓨터에서만 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이런 종류의 이상한 일이 사실은 우연의 일치라는 설명까지 나온 다음, 그 자리에 있던 유일한 외국인인 계명대의 핀치 교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핀치 교수가 몇 마디 대답을 한 다음, "오늘 날짜가 마침 11월 9일이다"라고 했더니 스튜디오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9.11을 뒤집은 11.9라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런 지적을 받으니 다들 깜짝 놀랐던 것. 그런데 그 와중에 누군가 "지금 9시 11분이야!"라고 하는 바람에 방청석에서는 비명이 나오고 스튜디오가 아주 난리가 났다.

나랑 내 왼쪽의 김민식 교수는 "아니, 뭐 이런 우연의 일치를 가지고 저렇게 호들갑이냐"며 사람들이 한번 암시에 걸리니까 아주 반응이 격렬하다는 둥하는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정리가 좀 된 다음, 카드 마술 순서가 되었다. 방송을 많이 해 본 분이어서인지, 카메라가 돌아가니 아주 여유있는 표정으로 방송을 한다. 어찌나 느긋하고 유창하게 잘 하는지 똑같은 장면을 여러번 찍어보기라도 한 듯했다.

김민식 교수가 우려하던 대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 마술을 하다보니 트릭이 너무 금방 들통이 났다. 그래도 무난하게 마무리. 패널 중에는 박미선에게 카드를 골라보게 했는데, 나중에 소녀시대의 윤아가 자기도 해 보겠다면서 "꼭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해서 웃겼다. 드디어 내 차례다.

움직이는 조건도 약간 복잡하고 해서 방송에 쓸만한 소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각자 움직여 볼 수 있도록 도구까지 일일이 다 만들어 놓았다. 마지막까지 움직인 다음, 패널들이 다른 사람들은 뭐가 나왔나 보더니 이상하다면서 난리다. 수학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신기하긴 했나 보다. 도착 지점을 미리 쓰겠다면서 내 자리에서 쓱쓱 쓰고 있었더니 FT 아일랜드의 이홍기가 그걸 또 몰래 훔쳐봤다. "아까 저 분이 쓰는 걸 봤는데 D라고 쓰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그런가 하고 해 봤는데 정말 D가 나오는 거예요!"란다. 재밌는 친구다.

문제의 해설을 할 차례인데, 그냥 설명하려니 너무 밋밋해서 "불변량(invariant)"을 조금 강조하고 예를 하나 들었다.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어도 홍록기 씨 윤아 씨의 나이 차이는 항상 일정하죠." 생각 외로 반응이 조용하다. 그래서 한 마디 덧붙였다. "꽤 많이 나죠?" 그제야 다들 웃는다. 음, 내가 맡은 부분이 편집 당하지는 않겠구만.

휴... 끝났다. 남아 있던 다른 몇 가지 주제도 들으며 녹화를 끝냈다. 그냥 있으려니 지겨워서, 방송 중에 나온 몇 가지 오류들을 끼적거리면서 앉아 있었다. 나중에 일부 다시 찍을 때 참고하라고. 그런데 사회자의 마지막 멘트가 끝나자 스태프들이 "수고하셨습니다"란다. NG 한 번 안 부르고 그냥 주욱 찍은 다음 편집하는 것이다. 어쩐지 예전 스펀지를 보면 잘못된 듯한 부분도 그냥 넘어가는 것 같더라니.

막판에 정리하고 스튜디오를 나가려다 보니 홍록기가 인사하고 나가는 중이었다. 쫓아가서 사진 한 장 같이 찍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흔쾌히 응한다. 표정도 좋고 사진이 아주 잘 나왔다. 녹화 중에 놀리는 듯한 말을 해서 좀 죄송스러웠는데 미처 사과도 못했다. 홍록기 씨, 혹시 이 글을 본다면, "그때 나이 가지고 놀려서 죄송합니다." 꾸벅.

방송 마치고 주차장을 나오려는데, 작가가 주었던 주차할인권이 작동을 안 한다. 정산이 되지 않아서라나. 주변에 있던 사람에게 물어보니, 할인권을 가지고 정산소에서 정산을 해야 나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산소 직원은 9시까지 근무라서 이미 퇴근해 버렸다. 이런 난감할 데가. 주차 요금이 10분에 1000원이라니, 5시전에 와 있던 우리는 3만원 넘는 요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냐고 했더니, 본관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거기서 정산하고 오면 된다나. 본관은 24시간 정산 가능하단다. 이런, 차단기 돌파하고 말지 그 짓을 어떻게 하나.

작가에게 전화했더니, 자기들도 별관 주차장이 9시까지 정산되는 줄은 몰랐단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6시 이후는 무료여서 계산할 필요 없다는 점. 어쩔 수 없이 무인정산기를 이용하여 정산을 하니 7000원. 경차 할인 50%도 받지 못했으니 주차비는 고스란히 손해를 본 셈이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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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0. 22:57

방송 한번 나왔을 뿐인데 Blog & Blogger2007. 11. 1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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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삼백명이던 방문자 수가 5000명을 넘게 폭주.

정말 무서운 스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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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9. 23:50

무서운 스펀지 Math2007. 11. 9. 23:50

11.10(토) 6시 40분.

내가 맡은 주제는 "ABCDE 마술"이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방송에도 나오지만, 이것은 불변량(invariant)를 이용한 것으로, 여기서 불변량에 해당하는 것은 "홀수/짝수"이다. ①~④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 항상 홀수 번 움직이게 된다. A에서 홀수 번 움직여 갈 수 있는 곳은 B 아니면 D. 여기서 오른쪽으로 두 칸 움직이면 그 자리는 반드시 D가 된다.

그나저나, 이거 원, 아직 교수가 아닌데 "교수님"이라고 자꾸 부르니 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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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8. 17:45

걱정되는 스펀지 Math2007. 10. 8. 17:45

격자 곱셈에 대한 인터뷰가 취소되어서 안타까워(?) 하던 차에, 스펀지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달력에 숨겨진 신기한 사실을 다루려 한다면서 이유를 설명해 달란다.

그 신기한 사실이란 무엇인고 하니, 달력에서 같은 요일의 첫 주와 네 번째 주의 날짜의 합과 두 번째 주와 세 번째 주의 합이 같다는 것이다. 전화가 왔던 날인 10월 2일을 예로 들면 2 + 23 = 9 + 16 이다.

아, 스펀지도 이제 갈데까지 갔구나!

이런 거 절대 내보내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힘들게 소재를 찾고 있을 작가로서야 맥빠지는 일이겠지만, 아무리 막장이라도 저런 걸 내보낼 수야 있나.

결국 다른 아이템으로, "142857의 신비"를 다루자고 다시 연락이 왔다. 이거 2003년에 내가 설명하는 걸 다 찍어놓고도 아이템이 통째로 빠지는 바람에 방송에 못 나갔던 주제 아닌가. 좀 오래되긴 했지만 달력보다야 나으니 이걸로 하자고 했다. 그래서 10월 9일 촬영하는 걸로 일정도 잡았고.

머리 싸매고 있을 작가도 도와줄겸 인터넷을 좀 뒤져 보니, 어디서 많이 본 글이 잔뜩 나온다. 저때 내 홈페이지에 142857의 원리에 대해 썼던 글을 누군가 방송 관련 얘기는 싹 빼고 수학 부분만 자기가 쓴 것처럼 블로그에 올려놓았고 그 글이 여기저기 퍼져 나간 것이었다. 나원참 어이가 없어서....

아무튼 이런저런 자료도 전해 주었는데, 어제 다시 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142857이 스펀지의 메인 아이템으로는 못 나갔지만, 내용만 간단히 정리해서 방송에 나간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걸 다시 방송에 내 보낼 수는 없는 일. 결국 제작팀에서 열심히 회의를 한 결과,



그때 그 "달력의 신비"를 하겠단다. -_-


그거 방송 나가면 악플 잔뜩 달릴 거라면서, 그 주제라면 절대로 인터뷰 안 하겠다고 대답해 주었다. 설마 저거 방송하지는 않겠지....

그런데 작가는 왜 끝까지 저 "신비한 현상"의 원리를 알려달라는 걸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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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3. 11:36

격자 곱셈의 원리 Math2007. 10. 3. 11:36

갑자기 방문자 수가 늘어서 확인해 보니, "격자 곱셈"을 검색해서 온 분들이 많았다. 스펀지가 시청률이 별로 높지 않은 걸로 아는데 격자 곱셈은 꽤 재미있는 주제였나 보다.

검색 엔진에 나오는 사이트를 몇 군데 둘러봤는데, 잘못된 정보가 많아서 내가 하나 쓰기로 했다.

이 곱셈법은 고대 인도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어떤 사이트에는 중국에서 사용하던 것이라고 되어 있던데 뭔가 착각을 한 것 같다. 이 곱셈법은 0을 이용한 십진 표기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한자로 수를 표기하는 방법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물론 산가지 같은 것을 써서 똑같은 과정을 거칠 수는 있지만, 적어도 "필산(筆算)"과는 거리가 있다.

스펀지에서는 선을 그어서 곱셈을 했지만, 이것 그냥 쇼일 뿐이다. 가로 선 3개, 세로 선 2개를 그어 교점의 개수를 세어 3x2=6을 구하는 것과 같은데, 당연히 선을 긋는 대신 숫자를 쓰는 쪽이 훨씬 간편하고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123x45를 격자 곱셈법으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1. 윗줄 왼쪽 첫 번째 칸에는 1x4의 결과를, 그 다음 칸에는 2x4의 결과를, 마지막 칸에는 3x4의 결과를 십의 자리 수와 일의 자리 수를 나누어 쓴다.
2. 아랫줄도 마찬가지.
3. 그 다음 대각선을 따라 수들을 더한다. 이때 받아올림을 생각하여 더한다. 왼쪽 첫 번째 칸에는 4뿐이지만, 그 다음 대각선에서 1+8+1+5=15가 나오므로 십의 자리 수 1을 왼쪽에 더하여 5535를 얻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법을 보면 당연하지만 이것은 10을 X로 표현하는 로마 숫자 체계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이 방법을 유럽에 전한 사람은 Fibonacci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자신의 저서 Liber Abaci에서 인도-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한 십진 기수법과 함께 소개하였다. 스펀지에는 Pacioli가 전한 것으로 되어 있던데, Fibonacci가 이삼백 년 먼저 살았던 사람이다.

이 격자 곱셈은 사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곱셈법과 별로 다르지 않다. 위의 123x45를 약간 달리 쓰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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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 위쪽은 123x5, 아래쪽은 123x4를 풀어 쓴 것이다. 현재 우리가 쓰는 곱셈법은 123x5와 123x4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쓰지 않고 받아올림을 이용하여 한 번에 구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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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2007. 10. 1. 22:56

격자 곱셈 2 Math2007. 10. 1. 22:56

KBS 홈페이지에 다시 보기가 올라와 있어서 대충 살펴보았다. 서울교대 교수님이 설명을 한 것 같은데 자막이 흐려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처음에 나한테 연락이 왔을 때, 선 긋는 건 페이크고 그걸 숫자로 바꿔서 하면 현재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곱셈법과 똑같다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그런 내용은 싹 빠졌다.

하기야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예오락 프로그램이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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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
2007. 9. 30. 00:52

격자 곱셈 Math2007. 9. 30. 00:52

지난 주에 촬영이 취소되었던 "격자 곱셈법"이 9월 29일 토요일 스펀지에서 방영되었다.

방송을 보지 못해서 설명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혹시 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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