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13. 15:30
대중적인 수학 잡지 Math2006. 12. 13. 15:30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학 문화에 대한 가장 큰 차이라면, 일본에는 "수학애호가"가 존재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나 수학 좋아해요"라고 했다가는 왕따당하기 딱 좋겠지만, 일본에는 수학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갖기도 하고, 이들을 위한 각종 교양 수학 서적에, 수학 잡지까지 있을 정도니 수학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물론 일본이라고 해서 수학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거꾸로 왕따를 당하는 것도 아니고, 수학 좋아하는 사람이 특이한 취급받는 것이야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수학을 즐길 만한 여건은 갖추어져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수학 잡지라면 수학세미나(数学セミナー)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오른쪽 그림은 2007년 1월호 표지로, 보시다시피 표지부터 화려한 컬러다.
특집 기사는 "클라인이 본 정20면체"로,
이밖에도 일반인을 위한 문제풀이 코너도 있고, 고등수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입문 기사들도 연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여기에 비견될 만한 잡지가 있을까? 그나마 전문 학술지가 아니면서 수학을 다루고 있는 잡지라면 KAIST 수학문제연구회에서 발행하는 Math Letter가 있지만, 아주 작은 판형에 겨우 36쪽에 불과하다. 数学セミナー가 B5 판형에 100쪽 정도되니 양으로는 비교가 안 된다. Math Letter는 내용도 재미있고, 특히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좋은 잡지지만, 기획이나 편집 면에서는 아무래도 전문 출판사에서 내는 책에는 비할 수가 없다.
또 하나의 수학잡지라면, 지금은 나오지 않지만, 70년대 말~80년대 초에 나왔던 "월간 수학세계"가 있다. "수학의 정석"을 펴낸 성지사(成志社)에서 발행했던 잡지로, 고등수학 소개, 수학자들 일화 등이 실려 있어 数学セミナー와 비슷하였다. 판형은 Math Letter 정도였지만, 100쪽 가량의 분량에, 대학 교수들의 글도 실려있어 내용도 꽤 충실한 편이었다. 다만 수학애호가가 아니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여서 본고사 분석이니, 핵심요점 정리니, 一日二題니 해서, 입시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나는 사촌누나가 너댓 권 사 놓았던 걸 몇 년이 지나 처음 보았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때는 이미 책이 나오지 않을 때여서, 그렇잖아도 낡은 과월호들을 걸레가 되도록 또 읽고 또 읽고 하였다. 특히 E.T. Bell의 "Men of Mathematics"를 번역해 놓은 글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만 뒤져도 재미있는 수학 관련 글들이 넘쳐 나는 시대지만, 그때는 이런 잡지도 너무나 귀해서 아무리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도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헌책이라도 구해보려고 부산의 보수동 헌책 상가를 뒤지고 다니기도 하였지만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월간 수학세계"가 그러했듯, 우리나라에서 수학 관련 잡지가 팔리려면 입시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않고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었을 것 같다. 그렇게 하고서도 지금 남아있는 "월간 수학세계"가 거의 없으니, 이후로 누가 수학잡지를 내는 바보짓을 하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일본이나 미국처럼 수학을 다루는 대중 잡지가 제대로 발행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10년? 100년?
물론 일본이라고 해서 수학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거꾸로 왕따를 당하는 것도 아니고, 수학 좋아하는 사람이 특이한 취급받는 것이야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수학을 즐길 만한 여건은 갖추어져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수학 잡지라면 수학세미나(数学セミナー)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오른쪽 그림은 2007년 1월호 표지로, 보시다시피 표지부터 화려한 컬러다.
특집 기사는 "클라인이 본 정20면체"로,
고대부터 조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많은 수학자를 계속 매료시켰던 5 개의 정다면체.라고 설명이 붙어 있다. (일본어를 몰라 번역기에 돌렸음.)
F. 클라인은 정다면체의 군구조로부터 방정식론이나 해석학으로 발전시켜 갔다. 이번은 정20 면체에 주목하고, 거기서부터 퍼져나가는 수학을 살펴보자.
이밖에도 일반인을 위한 문제풀이 코너도 있고, 고등수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입문 기사들도 연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여기에 비견될 만한 잡지가 있을까? 그나마 전문 학술지가 아니면서 수학을 다루고 있는 잡지라면 KAIST 수학문제연구회에서 발행하는 Math Letter가 있지만, 아주 작은 판형에 겨우 36쪽에 불과하다. 数学セミナー가 B5 판형에 100쪽 정도되니 양으로는 비교가 안 된다. Math Letter는 내용도 재미있고, 특히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좋은 잡지지만, 기획이나 편집 면에서는 아무래도 전문 출판사에서 내는 책에는 비할 수가 없다.
또 하나의 수학잡지라면, 지금은 나오지 않지만, 70년대 말~80년대 초에 나왔던 "월간 수학세계"가 있다. "수학의 정석"을 펴낸 성지사(成志社)에서 발행했던 잡지로, 고등수학 소개, 수학자들 일화 등이 실려 있어 数学セミナー와 비슷하였다. 판형은 Math Letter 정도였지만, 100쪽 가량의 분량에, 대학 교수들의 글도 실려있어 내용도 꽤 충실한 편이었다. 다만 수학애호가가 아니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여서 본고사 분석이니, 핵심요점 정리니, 一日二題니 해서, 입시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나는 사촌누나가 너댓 권 사 놓았던 걸 몇 년이 지나 처음 보았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때는 이미 책이 나오지 않을 때여서, 그렇잖아도 낡은 과월호들을 걸레가 되도록 또 읽고 또 읽고 하였다. 특히 E.T. Bell의 "Men of Mathematics"를 번역해 놓은 글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 같으면 인터넷만 뒤져도 재미있는 수학 관련 글들이 넘쳐 나는 시대지만, 그때는 이런 잡지도 너무나 귀해서 아무리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도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헌책이라도 구해보려고 부산의 보수동 헌책 상가를 뒤지고 다니기도 하였지만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월간 수학세계"가 그러했듯, 우리나라에서 수학 관련 잡지가 팔리려면 입시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않고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었을 것 같다. 그렇게 하고서도 지금 남아있는 "월간 수학세계"가 거의 없으니, 이후로 누가 수학잡지를 내는 바보짓을 하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일본이나 미국처럼 수학을 다루는 대중 잡지가 제대로 발행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10년?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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