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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16. 01:02

[눈의 여왕] 표절 사건 Other interests2006. 11. 16. 01:02

가장 골치 아팠던 부분은 논문 표절 건.

처음에 작가들이 써온 대본에서는 두 논문이 거의 word by word로 같다는 설정이었는데, 수학 논문이 아니더라도 word by word로 같으면 그게 표절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같은 결과를 비슷한 방법으로 증명한다면 드문 일도 아니고. 그래서 고민 끝에 비슷한 내용이면서 마지막 코멘트가 똑같은 걸로 처리했다.

고등학생이 뛰어난 논문을 쓴다는 것부터 놀랍게 여긴다면, 마지막 코멘트까지 똑같은 상황에서 표절로 의심하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오해를 푸는 것은 두 논문이 사실은 서로 다른 결과였다는 걸로 처리하고.

이 부분에 대해 작가들에게 제안했던 원래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너무 길어서 대폭 줄여서 작가들의 원래 대본에 합쳐 넣었다.

지혜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논문을 베끼는 사람이 그렇게 티나게 베낄까?
정규(빈정대며) 왜? 상식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한태웅이잖아?
지혜(무시하며) 아무래도 이상해서 한 자 한 자 비교해 봤어. 그랬더니 좀 이상한 부분이 있더라구. 내가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은 부분을 봐. 두 수식이 거의 같은데 가운데 부호가 하나 다르지? 니가 원본이라고 생각하는 논문에는 +로 되어 있는 게 태웅이 논문에는 -로 되어 있지?
정규(관심없다는 듯) 내용도 모르면서 베끼니 그런 실수를 한 거지.
지혜솔직히 말해 태웅이 논문도, 태웅이가 베꼈다는 논문도 어려워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두 논문이 혹시 정반대의 결과를 이끌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고 보니까 원본이라는 논문에, 부등호만 반대인 똑같은 수식 두 개가 있더라구. 파란색으로 표시해 둔 부분이야. 이상해서 그 뒤에 나온 학회지를 찾아봤어. 그랬더니 정오표가 있더라. 이 논문에 부등호 하나가 잘못 인쇄되었다고 말이야.
정규(놀라며 논문을 본다)
지혜그러니까 원본은 극한값이 제타 엔 분의 일()보다 작거나 같다는 걸 보인 거고, 한태웅은 극한값이 제타 엔 분의 일보다 크거나 같다는 걸 보인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두 논문은 전혀 다른 거라고.
정규그럼 그 코멘트는...
지혜맞아. 둘 다 그 극한값이 정확히 제타 엔 분의 일일 거라고 예상을 했지만 서로 반대 방향은 증명하지 못했던 거야. 태웅이의 통찰력이 오히려 베꼈다는 증거가 된 셈이지. 너라면 두 논문이 다르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무턱대고 태웅이가 베꼈을 거라고 생각한 거고.
정규(굳어진다)
지혜(알만하다는 듯) 그래. 태웅이가 눈의 가시였겠지. 너만 잘나고 똑똑해야 하는데 한태웅이 니 발목을 잡으니 못마땅했겠지.
정규넌 왜 그렇게 한태웅을 싸고 도는 건데? 니 진심이 뭐야?
지혜내 진심은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는 거야. 잘한 사람은 칭찬받고 잘못한 사람은 사과하고 반성하는 거. (싸늘한) 선생님한테 말할거야. (확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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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uzz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