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수학자 르장드르(Adrien-Marie Legendre, 1752-1833)의 초상화로 알려진 그림이다.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니지만, 이 초상화를 보면 좀 둔하게 생긴 얼굴이어서, Legendre와 같은 "위대한 수학자"에 대한 보통의 선입견과는 영 딴판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 초상화가 아드리앵-마리 르장드르의 초상화가 아니라, 프랑스 대혁명 때의 정치가 루이 르장드르(Louis Legendre, 1752–1797)의 초상화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그럼 수학자 르장드르의 진짜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불행히도 르장드르의 초상화는 전하는 것이 없고, 당시 프랑스 학술원 회원 73인을 그린 캐리커처 가운데 르장드르를 그린 그림이 현존하는 유일한 초상화라 한다. 그 얼굴은 이렇게 생겼다. 왼쪽은 Legendre, 오른쪽은 Fourier.
어쩐지 이쪽이 "위대한 수학자"에는 좀더 걸맞는걸맞은 얼굴일 것 같기는 한데, 너무 무섭게 생겼다.
참 서글프고 한편으로 한심한 상황이긴 한데, 이런 종류의 풀이(?)에 얽힌 사연을 듣고 보니 공감이 되기도 한다.
아는 분이 체육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했다. 처음에는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부터 시작해서 학생들이 수학 공부를 하도록 이끌었다. 수학 교과서를 재미있다고 쉬는 시간에 읽는 학생이 나올 정도라면 얼마나 잘 지도하셨는지 알 만할 듯. 그런데, 어느날 한 학생이 말하기를, 오전에 수업을 열심히 들었더니 오후에 운동을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 한다.
운동하는 학생들은 오전을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열심히 운동해야 하는데, 오전에 공부하느라 --- 그것도 수학을! --- 에너지 소모를 했으니 당연히 힘들 수밖에. 그러니, 학생들의 능력을 떠나, 보통 고등학교에서처럼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분이 생각한 것이, "수능에서 딱 한 문제만 풀자"였다. 체육특기생의 수능 최저통과기준점수는 다섯 개의 보기 가운데 하나만 줄 세워도 충분한 정도이기는 한데, 모든 보기가 정확히 같은 비율로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아주 드물게 한 두 명이 한 두 문제 차이로 시험에 떨어지는 일이 생기곤 했다.
공부라고는 거의 하지 않던 학생들에게 이것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그 분은 "딱 한 문제만 제대로 풀면, 나머지는 보기 하나만 줄 세워도 합격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 학생들에게는 이것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 수학 문제 하나만 정답을 낼 수 있도록 가르쳤다.
이런 점에서는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이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 바로 수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문제야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 못 푼다지만, 위의 짤방과 같은 문제는 충분한 시간과 끈기만 있으면 아무런 지식 없이도 얼마든지 정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수학 시험 시간은 길고, 운동하는 학생들이 끈기야 갖추었을 테니, 필요한 것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뿐이었다. 위 짤방의 주인공이 체육특기생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처럼 문제를 해결한 끈기와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Tanya Khovanova의 수학 블로그에 올라온 글로 David Wilson이 알려주었다고 한다.
현재 이 사이트가 접속이 안 돼서 그림을 다시 그렸다.
먼저 0에서 출발하여 각 자리의 수만큼 검은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자리 수가 바뀔 때마다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이면 마지막 결과가 7로 나눈 나머지가 된다.
예를 들어 133을 생각해 보면, 처음 0에서 검정 화살표를 따라 한 번 움직이면 도착점은 1, 다음 자리 수인 3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빨간 화살표를 따라 한 번 움직이면 도착점은 3. 여기서 다시 검정 화살표를 따라 세 번 움직이면 6에 도착한다. 마지막으로 빨간 화살표를 따라 4로 간 다음, 끝자리 수가 3이므로, 검정 화살표를 따라 세 번 움직이면 0에 도착한다. 즉, 133을 7로 나눈 나머지는 0이 된다.
재미있게도 이 그래프는 평면 그래프(planar graph)가 되는데, 7이 아닌 다른 수에 대해서도 이런 그래프는 항상 평면 그래프가 될까?