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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3. 01:09

점 아홉, 직선 넷 Puzzle2008. 10. 13. 01:09

정형돈은 무한대 개념을 말한게 아니다. -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

아홉 개의 점을 지나는 네 개의 직선을 연필을 떼지 않고 그리는 고전 퍼즐이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 이어 무한 도전에까지 등장하였다.


아마도 정형돈이 살짝 기울어진 직선을 길게 그려서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했던 것 같은데, 풀이를 이해하지 못한 제작진이 뻘소리자막만 내보냈나 보다. 이규영 님 블로그에서는 이걸 가지고 댓글로 서로 싸우고 난리가 났다.

워낙 오래된 문제다 보니 이 문제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풀이란 풀이는 다 나와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점을 크기가 있는 원으로 보고 직선 세 개를 긋는 거야 이제는 별로 신선할 것도 없는 풀이이고, 적당한 입체도형에 종이를 붙여서 직선 하나로 해결한다거나, 무지무지하게 굵은 연필로 한 번에 모든 점을 덮는다거나, 비유클리드 기하를 동원하거나, 하여간 "이런 풀이는 제가 처음 아닌가효?"라는 질문에는, 듣자마자 "이미 수십 년 전에 다 나온 풀이입니다."라고 바로 답해도 될 정도다. 이런 간결한 문제에 대해서는 옛날 사람들이라고 해서 지금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 

Sam Loyd의 책에 실린 삽화

사람들이 이 문제의 답을 여러 가지로 생각한 것이 모범 답안이 옳지 않아서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이 문제는 분명히 모범 답안을 의도한 것이고, 그 모범 답안은 이 문제를 걸작이라 부르기에 충분할 정도로 멋지다. 다만 이미 해결된 문제라도 여러 가지 색다른 풀이를 생각해 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소 억지스러운 풀이까지 생각을 해 본 것뿐이다. 여기에 대해 이상한 의미 부여를 해서, 모범 답안이 아닌 다른 풀이를 엉터리라며 발끈하거나, 반대로 모범 답안을 고정 관념에 사로잡힌 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양쪽 다 어리석은 짓이다. 모범 답안에는 감탄 한번 해 주고 황당한 풀이에는 그냥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한번 웃어주면 그만이다. 

한동안 유행했던, 금붕어를 키우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 "아인슈타인 퍼즐"도 비슷한 예라 하겠다. 적당히 표를 만들면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닌데, "전 세계 인구의 98%는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라는 낚시에 낚여 온갖 해괴한 해석이 난무하였다. 아직도 이걸 아인슈타인이 만든 문제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아무튼 이 문제는 아인슈타인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퍼즐은 원작자가 (아마도 실수로) 문제를 약간 모호하게 만들어 놓았지만, 그냥 문제의 의도에 충실하게 한번 풀어 보고, 모호한 부분을 달리 생각하면 어떨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여기서 폭주해서 대발견이라도 한듯이 "이것이야말로 아인슈타인의 진정한 의도"라며 심오한 헛소리를 늘어놓거나 하면 그냥 스스로를 바보로 만들 뿐이다.

한 줄 요약: 퍼즐은 퍼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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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