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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4회 태웅이가 쓴 리포트는 어디로? - 何寶榮

지난 번 글에도 썼지만, 4부에서 보라의 리포트에 태웅이가 끼적거렸던 증명과 보라가 리포트를 돌려받아 펼쳐보았을 때 나온 증명이 다르다. 현빈의 단정한 글씨와는 달리 삐뚤빼뚤한 글씨부터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줄간격이며 글자들의 위치까지 한눈에 봐도 서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말고도 이 장면에는 오류가 몇 군데 더 있는데, "경영수학"이라면서 리포트 제목에는 "경제수학"이라고 쓰는 것도 이상하고, 수학관련 리포트인데 "서론"으로 시작하는 장면도 어색하다.

어쨌거나 태웅이가 증명을 쓰는 장면이 꽤 길게 나오는데, 그 리포트를 그대로 갖다 쓰면 될 것을, 왜 두 리포트가 다른지 모르겠다. 아마도 리포트를 돌려받고 확인하는 장면을 먼저 찍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 갑자기 그럴 듯한 이유가 떠올랐다.

문제는 바로 그 조교! 증명을 끝내고 흐뭇하게 쳐다보는 태웅이에게서 리포트를 뺏어간 바로 그 조교가 현빈의 글씨가 적혀 있는 리포트를 들고 날아버린 거닷!

아래 짤방은 도서관에서 학회지(제목을 보면 아니지만... -_-)에 빠져 있는 태웅이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보라. 4부 대본을 읽을 때부터 뭔가 찌르르하는 느낌이 오는 장면이었는데, 실제 드라마에서도 아주 멋진 장면이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 동작도 없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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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23. 01:03

[눈의 여왕] 아니, 이 사람들이! Other interests2006. 11. 23. 01:03

어허... 이런 실수를 하다니.... -_-

눈의 여왕 2부와 3부에는 수학 얘기가 안 나오고, 4부에서 태웅이가 보라의 리포트를 보다가 마지막 증명 문제를 푸는 증명이 나온다.

원래 내가 제안했던 상황은, 완전 엉터리로 풀어놓은 보라의 리포트를 태웅이가 썩소를 날리며 보다가, 마지막 증명 문제를 보면서, "호오, 이런 게 성립한단 말야? 재미있네."라고 중얼거리다가 자기도 모르게 더 강력한 문제의 증명을 끼적끼적하는 것이었는데, 실제 촬영에서는 이런 모습이 거의 안 나오고 리포트 마지막 장을 보자마자 풀이를 써 넣는다. 1부에서 칠판에 수식을 쓸 때는 그 장면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았는데, 여기서는 약간 아쉬웠다.

그런데 더 문제인 것은 다음 두 장면이다. 아래 짤방에는 안 나오지만, 태웅이가 즉석에서 리포트에 증명을 쓸 때는 "strong version"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보라가 받아든 리포트에는 그 글씨는 온데간데 없고, 전체의 글씨도 다르다. 이거 옥에 티 치고는 너무 크잖아!!!!!!!!!!!!!!!




처음에 내가 풀이를 적어 보낸 것은 정말 리포트 쓰듯이 하는 것이었다. 그랬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태웅이가 증명을 쓴 것은 보라를 위해 숙제를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아름다운 수식에 이끌려 쓴 것이었다. 그래서 풀이를 "연습장 버전"으로 하나를 더 만들어 보냈다.

아마도 제작진 가운데 리포트를 만든 사람이 이 연습장 버전을 베껴 쓰면서 첫 줄을 빼먹은 것 같다. 보나마나 저 두 리포트는 전혀 다른 시각에 만들어진 것이고. 두 리포트가 다르다는 것은 "증명하여라"의 "라"자 위치를 봐도 알 수 있다.

보라의 리포트가 온통 오답이고 마지막 하나만 Excellent인데 교수가 칭찬한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던데, 글씨부터 다를 텐데 그걸 모르겠는가. 게다가 다른 사람이 썼다는 티가 더 나게 하기 위해 일부러 풀이를 연습장 버전으로 쓰기까지 했는데.

다른 문제는 거의 못 푸는 학생이 마지막 증명 문제를, 그것도 더 강력한 부등식을 증명하였으니 당연히 그 증명의 진짜 주인공에게 호기심이 생겼을 것이고, 그런 뜻에서 일부러 보라에게 다음 시간에 나와서 증명을 해 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그 경영학과 교수를 연기한 배우는 어쩐지 정말 감동한 듯한 제스처와 말투여서 조금 걱정스럽다. 약간 놀리듯 비꼬듯 대사를 해야 저 상황에 맞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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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9. 19:05

[눈의 여왕] 현빈 글씨 Other interests2006. 11. 19. 19:05

이번 드라마에서 약간 놀랐달까, 그런 장면이 있는데, 바로 현빈의 칠판 글씨였다.

첫회 수학 시간에 현빈이 수식을 칠판에 쓰는데, 글씨 자체도 좋았지만 글 쓰는 스타일을 보니 고등학생 때 수학 공부 꽤 열심히 했을 법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제작진에게 보내준 수식은 모두 파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손글씨와는 다르다. 그래서 일일이 이런 수식은 이렇게 쓰라는 코멘트를 붙여 놓기는 했지만, 그거야 줄맞춤이나 크기 같은 대략적인 것이었지 서체 하나하나를 지정해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위 사진을 보면, 인쇄물에서는 보통 lim이라고 쓰는 기호를 현빈은 자연스럽게 필기체로 쓰고 있다. 알파벳 l은 숫자 1과 헷갈리기 때문에 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lim이나 log의 l을 둥글게 필기체로 쓴다. 이런 건 답지 봐가며 눈으로만 문제 풀었던 사람은 느끼기 힘든 점이다.

이밖에도 수식에서는 f나 x를 보통의 글을 쓸 때와는 약간 다른 모양으로 쓰곤 하는데 현빈은 이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선호(정규)의 칠판 글씨와 비교해 보라.

물론 모든 수학 전공자가 앞서 말한 것처럼 쓰는 것도 아니고, 수학의 대가들 가운데도 심각한 악필들이 많지만, 글씨, 특히 수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배우의 글씨가 저러니 내가 안 놀랄 수 있나.

혹시 현빈의 취미가 수학 문제 풀기가 아닌지 모르겠다. Jennifer Connelly의 취미가 양자역학 공부였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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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6. 01:02

[눈의 여왕] 표절 사건 Other interests2006. 11. 16. 01:02

가장 골치 아팠던 부분은 논문 표절 건.

처음에 작가들이 써온 대본에서는 두 논문이 거의 word by word로 같다는 설정이었는데, 수학 논문이 아니더라도 word by word로 같으면 그게 표절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같은 결과를 비슷한 방법으로 증명한다면 드문 일도 아니고. 그래서 고민 끝에 비슷한 내용이면서 마지막 코멘트가 똑같은 걸로 처리했다.

고등학생이 뛰어난 논문을 쓴다는 것부터 놀랍게 여긴다면, 마지막 코멘트까지 똑같은 상황에서 표절로 의심하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오해를 푸는 것은 두 논문이 사실은 서로 다른 결과였다는 걸로 처리하고.

이 부분에 대해 작가들에게 제안했던 원래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너무 길어서 대폭 줄여서 작가들의 원래 대본에 합쳐 넣었다.

지혜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논문을 베끼는 사람이 그렇게 티나게 베낄까?
정규(빈정대며) 왜? 상식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한태웅이잖아?
지혜(무시하며) 아무래도 이상해서 한 자 한 자 비교해 봤어. 그랬더니 좀 이상한 부분이 있더라구. 내가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은 부분을 봐. 두 수식이 거의 같은데 가운데 부호가 하나 다르지? 니가 원본이라고 생각하는 논문에는 +로 되어 있는 게 태웅이 논문에는 -로 되어 있지?
정규(관심없다는 듯) 내용도 모르면서 베끼니 그런 실수를 한 거지.
지혜솔직히 말해 태웅이 논문도, 태웅이가 베꼈다는 논문도 어려워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두 논문이 혹시 정반대의 결과를 이끌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고 보니까 원본이라는 논문에, 부등호만 반대인 똑같은 수식 두 개가 있더라구. 파란색으로 표시해 둔 부분이야. 이상해서 그 뒤에 나온 학회지를 찾아봤어. 그랬더니 정오표가 있더라. 이 논문에 부등호 하나가 잘못 인쇄되었다고 말이야.
정규(놀라며 논문을 본다)
지혜그러니까 원본은 극한값이 제타 엔 분의 일()보다 작거나 같다는 걸 보인 거고, 한태웅은 극한값이 제타 엔 분의 일보다 크거나 같다는 걸 보인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두 논문은 전혀 다른 거라고.
정규그럼 그 코멘트는...
지혜맞아. 둘 다 그 극한값이 정확히 제타 엔 분의 일일 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서로 반대 방향은 증명하지 못했던 거야. 태웅이의 통찰력이 오히려 베꼈다는 증거가 된 셈이지. 너라면 두 논문이 다르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무턱대고 태웅이가 베꼈을 거라고 생각한 거고.
정규(굳어진다)
지혜(알만하다는 듯) 그래. 태웅이가 눈의 가시였겠지. 너만 잘나고 똑똑해야 하는데 한태웅이 니 발목을 잡으니 못마땅했겠지.
정규넌 왜 그렇게 한태웅을 싸고 도는 건데? 니 진심이 뭐야?
지혜내 진심은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는 거야. 잘한 사람은 칭찬받고 잘못한 사람은 사과하고 반성하는 거. (싸늘한) 선생님한테 말할거야. (확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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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6. 00:57

[눈의 여왕] 이건 뭐지? Other interests2006. 11. 16. 00:57


예전에 드라마 <카이스트>를 보면서 가졌던 불만 가운데 하나가 판서였다. 글씨를 잘 쓰고 못 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 자신감 없이 끼적끼적하는 모습이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다행히 그런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았는데, 1회 캡처 화면을 보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위 그림에서 네모 안에 있는 이상한 수식은 뭐지?

저건 내가 보내준 수식이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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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6. 00:14

[눈의 여왕] 첫 회 수학 문제 Other interests2006. 11. 16. 00:14

드라마 눈의 여왕 첫회가 11월 13일 월요일에 방영되었다.

과학고에 입학한 주인공 한태웅은 천재 소년으로 주목 받던 김정규와 라이벌이 되는데, 첫 수학 시간에 정규의 풀이에서 오류를 지적하여 정규의 미움을 사게 된다.

아래 그림은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만화의 한 장면으로 바로 그 수학 시간이다. 보면 알겠지만, 만화가의 수학 지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 만화는 내가 참여하기 전에 만들어진 초기 대본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어서 방송에 나온 것과 문제가 다르다. 여기에 나온 문제는, f(2x)=f(x)이고 f(1998)=16일 때 f(2002)의 값을 구하는 것인데, 이 문제라면 한 줄로 끝이다.
즉, 이 함수는 상수 함수니까 f(2002)=16이 되는데, 물론 이렇게 되려면 연속 가정이 필요하다.
처음에 작가들이 써온 대본에는 정규가 이 문제를 가지고 칠판 "가득히" 써가며 푼다고 되어 있었는데, 이런 한 줄짜리 문제를 가지고 그렇게 할 수야 없는 일. 아예 다른 문제를 쓰자고 했지만, 월드컵 16강을 비롯한 앞뒤 대사들까지 모두 고쳐 써야 할 판이라 문제만 살짝 바꾸기로 하였다.

실수에서 정의된 함수가 모든 실수 x, y에 대하여 f(x+y)=f(x)+f(y)를 만족하고 f(1998)=16이다.
1. 이 함수를 구하여라.
2. f(2002)는 무엇인가?

이 문제 역시 별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어서, x가 유리수일 때 f(x)=f(1)x가 나오는 것은 쉽다. 그래도 길게 풀어 쓰면 칠판 반쪽 정도는 채울 수 있다. 남은 문제는 모든 실수 x에 대해 f(x)=f(1)가 되느냐인데, 이건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정규가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하고, 태웅이가 연속 가정에 대해 지적하면 원래 스토리와 대충 어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약간 멋을 부려 수학 선생님의 대사를 길게 썼는데, 왕창 잘렸다. ^^; 시간도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태웅... 이 연속가정이 빠졌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그래? 그럼 연속이 아니면서 조건을 만족하는 예를 들 수 있겠어?
태웅(기다렸다는 듯) 실수들을 특정한 무리수들을 유리수배한 것들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런 함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규(벌떡 일어나며) 그게 가능하다는 건 증명할 수 있어?
태웅증명은 ... 잘 모르겠습니다.
학생들(그럼 그렇지 하는 분위기) 에이~

한쪽 구석에 서있던 선생님이 짝짝짝 박수를 친다. 학생들 침묵.

선생님(태웅에게 다가가 명찰 보며) 한태웅? 수학선생 노릇 십 년만에 너 같은 학생은 처음이다. 들어가.흔히들 수학을 답만 구하면 되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 있는 너희들 가운데도 이런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진짜 수학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다.나는 너희들을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이 시간에 너희들에게 원하는 것은 이 문제처럼 상식적으로 옳아 보이는 것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다.언뜻 보기에는 이 문제의 답은 당연히 f(x)=f(1)x일 것 같지만, 실수 전체에 대해서도 이렇게 되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이 점을 알아채는 것이야말로 진짜 수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역사적으로도 그랬고.아, 그리고 한태웅이 증명을 모르겠다고 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수학을 전공해야 알게 되겠지만, 이게 참일지 거짓일지는 인간은 알 수 없는 문제니까.

태웅,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는데 기분 나쁜 듯 태웅을 바라보는 정규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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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편집팀에서 실수로 자막에 내 이름 넣는 걸 잊어버렸다고. -_-

내일은 나오겠지.


아래는 2회분 촬영장에서 몰래 찍은 사진들입니다. 배우들 사진을 못 찍게 해서....

그냥 구경만 하시고, 여기저기 퍼뜨리지는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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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7. 22:57

시사회 사진 Other interests2006. 11. 7. 22:57

시사회에 함께 갔던 분들. 왼쪽부터 수학 자문을 맡으신 연세대 수학과 김정한 선생님, 내 수업 듣는 건국대 학생, 오른쪽 두 분은 의학 자문을 맡으신 보라매병원 신경과의 홍윤호 선생님과 사모님.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이 이렇게 흔들렸다니. OTL

시사회에 왔던 탤런트 최여진. TV로 볼 때는 참 이상하게 생겼다고 (혹시 최여진 씨가 본다면 죄송) 생각했는데, 특이한 외모이긴 했지만 실물은 상당한 미인이었다. 오른쪽 끝에 있는 남자분도 탤런트인 듯한데 누군지 잘 모르겠다.

포토 라인에서 찍은 사진이야 포털에 널렸으니 생략하고, 몰래 찍은 성유리의 뒷모습 한 장.

퇴장할 때 사진 좀 찍어볼까 했는데, 매니저인지 보디가드인지가 "사진 찍지 마세요"라고 해서 못 찍었다. 사실 허락도 없이 연예인들 사진을 마구 찍어대는 게 올바른 일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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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2. 20:05

눈의 여왕 Other interests2006. 11. 2. 20:05

KBS 드라마 "눈의 여왕"이 11월 13일에 방영된다. 이 드라마는 천재였던 주인공이 고등학생 때 마음에 상처를 입고 학교도 중퇴한 채 복싱 스파링 파트너로 살아가는 스토리로, 나중에 사랑하는 여인도 만나고, 어쩌구저쩌구, 하여튼 기본은 멜러 드라마다.

인터넷에는 시놉시스만 대충 읽은 기자들이 "천재 권투 선수"라는 식으로 써놓은 것도 있었는데, 그건 아니고 --- 정확히 말하며 권투에도 재능이 있긴 하지만 --- 우리의 주인공 현빈은 천재 고등학생, 그것도 수학의 천재로 나온다.

드라마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도 이 드라마에 대해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은 내가 대본의 수학 부문 자문을 맡았기 때문이다. 원래는 강** 선생님께 청탁하였던 일이 어쩌다 나에게 떨어진 것인데, 드라마에서 꽤 자세한 수학적 내용을 요구해서 애 좀 먹었다. 아니, 아마 앞으로 애 좀 더 먹게 생겼다. 오늘 용산 CGV에서 있었던 "눈의 여왕" 시사회에 갔다 왔는데, 대본으로만 읽었던 장면들이, 그리고 아주 일부지만 내가 썼던 장면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참 묘한 경험이었다.

작년에 "형수님은 열아홉"에서 주인공 윤계상이 수학 천재로 나온다는 말에 딱 한 회를 보았는데, "수학이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면서 고작 하트 모양 하나 그려내는 걸 보고 진짜 어이가 없었다. 일본 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를 보면 수학자인 주인공이 생선가게의 칠판에 미분방정식을 푸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정도까지야 바라지 않는다 해도 "형수님은 열아홉"의 수학씬은 정말 안습을 넘어 짜증이 날 정도였다.

작가들이 수학자들에게 한번만 자문을 구해도 저런 억지스럽고 황당한 장면은 안 나올 텐데하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수학 천재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의 자문역이라 흔쾌히 응했다.

첫 회인 고등학교 장면에 수학이 가장 많이 나오는데, 그중 논문 표절 사건 때문에 정말 머리 쥐어짜느라 고생했다. 처음부터 대본 작업에 참여했다면 아마 무리한 설정이라고 절대 안 된다고 했을 텐데, 작가 언니들이 이미 다 써놓고 수학만 맞춰 달라는 통에 무척 힘들었다. 물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래는 시사회장에서 찍은 사진 몇 장. VIP석이었지만 거리도 멀었던 데다, 앞이 온통 카메라기자들이어서 제대로 찍지를 못했다. 원래 사진 솜씨가 없기도 하지만...
주인공 성유리(김보라)와 현빈(한태웅), 오른쪽은 성유리의 아역인 고주연.

가운데는 두 미녀와 팔짱을 낀 이형민 PD(이 맛에 감독하는지도...),
오른쪽은 임주환(서건우), 성유리, 유인영(이승리), 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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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노트북 Other interests2006. 11. 2. 19:34

드디어 고대하던 노트북을 받았다. 오늘 시사회 전에 작가들과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작가 언니들이 바로 들고 왔다. 자문을 맡으신 다른 두 분은 협찬으로 들어온 노트북이었다. 두 분이야 이미 더 좋은 노트북이 있을 테니 받으나 안 받으나 별 상관 없겠지만, 그렇잖아도 노트북을 하나 살까 하던 나에게는 정말 좋은 선물이었다.

기종은 Vaio SZ38LP/C. 원래는 SZ28을 받기로 했는데, 이게 단종되는 바람에 이번에 새로 나온 기종이다.

시사회가 끝나고 학교 연구실로 돌아와서야 포장을 뜯었다. 생각보다도 조금 더 큰 느낌. 앞으로 이걸로 논문 많이 써야지. (과연...?)

포장 뜯기 전


이렇게 생겼다.


인터넷도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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